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73% 하락한 3만3699.88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88% 떨어진 4081.50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12% 하락한 1만1789.58에 마감했습니다.
[최근 연준 상황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com/live/CE9xiOv1pWs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연준 매파 메시지’, ‘심해진 금리 역전’, ‘애플 실적 다시 보기’를 꼽았습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이 강한 어조로 ‘고금리 지속’에 방점을 찍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일 은행 웹사이트에 게시한 인터뷰에서 “수요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탄력적이고, 노동시장은 견조하며, 불행히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충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이는 우리가 현재 경로를 유지하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어 “최근 3개월 간 인플레이션 지표가 긍정적이었지만 이 같은 둔화 추세가 지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사람들이 물가를 신경 쓰는 상황에서 그 상승률이 통제권 안에 들어왔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방송에서 다른 인사들의 발언과 함께 강한 어조의 이유를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최근 연준 상황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com/live/CE9xiOv1pWs
◇ 연준 매파 메시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인플레이션 완화)’과 ‘최종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두 가지 메시지를 던진 가운데, 연준 고위 인사들은 파월 의장보다는 더 ‘고금리 지속’에 방점을 찍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일 은행 웹사이트에 게시한 인터뷰에서 “수요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탄력적이고, 노동시장은 견조하며, 불행히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충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는 우리가 현재 경로를 유지하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바킨 총재는 최근 3개월 간 인플레이션 지표가 긍정적이었지만 이 같은 둔화 추세가 지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사람들이 신경 쓰는 상황에서 통제권 안에 들어왔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현재의 금리 인상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앞서 8일에도 연준 고위 인사들의 강성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연준 내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 “중요한 것은 충분히 제약적인 스탠스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라며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낮추기 위해 몇 년간(for a few years) 제약적인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연준이 말하는 금리가 제약적인 수준이라는 것은 중립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가리킵니다. 중립 금리는 경제가 과열로 가게 하지 않고 그렇다고 침체로도 가지 않도록 하는 수준의 적정 금리를 가리킵니다. 연준은 중립 금리를 연 2.5%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윌리엄스 총재의 말은 이보다 높은 기준금리가 몇 년을 지속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나온 점도표가 여전히 훌륭한 가이드라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12월 점도표에서 연주 위원들의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는 연 5~5.25% 범위에 있습니다. 중간값은 연 5.1%입니다. 현재 수준(연 4.5~4.75%)에서 두 번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월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연준 내 매파 성향의 대표 주자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아칸소주립대 영농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더 먼 길을 가야 한다”며 연준이 통화긴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오랜 싸움이 될지 모른다. 현재 일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일을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윌러 이사는 또 “일부에서는 물가상승률이 올해 아주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믿고 있지만, 난 경제 지표에서 그처럼 빠른 하락 신호를 보지 못했다”며 “물가상승률을 우리 목표치로 내리기 위한 오랜 싸움을 준비 중”이라고 했습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우리 목표로 끌어내릴 것이다. 따라서 아직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았으며 금리를 충분히 제약적으로 유지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쿡 이사는 긴축 속도를 늦춤에 따라 그 동안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월가에서는 향후 연준의 행보를 가늠하기 위해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CPI)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작년 6월 9.1%를 찍고 12월 6.5%까지 상승세가 둔화된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계속해서 속도를 줄이느냐가 파월의 ‘디스인플레이션’ 발언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발렌타인 데이에 나오기 때문에 혹시나 ‘발렌타인 데이의 충격’이 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말도 나옵니다.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물가 추적 사이트인 나우 캐스트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44%, 2월은 6.32%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전달 대비로는 각각 0.63%, 0.68%로 상승세가 강해집니다. 12월에는 전달 대비로는 -0.1%로 하락했는데, 전달 대비로 보면 다시 물가가 들썩인다는 것입니다.
물가 불안 요인이 적지 않습니다. 작년 소비자 물가 급등의 주범이었던 중고차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입니다. 미국의 중고차 경매 플랫폼인 만하임이 지난 8일 1월 중고차 가격을 집계해서 발표했는데, 중고차 가격은 전달 대비 2.5% 상승하면서 최근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12.8%를 기록했습니다.
◇ 심해진 금리 역전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인 메시지가 이어지자 금리 옵션 시장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가 현재 월가의 컨센서스인 연 5%보다 1%포인트쯤 높은 연 6%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대규모 거래가 여러 건 이뤄졌습니다. 지난주에 나온 1월 고용 지표는 일자리가 한 달 사이에 51만7000명 늘었다고 나오고 실업률도 1969년 이후 가장 낮은 3.4%를 기록함에 따라 월가의 기존 예상(1~2차례 추가 인상)보다 더 많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베팅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연준의 전직 고위 인사인 제프리 래커 전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2004~2017년 재임)와 찰스 플로서 전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2006~2015년 재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 기고문을 보내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전통적인 금리 정책 원칙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올해 연말까지 연 6.5~8%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채권 시장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크게 반영하는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달 초만 해도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 초반이었지만 이날은 한 때 연 4.5%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날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88%에 마감해 이달 들어 0.39%포인트 올랐습니다.
한편 기준금리를 강하게 올리면 장기적으로는 침체가 올 것이라는 전망에 장기 금리의 상승세는 단기 금리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 하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크게 심화되고 있습니다. 10년 만기 금리는 이날 연 3.67%에 마감했습니다. 이달 들어 상승폭은 0.28%포인트로 2년 만기 금리보다 적습니다. 통상 장기로 갈수록 금리가 높아져야 하지만 경기 침체를 전망하면 두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차가 계속되면 12~18개월 후에 경기 침체가 온다는 경험 법칙이 있습니다.
이날 한 때 2년 만기 국채 금리와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역전 차이는 0.873%포인트를 나타내 0.968%포인트까지 역전됐던 1981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습니다. 이는 2년 금리가 10년 금리보다 0.873%포인트 높다는 것입니다.
BMO 캐피털 마켓은 작년 말 이미 올해 2년 금리와 10년 금리의 역전폭이 1%포인트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을 시사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채권 시장의 분위기와 주식 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주식 시장은 낙관적인 관점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지난 8일 미국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의 투자 심리 조사에서 향후 6개월 동안 주가가 올라갈 것(강세장 전망)이란 대답이 37.5%, 주가가 떨어질 것(약세장 전망)이란 대답이 25%로 나왔습니다. 강세 심리와 약세 심리의 차이를 불-베어 스프레드라고 부르는 데 이는 12.5로 한 주 전에 -4.7에서 플러스로 돌아선 것입니다. 이 차이가 플러스가 된 것은 작년 4월 이후 처음입니다. 그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 시장을 좋게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테슬라와 AI(인공지능) 관련 주식들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날 CNN의 탐욕과 공포 지수를 보면, 72로 탐욕 쪽에서도 극단적인 탐욕에 치우쳐 있습니다. 7일에는 79로 극단적인 탐욕 구간에 있기도 했습니다. 어느새 주식 시장에서 약세장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CNN은 시장 모멘텀, 주가 추세, 주가 흐름, 옵션시장, 회사채 시장, 변동성 지수, 채권과 주식의 비교 등을 통해서 공포와 탐욕 지수를 산출하는 데, 50을 기준으로 위면 ‘탐욕’ 아래면 ‘공포’를 나타냅니다. 75가 넘어가면 ‘극단적인 탐욕’으로 분류합니다.
다만 이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는 주가가 오른 후에 따라가는 심리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실제 주가는 출렁임이 강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10일 주가는 사자와 팔자 세력의 밀고 당기는 게 심해서 다우 지수 기준으로 전날보다 300포인트 넘게 올랐다가 전날보다 25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애플 실적 다시 보기
세계 시가 총액 1위 기업 애플은 지난 2일 2023회계연도 1분기(10~12월) 실적 발표했습니다. 지난 분기엔 주력 제품인 아이폰의 생산차질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달러 강세, 생산 차질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도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됩니다.
애플은 지난 분기 1171억 달러의 매출과 360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하기는 했지만 환율의 부정적인 효과가 8%였고 환율 효과를 제외하면 성장한 실적이었습니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달러 강세가 올 들어 완화되고 있어 애플의 다음 분기 수익성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품별로 보면 아이폰이 중국 정저우 공장 생산차질로 부진했지만 아이패드의 신제품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애플은 현재 사용 중인 애플 기기 숫자가 처음으로 20억 대를 돌파했고 특히 신흥국에서 판매 지표들이 긍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서비스 부문 매출도 분기 2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비즈니스 흐름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아이폰은 예상대로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아이폰 14 시리즈의 소비자 반응은 좋았으나 중국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로 봉쇄되면서 주력 제품인 아이폰 14, 아이폰 14 프로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점이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인도, 멕시코,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 아이폰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교체한 사용자들의 숫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이폰 14의 생산은 현재 정상화됐으며 이번 분기 아이폰 수요가 애플 실적의 관건입니다.
애플의 지난 분기 실적에서 가장 주목한 점은 서비스 부문 매출입니다.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유료 서비스 가입자수가 9억 3500만 건을 넘어섰는데 이는 1년전 대비 1억 5000만 건 증가한 숫자입니다. 애플 티비, 클라우드, 뮤직의 유료 서비스 이용자수가 증가하고 있고 새로운 서비스들이 지속적으로 추가되면서 매출 성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애플의 서비스부문 매출은 지난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했는데 환율의 부정적인 효과를 제외하면 13% 성장했습니다. 서비스 부문은 이미 애플의 주요 사업부로 자리잡았으며 애플의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 분기 MLS(Major League Soccer)와 10년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미국 축구 리그를 실시간을 중계하게 됐습니다. 서비스 부문의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강력한 생태계 전략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애플이 강력한 브랜드, 신제품, 서비스를 통해 다시 실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지 향후 애플의 사업 전략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연준 고위 인사들이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강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몇 년간 유지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월가는 올해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만,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연준의 행보를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최근 증시에서 공포보다는 탐욕스러운 분위기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낙관론이 과하면 역풍이 부는 게 증시의 패턴입니다. 경기와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해주는 지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세계 최대 IT 기업 애플의 행보에 월가의 관심이 높습니다. 지난 분기 실적이 실망스럽다는 말도 있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애플이 이끌어 가는 IT 시장 생태계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