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54% 하락한 2만9225.61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2.11% 떨어진 3640.47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84% 하락한 1만737.51에 마감했습니다.

[미국 증시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woUqbjn7p_Y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파운드 불안에도 연준은 긴축’, ‘설왕설래 애플’, ‘코스트코 실적의 의미’를 꼽았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하버드대 교수)은 29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영국의 혼란 등으로 리스크가 높아졌다”며 “2007년 8월 사람들이 염려하기 시작했던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또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이날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면서 애플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29일 애플 주가는 4.9% 급락해 142.4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전운이 고조되는 형국인데요. 방송에서 보다 자세한 상황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미국 증시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woUqbjn7p_Y

◇ 파운드 불안에도 연준은 긴축

글로벌 금융 시장이 영국 트러스 정부의 대규모 감세안으로 인한 파운드화 불안으로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화의 불안이 미 연준의 긴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연준 고위 인사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3일 450억 파운드(약 70조원) 규모에 달하는 50년만의 최대 감세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줄어든 세수를 메울 방안을 공개하지 않아 영국의 국채 금리가 치솟고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을 쳤습니다. 전날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이 대규모 국채 매입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찾았지만, 이날 영국의 리즈 트러스 총리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시장 불안의 우려는 커지는 상황입니다.

전날 잉글랜드은행은 장기 국채 650억 파운드(약 101조원) 어치를 사들이고, 다음 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양적긴축을 10월 31일로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장기 국채 매입은 10월 14일까지 이뤄질 예정입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

이런 상황은 미국 월가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날에는 불안이 완화되면서 다우지수가 1.88%, S&P500이 1.97%, 나스닥이 2.05% 올랐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앞서 연 4% 가까이 치솟았다가 전날에는 연 3.72%로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이날은 월가 3대 지수가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3.76%로 다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파운드화 불안은 국제 금융 시장의 불안 뿐만 아니라 강달러를 불러와서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애플, 메타,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주요 테크 기업들의 해외 매출 비중은 50%가 넘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EPA 연합뉴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하버드대 교수)은 현재 글로벌 경제가 2007년 여름의 위기 직전 상황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영국의 혼란 등 리스크가 높아졌다며 “2007년 8월 사람들이 염려하기 시작했던 것처럼 지금이 그럴 때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2007년 여름 미국에서 주택시장 붕괴 신호가 나온 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던 것을 상기시킨다는 얘기입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아직 영국 외에 다른 시장에서 무질서가 보이진 않지만, 변동성이 극에 달했을 때 이 같은 상황이 보다 쉽게 벌어진다고 했습니다. 그는 현재의 취약 요인으로 높은 레버리지, 경제 정책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높은 기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 원자재 상품 변동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과 관련한 지정학적 긴장 등을 꼽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HSBC가 주최한 온라인 토론에서 영국 파운드발 시장 불안이 연준의 긴축 행보를 막지 못 할 것이라는 최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영국발 혼란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나 실제 성장 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어 연준이 긴축을 중단할 이유가 없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미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에 공개된 점도표. /자료=미 연준

불러드 총재는 또 “점도표를 보면 FOMC가 올해 상당한 추가 움직임을 하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며 “내 생각에 시장이 이를 소화하고 제대로 해석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했습니다. 미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후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까지 연 4.4%, 내년 말까지 연 4.6%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시장 금리를 반영해서 연준의 기준금리 확률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이날 11월 75bp(bp=0.01%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은 57.7%에 달하고 있습니다. 12월에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연 4.25~4.5%일 확률은 57.6%입니다. 시장에서는 11월 자이언트 스텝, 12월 빅스텝을 전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속도면 연말이면 기준금리 상단이 연 4.5%에 도달하게 됩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제약적인 영형에 와 있지 않다”며 “실질 금리가 플러스 영역에 있어야 하고 한동안 거기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불룸버그와 인터뷰에서는 자신은 인플레이션이 보다 오래갈 수 있어서 연준 동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가 약간 더 올라가야 한다는 의견이라고도 했습니다. 긴축은 계속돼야 한다는 말입니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추이. /자료=미 연준

한편 이날 발표된 고용 지표는 상당히 좋게 나왔습니다. 지난주의 주간 실업수당 신청이 전주보다 1만6000명 감소한 19만3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전망인 21만5000명보다 적었을 뿐 아니라 지난 4월 기록한 18만대 이후에 가장 적은 수치입니다. 여전히 고용이 좋기 때문에 연준이 긴축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해졌습니다.


◇ 설왕설래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9일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면서 애플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날 애플 주가는 4.9% 급락해 142.4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세계 최대 테크 기업인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 하향은 드문 일이어서 월가가 심각하게 받아 들인 것입니다. 애플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날 월가 주가의 전반적인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애플 주가 하락은 부품, 장비 업체들 주가의 동반 하락을 부르게 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 의견을 낮추면서 목표가격을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낮췄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앞으로 “소비자 수요가 약화될 것”이라며 거시 경제 환경의 도전이 애플의 투자 의견 하향 이유라고 들었습니다.

이 같은 주요 증권사의 투자 의견 하향은 앞서 블룸버그 보도의 증산 계획 취소 보도, 증권사의 부정적인 리포트들과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다만 야후 파이낸스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애플에 대한 ‘매수’ 이상의 투자의견은 한 달 전의 39명에서 현재 32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큰 변화는 없는 편입니다.

블룸버그는 지난 28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서 애플이 당초 계획했던 아이폰14 생산 목표량 9000만대에서 추가로 늘리려 했던 600만대 증산 계획을 취소할 것이라고 부품 협력업체들에게 통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초 사전주문을 받아 보니 주문량이 많아 아이폰13과 같은 9000만대 생산 목표에서 600만대를 추가했는데, 실제 출시가 이뤄지고 나니 수요가 부진해 이를 없던 일로 했다는 얘기입니다. 전날 이 보도의 영향으로 다우 지수가 1.9% 오르는 상황에서도 애플 주가는 홀로 1.3% 하락했습니다.

미국 뉴욕의 애플스토어에 아이폰14 제품이 전시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애플은 아직 아이폰14 생산량이나 출하량, 판매량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습니다. 애플은 애초 7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아이폰 판매 전망을 묻는 질문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대치를 다소 낮추는 발언만 했을 뿐입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증산 계획 취소로 인한 생산량은 작년 생산량 9000만대와 같은 수준이라는 전망입니다. 아이폰은 애플 매출의 52%를 차지하기 때문에 아이폰 생산량은 애플의 실적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한편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에디슨 리는 보고서를 통해 “전반적인 수요가 약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아이폰 14의 판매가 예상했던 것과 같이 강하지 않아 보인다”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폰14의 첫 주문 생산량 계획이 9000만 대라는 것도 애플은 공식 확인한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증산 계획이 있었다는 것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애플에 대해 설왕설래가 되는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투자 의견을 낮춘 것입니다.

애플에 정통한 분석가인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애플에 대한 대한 우리의 긍정적인 주장은 변함이 없으며 아이폰14프로의 수요가 견실하며 이를 통해 애플은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낫게 단기 거시 역풍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아이폰13의 경우 고가 모델 생산 비중이 65%였는데, 아이폰14에선 85%까지 늘어난다”며 “이에 평균판가가 훨씬 높아져 내년까지도 애플 실적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또 다른 애플 전문 분석가인 TD증권의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트위터를 통해 “개인적으로 확인한 바로는 저가 모델 생산을 고가 모델로 전환했을 뿐, 전체 생산량을 애초에 늘리기로 했다는 계획 자체를 못 들어 봤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궈밍치는 올해 출하는 예상과 부합할 것으로 보면서 12월 출하 급감이 없다면 다음 어닝 콜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 추이. /자료=야후파이낸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달리 로젠블라트 증권은 이날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면서 목표 주가를 160달러에서 189달러로 올렸습니다. 미국 성인 1000명 이상에 대한 설문을 한 결과 애플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근거입니다. 애플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애플의 향후 실적을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 코스트코 실적의 의미

미국 대표 유통 기업 코스트코는 지난 22일 2022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코스트코는 8월 결산법인입니다). 코스트코는 지난 분기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과 코스트코의 늘어난 재고가 다음 분기에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코스트코는 일반 유통기업들과 달리 매출이 모두 멤버십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유료 멤버십(연회비 60달러)에 가입하거나 코스트코 전용 카드를 소지해야 합니다. 지난 4분기말 기준 유료 회원수를 포함한 카드소지자는 무려 1억 1890만명에 달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 지난해 세계적으로 23개 점포를 신규 오픈 했으며 해외에서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코스트코의 매출은 미국과 캐나다의 비중이 87%로 최근 미국 달러 강세로 수혜를 얻고 있으며 해외시장으로의 확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멤버십에서 발생하는 탁월한 현금흐름과 해외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으로 인해 코스트코의 주가는 경쟁사들 대비 높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의 한 코스트코 매장 내부에서 고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코스트코는 지난 4분기 미국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유통산업 내 확고한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도 환율 효과를 제외하면 11.3% 성장했는데 월마트 등 다른 유통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점과 대비됩니다. 또 매출의 5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식료품의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코스트코의 지난 분기 매출은 15.2%를 증가했으며 순이익도 16.5% 성장했습니다. 다만 높은 성장률을 이어오던 전자상거래 부문의 성장률이 둔화된 점이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코스트코의 늘어난 재고에 있습니다. 코스트코의 지난 4분기말 기준 재고자산은 179억 달러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것입니다. 최근 경쟁사인 타깃, 샘스클럽이 재고를 소지하기 위해 예년보다 할인시즌을 앞당기고 있어 유통산업 전반에 재고 비용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코스트코가 이러한 재고를 잘 관리해내는지가 향후 실적의 관건입니다.

코스트코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유통기업들이 엇갈린 실적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재고 관리 능력, 매출 구성, 해외 비중에 따라 기업별로 실적이 차별화됩니다. 높아진 물가, 경기 침체 등의 환경속에서 어떤 기업이 유통산업의 실적과 혁신을 이끌어갈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영국 파운드화 불안 등 글로벌 시장의 강한 출렁임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인플레이션 잡기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것입니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도 경제를 침체로 끌고 들어가지 않을 묘수를 찾을 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세계 최대 테크 기업인 애플이 수요 감소로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애플은 위기 때 ‘안전 자산’의 역할을 하는 주식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전망을 두고 갑론을박 하는 상황입니다. 과연 실제 어떤 실적을 낼 지 눈 여겨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재고 급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공급망 병목 와중에 수요 예측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유통업체들이 어떤 전략을 갖고 어려움을 뚫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