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이 해외 자동차 업체에 4년간 6710억원 규모 이차전지용 천연흑연 음극재를 공급한다. 포스코퓨처엠이 2011년 음극재 사업에 진출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천연흑연 음극재 계약이다. 음극재는 배터리의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14% 안팎을 차지한다. 특히 천연흑연 음극재는 인조흑연 음극재 대비 저장 용량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천연 흑연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 공장 전경.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은 14일 “2027년 10월부터 2031년 9월까지 4년간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약 6710억원 규모의 이차전지용 천연흑연 음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금액 6710억원은 포스코퓨처엠의 작년 매출의 18.1%에 해당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음극재 가격이 양극재의 5분의 1이란 점을 감안하면, 양극재 기준으론 조 단위 계약에 해당한다”고 했다.

계약 기간은 4년이지만 상호 협의를 통해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렸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계약 상대는 경영상 비밀 유지 사유로 공개할 수 없다. 2037년 9월 유보 기한 종료 후 정정 공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계약 수주의 배경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중국 음극재 기업의 미국 시장 접근이 어려워졌단 점이 꼽힌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7월 중국산 음극재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판정을 내리면서, 중국산 음극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포스코퓨처엠이 손꼽히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이차전지 음극재 출하량 기준 1∼10위가 모두 중국 기업이었다. 이들의 합산 점유율은 84%에 달했다. 비중국 기업으로는 포스코퓨처엠이 11위를 기록해 순위가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