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94% 하락한 3만2272.7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2.38% 떨어진 4017.82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75% 하락한 1만1754.23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연 3.04%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ECB도 인플레 파이터’, ‘실러 “침체 확률 50%”’, ‘애플의 생태계 확장’을 꼽았습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투자자와 기업, 소비자들이 경기 하강에 대해 점점 더 걱정하게 되면서 부분적으로 ‘장기 충족적 예언’의 결과가 발생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향후 2년간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정상보다 훨씬 높은 50% 정도”라고 추정했습니다.

실러 교수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미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 등 두 번의 버블 붕괴를 예측해서 유명합니다.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방송에서 앞으로 관련한 증시 전망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ECB도 인플레 파이터

이날 월가 증시는 5월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장 마감을 앞두고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월가에서는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8.3%, 전달 대비 0.7%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8.3%, 전달 대비 0.3%였던 것과 비교하면 전년 대비로는 비슷하고 전달 대비로는 오히려 물가 상승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입니다.

월가 전망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높게 나온다면 미 연준의 긴축 정책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게 됩니다. 현재 월가에서는 미 연준이 6월과 7월에 기준금리를 50bp(bp=0.01%포인트) 올릴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9월 금리 전망을 두고 잠시 멈춤, 25bp 인상, 50bp 인상 등 다양한 가능성을 따져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9월의 25bp 인상 확률은 23.5%, 50bp 인상 확률은 61.1%, 그 이상 올릴 확률은 15.3%입니다.

미국 연준의 9월 기준금리 확률(9일 현재).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월가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가 0.49% 하락한 배럴당 121.51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중국 상하이시 일부 지역이 다시 코로나 봉쇄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산 원유 제재 등의 이슈로 배럴당 120달러 대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97달러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치솟는 휘발유 가격이 미국 소비를 갉아 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격이 오른 휘발유를 사기 위해 다른 소비를 줄여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JP모건은 이동이 늘어나는 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8월에 갤런당 6.2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지만, 일부에서는 미국 운전자들이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라 오히려 이동을 줄이면서 갤런당 5.25달러에서 멈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휘발유 소비를 확 줄이는 임계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미국 운전자들의 휘발유 소비는 하루 898만 배럴인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하루 920만 배럴, 2019년 같은 기간의 하루 940만 배럴보다 적은 수준입니다.

이날 유럽도 미국과 같이 긴축 방향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잡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연초만 해도 유럽은 경기 우려 때문에 미국과 달리 완화 정책을 당분간 펼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는데, 유럽도 높은 인플레이션에 방향을 긴축으로 확실하게 틀고 있는 것입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다음달에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하겠다고 예고하는 한편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현재 ECB의 기준 금리는 제로(0) 금리이고, 자체 예금 금리는 마이너스(-) 0.5%, 한계 대출 금리는 0.25%입니다. ECB는 2016년 3월 기준금리를 제로 금리로 낮춘 후 6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습니다.

ECB는 다음 번 회의인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9월에도 추가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9월 인상 규모는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달렸다”며 “만약 중기적 인플레이션 전망이 지속되거나 악화한다면 더 큰 폭의 인상도 9월 회의에서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해 50bp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양적완화는 7월1일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9일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AFP 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정책 결정은 한 단계가 아니라 여정(journey)”라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경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유로지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1%로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미 캐나다중앙은행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빅스텝 인상’을 하고 있고, 호주중앙은행도 ‘빅스텝 인상’에 나서는 등 선진 경제들이 강한 긴축 정책을 동반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달러만 홀로 강세가 되는 현상은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매출이 많은 미국 기업들이 달러 강세로 실적이 주춤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런 우려가 덜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 미국 기업들도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실러 “침체 확률 50%”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투자자와 기업, 소비자들이 경기 하강에 대해 점점 더 걱정하게 되면서 부분적으로는 ‘장기 충족적 예언’의 결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습니다. 실러 교수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미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 등 두 번의 버블 붕괴를 예측해서 유명합니다.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 /예일대

실러 교수는 “두려움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2년간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정상보다 훨씬 높은” 50% 정도라고 추정했습니다. 실러 교수는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지적한 것입니다. 미국에서 코로나로 100만 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여전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어 경기 하강이라는 자기 충족적 예언에 빠질 위험이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내년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50%를 약간 넘는다며, 연준이 ‘아주 운이 좋아야’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블라인더 교수는 1990년대 앨런 그린스펀 미 연준 의장 시절 부의장을 지냈었습니다. 블라인더 교수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로 물가를 끌어 내리기 위해 경기 침체를 견뎌야 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 기준금리를 50bp(bp=0.01%포인트) 씩 3~4차례 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고 이는 국내 수요를 줄이면서 고용 증가도 늦춰서 역성장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미 연준의 긴축이 늦었다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펼쳐온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재무장관)은 지난 4월 “앞으로 2년간 ‘경착륙’ 확률이 확실하게 절반을 넘어섰고, 아마도 3분의2 이상 될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서머스는 역사적인 사례를 볼 때, 인플레가 5% 이상이고 실업률이 4% 보다 낮았을 때 2년 후에 경제가 침체가 들어서지 않은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물론 학계에서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제프리 프랭켈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경기 침체는 아니다”라며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침체는 올해 나타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했습니다.

설문 조사 결과 등으로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얼마나 가늠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월가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베팅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의 월례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조사에서 향후 12개월에 걸쳐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30%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4월의 27.5%보다 높아졌으며, 3개월 전보다 배나 높아졌습니다.

기업계에서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날 CNBC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설문 조사에 따르면, 68%의 응답자가 내년 상반기 중에 침체가 올 것이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미 연준이 시장 금리를 갖고 경기 침체 확률을 따지는 지표를 보면 아직 경기 침체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입니다. 미 연준은 10년 만기 금리와 3개월 금리의 차이를 갖고 경기 침체 확률을 따지고 있습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이 두 금리 차이를 가지고 경기 침체 확률을 따져 봤더니 내년 4월의 침체 확률은 3.7%에 불과합니다. 이 확률이 30%를 넘으면 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시장 금리로 추정한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 추이. /자료=뉴욕연준

◇ 애플의 생태계 확장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기업 애플은 지난 6일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를 개최했습니다. 애플 본사인 애플 파크에서 3년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로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과거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는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주로 소프트웨어 관련 신기술을 발표하는 자리였으나 이번 행사에서는 맥북에어, 반도체 등 하드웨어 신제품들을 발표한 점이 특징적이었습니다.

지난 6일 열린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애플은 지난해부터 자체 반도체칩 M1을 자사 노트북에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세계 개발자 회의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M2칩을 탑재한 맥북에어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정보처리속도가 큰 폭으로 향상됐고 베터리 효율도 크게 개선돼 한번 충전으로 18시간의 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애플은 새로운 운영시스템 iOS16을 소개했는데 화면, 메시지 등을 사용자의 편의대로 더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게 됐으며 애플 기기 간의 호환성도 크게 향상됐습니다. 결제시스템에 BNPL(Buy Now Pay Later, 선구매 후지출)를 도입하여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결제하면 4주간 나눠서 할부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능들이 향상됐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표는 애플의 차세대 카 플레이 기능입니다. 기존 카 플레이는 아이폰이 차량의 인포테인먼트에 연결되어 음악 등을 재생하는 수준이었으나 이번에 발표한 차세대 카 플레이는 기능이 크게 향상돼 ‘애플 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습니다.

애플의 차세대 카 플레이는 차량의 다양한 디스플레이와 연결되어 차별화된 UI(User Interface, 사용자 환경)를 제공합니다. 차량 운행 중에 애플의 인공지능서비스 시리, 맵, 음악, 메시지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서비스가 주행 데이터를 분석해 날씨에 따라 차량의 온도를 조절하거나 음악을 선곡해주는 등 한 차원 높은 인공지능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애플은 현재 6~7개의 완성차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카 플레이가 효율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자동차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3년 하반기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향후 VR(가상현실) 해드셋, 애플 카로 불리는 전기차 출시를 통해 메타버스, 전기차 시장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플은 이미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반도체에서 세계 1위 기업이며 끊임없이 생태계를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애플의 사업영역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그러한 애플에 맞서 기존 기업들은 어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보여줄지 향후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 연준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긴축 행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물가 잡기를 최우선으로 두는 ‘인플레 파이터’로 모두 변신한 것입니다. 물가를 잡으면서도 경기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는 긴축 정책이 가능할 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앞으로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얘기가 나옵니다. 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을 많이 하면 실제로 경기가 침체에 빠진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아직 미국 경제에 확실한 침체 증거는 보이지 않습니다. 각종 지표를 잘 챙겨야 하겠습니다. 셋째, 세계 최대 IT 기업 애플이 지속해서 생태계 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애플의 사업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그게 성공을 거둘지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