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쿠팡이 다시 발표한 사과문이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사과문을 카카오톡, X(옛 트위터) 등 온라인 공간에 공유하면, 미리 보기 제목으로 사과가 아닌 홍보성 문구가 뜨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잇따른 논란에 쿠팡 이용자 수가 나흘 새 180만명 줄면서, 소비자들의 ‘쿠팡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단 전망도 나온다.
8일 오전 기자가 쿠팡이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카카오톡에 공유하니, “쿠팡이 추천하는 Coupang(쿠팡) 관련 혜택과 특가”가 미리 보기 제목으로 떴다. 통상 미리 보기 제목은 해당 홈페이지의 내용을 요약하는 내용으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쿠팡에서 각종 상품과 혜택 등을 홍보하는 글과 유사한 문구를 사과문 제목으로 설정한 것이다.
쿠팡은 이미 첫 번째 사과문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노출’로 표시하고, 그마저도 이틀 만에 내려 질타를 받았다. 고객 안내문에 개인정보 ‘노출’을 ‘유출’로 수정해 다시 통보하라는 정부 당국 등의 요구에 따라 다시 올린 이번 사과문에서 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2일 내린 지 5일 만에 다시 올린 사과문인데, 프로그래밍 시 제목을 체크하는 등 쿠팡의 세심함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본지 보도 이후 쿠팡은 논란이 된 제목을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관해 재안내 드립니다”로 교체했다. 쿠팡 관계자는 “기술적 처리 과정에서 생긴 일시적 오노출”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의 ‘쿠팡 이탈’도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1617만7757명이었다. 이용자 수가 데이터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9일(1625만1968명)보다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일주일 만에 처음이다. 유출 사태 이후 이용자 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 1일(1798만8845명)과 비교하면, 4일 만에 180만명 넘는 이용자가 이탈한 셈이다.
쿠팡 앱의 이용자 수는 대규모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9일부터 사흘 연속 증가하다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유통업계에선 쿠팡의 대규모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계정이 안전한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앱에 접속했지만, 쿠팡의 대응 방식에 불안을 느끼는 상황이 지속되자 소비자들이 쿠팡 회원을 탈퇴하거나 앱 이용을 줄인 것으로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