24시 매장이 확대되고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매장은 한때 주변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를 전후로 심야 시간대 유동 인구가 줄고 인건비 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다르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제빵·패스트푸드 등 유통 업체들이 작은 매출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심야 영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24시 운영되는 파리바게뜨의 하이브리드 매장 앞에서 손님이 출입 인증을 하고 있다. 카드를 통해 인증해야 무인 운영하는 야간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 파리바게뜨

특히 대학가나 유흥가처럼 심야 시간대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매장이 24시 영업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사람 대신 키오스크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일이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는 점도 이런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늘어나는 24시 매장은 심야에는 완전 무인 영업을 하거나, 인력을 낮 대비 줄여 키오스크 사용을 더 유도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심야 매장 운영에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인건비 문제가 기술을 통해 해결된 덕분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심야 시간대 매출을 잡으려는 시도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매출 오르고 매장 홍보 효과까지

파리바게뜨는 지난 1월부터 24시간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을 본격 운영하고 있다. 제빵 업계 최초 24시 매장이다. 낮에는 직원이 있고, 야간에는 결제 가능한 카드를 인증해야 출입하는 구조다. 무인 운영에서 생기는 관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의 경우 연신내, 이수역처럼 식당과 술집이 밀집한 곳에 주로 생겼고, 대치역처럼 학생과 학부모를 겨냥하는 매장도 있다. 한 파리바게뜨 점주는 “낮에는 여성 고객이 많지만, 무인 운영 시간대엔 퇴근하는 남성 고객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은 게 특징”이라고 했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경기·대전·부산 등 전국 16개 매장이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전환됐다.

특히 무인 운영이라 심야 영업에 드는 추가 비용이 미미하다는 점이 메리트다. 빵집의 경우 냉장고와 오븐 같은 기기가 전력 소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심야 시간에 조명을 더 켜두는 것만으론 전기료 부담이 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출에 보탬이 되고, 매장 홍보 효과도 일어나고 있다. 무인 운영을 실시한 매장에선 하루 평균 매출의 5~6%가 올랐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평소 문을 닫는 시간대에도 매장 조명이 켜져 있어, 자연스럽게 매장 홍보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업계도 대학가와 주거 지역 등을 중심으로 심야 영업을 늘리고 있다. KFC는 대학이 밀집한 서울 대학로점, 주거 지역인 서울 상도역점과 경기 화성시 동탄점 등을 24시 운영으로 지난달 전환했다. 버거킹의 경우 2023년 26개였던 24시 매장이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2024년 36개로, 작년엔 42개까지 늘었다. 맥도날드에선 밤 12시 이후까지 영업하는 매장의 비율이 작년 기준 94%(339개)였다. 24시 영업(206개)뿐 아니라 새벽 1시(56개)와 새벽 2시(20개)까지 영업하는 곳 등을 합한 숫자다. 전반적으로 야간 영업을 늘리는 추세지만, 지역별 상황에 따라 세부 조정을 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를 점심이나 저녁뿐 아니라 아침이나 밤에도 먹고 싶어 하는 고객 수요가 점점 늘면서 생기는 변화”라며 “이미 매장에 키오스크가 많이 설치돼 있어 야간엔 낮보다 적은 인력으로 운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지속성 확보는 과제

다만 회식 문화 등이 주춤하면서 모든 지역에서 심야 시간대 외식 수요가 부활한 것은 아닌 만큼, 철저한 수요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자리를 잡은 무인 점포 시장에서도 반면교사를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급성장한 무인 점포 시장은 최근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 삼성카드가 오프라인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국내 무인 점포 숫자는 2020년 1월 대비 4.26배 성장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작년 1월엔 매장 수가 전년 대비 3%가량 줄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 들어 꽃집, 베이커리, 아동복 등 기존에 없던 업종의 무인 점포가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전체 매장에서 아이스크림 할인점·세탁소·밀키트 등 특정 업종에 쏠림 현상도 여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24시 매장의 특징은 인건비 부담을 기술로 해결하며 불황 속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되려면 매장 관리 방식, 판매 아이템 선정 등에 있어 기존 무인 점포와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