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화장품 유통 채널 CJ올리브영이 제품 판매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가로 납품업체에서 받는 수수료 체계를 바꾸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올리브영은 “정보 깊이에 따라 가격을 나눈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납품 업체들은 “사실상의 인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달 서울의 한 CJ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들이 화장품을 고르는 모습. 최근 올리브영 매출에서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22년 오프라인 전체 매출에서 2%에 불과하던 외국인 비중은 작년 처음 25%를 넘어섰다.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방한 외국인 누적 구매 금액도 작년 처음 1조원을 넘겼다. /연합뉴스

최근 올리브영은 납품 업체에 판매 데이터와 시장 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직매입 금액의 3%를 받던 것을 3%·3.5%·4%의 3단계로 세분화했습니다. 예컨대 3.5%를 내면 지역별 판매 실적과 구매 고객의 성별·연령 정보를, 4%를 내면 고객이 장바구니에 함께 담은 경쟁사 제품 정보까지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올리브영 측은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설계했다”고 합니다. 반면 납품 업체들은 “우리 제품이 팔린 결과로 생긴 우리 매출의 기록인데 그걸 보려면 돈을 더 내라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고 항변합니다. 한 중소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서비스 이용료로 올리브영에 연간 1억원을 냈는데 올해는 2000만원을 더 내야한다”고 했습니다.

올리브영은 2023년 이 서비스 수수료를 납품업체 의사와 무관하게 부담시켰다는 이유로 공정위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이후 ‘자발적 이용’을 안내하고 있지만 납품업체들은 “수수료를 안 내면 제품이 어디서, 누구에게 판매되는지 알 길이 없는데 사실상 선택권이 없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작년 12월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올리브영 매장에 납품하는 업체 98%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공정위 제재 당시의 97%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입니다. 쿠팡의 경우 판매 데이터 서비스 이용률이 6%인 점을 고려하면, 올리브영이 화장품 유통시장에서 압도적 지위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K뷰티는 납품 업체와 유통 업체의 조화 속에 성장해 왔습니다. 올리브영이 제공하는 정보 자체는 분명 K뷰티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지배력을 활용한 수익성 극대화가 K뷰티 생태계 성장을 가로막는 장벽이 안 되도록 운용의 묘(妙)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