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26% 상승한 3만3061.50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57% 오른 4155.38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63% 상승한 1만2536.02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포인트 오른 연 2.99%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머스크 “패닉에 빠지지 마라”’, ‘전직 연준 인사들의 침체 경고’, ‘버핏의 주식 쇼핑’을 꼽았습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주식 투자에 대한 조언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머스크는 트위터 팔로워만 9000만 명입니다.

머스크는 “자신이 믿는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라”며 “그 제품과 서비스가 악화되는 트렌드에 있다고 생각될 때만 팔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시장이 어렵다고 패닉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패닉에 빠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방송에서 그가 한 말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머스크 “패닉에 빠지지 마라”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1일 주식 투자 조언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머스크는 트위터 팔로워만 9000만 명입니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올린 내용. /자료=트위터

머스크는 “자신이 믿는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라”며 “그 제품과 서비스가 악화되는 트렌드에 있다고 생각될 때만 팔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시장이 패닉에 빠진다고 패닉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패닉에 빠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배경으로 해서 트위터의 머스크 계정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AFP 연합뉴스

머스크는 지난 주 자신이 보유했던 84억 달러 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팔았습니다. 트위터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으로 추정됩니다. 1일의 투자 조언은 투자자들에게 테슬라 주식을 팔지 말라는 얘기를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 테슬라 주식을 판 것에 대해서 머스크는 이미 “오늘 이후에 더 이상 테슬라 주식을 팔 계획이 없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투자의 원칙을 설명한 얘기로도 해석됩니다

앞서 머스크는 “인플레가 높은 시기에는 집이나 주식과 같은 실물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으로 낫다”는 투자 조언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머스크 글의 영향력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날 월가 증시는 장 후반에 테크주 중심의 나스닥부터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한 때 심리적 저항선인 연 3%에 도달하기도 했는데 주가가 반등한 것입니다. 지난 주 38억 달러의 분기 손실 등 ‘어닝 쇼크’를 발표한 아마존은 지난 29일 14%나 폭락했지만, 이날 0.2% 반등하기도 했습니다. 공급망 우려로 29일 3.7% 하락했던 애플도 이날 0.2% 반등했습니다.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월가 주가가 앞으로 반등할 지 관심사입니다.

연초 이후 다우는 9.3%, S&P500은 13.3%, 나스닥은 21.2% 하락했습니다. 1~4월 기준으로 S&P500은 1932년, 1939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4월에만 다우는 4.9%, S&P500은 8.8%, 나스닥은 13.3% 빠졌습니다. S&P500은 2020년 3월 이후 최악이고, 나스닥은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이었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테크주인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에 마이크로소프트까지 합한 6개 회사의 시가총액은 4월에 1조4000억달러나 줄어 들었습니다.

계절 효과를 보면 반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5월에 팔아라(sell in May)’라는 월가의 격언이 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5~10월의 월가 주가 성적이 안 좋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중간선거의 해에는 주가 조정폭이 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임기 2년차 말에 실시되는 상하원 의원 선거를 중간선거라고 합니다. 중간선거 결과와 이후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가 상승률이 제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대체로 중간선거에서 야당(이번에는 공화당)이 하원의 경우 25석, 상원의 경우 2~3석의 우위로 바뀌는 경향이 보입니다.

LPL파이낸셜에 따르면, 1957년 이후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S&P500의 조정폭은 평균 17.1%였습니다. 조정 이후 평균 32% 상승하기는 했지만, 다른 해보다 조정폭이 크다는 것입니다. 또 중간선거에 있는 해에 평균적으로 주가가 반등하는 시기는 8월14일 이후입니다. 다만, 증시에서 과거가 미래에서 반드시 반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S&P500(두번째)의 조정과 반등 추이. /자료=LPL파이낸셜

이날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미국 주식의 매도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윌슨은 투자 노트에서 각종 비용 상승과 경기 침체 위험이 증가하면서 S&P500 지수가 단기적으로 3800까지 하락하고, 3460까지도 낮아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추가로 현재보다 8% 넘게 하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역시 비관론을 펼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략가 사비타 서브라마니언이 지난 주에 연말 S&P500 전망을 4600에서 4500으로 낮추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보다는 높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은 연말 S&P500 전망을 4700으로 하고 있습니다.

◇ 전직 연준 인사들의 침체 경고

이날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4로, 3월의 57.1보다 하락했습니다. 2020년 7월(5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여전히 기준선 50보다는 높아서 호황 국면이라고는 하나, 기업들의 심리 지표가 하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지난 주에 나온 미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는 전분기 대비 연율로 1.4%가 줄어 ‘깜짝’ 역성장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직 연준 인사들의 경기 침체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는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져서 월가 주가에 악재가 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그림자 연준’이라고 불리는 민간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그림자 공개시장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제프리 래커 전 리치몬드연방준비은행 총재, 찰스 플로서 전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이들은 연준이 너무 늦게 인플레에 대응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논리입니다. 더들리 총재는 2009~2018년, 래커 총재는 2004~2017, 플로서 총재는 2006~2015년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로 일했습니다.

지난 29일 열린 그림자 공개시장위원회의 화상회의 장면. /그림자공개시장위원회

더들리 전 총재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0)”라며 “과거 연준이 실업률을 끌어올리려고 했을 때마다 경기 침체에 빠진 사례가 있다”고 했습니다. 인플레를 잡으려면 실업률이 불가피하게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더들리 전 총재는 3~4일 열리는 5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고, 양적긴축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래커 전 총재는 연준이 연준이 당분간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밀어붙이고 0.75%포인트의 인상마저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래커 전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할수록 연착륙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며 “연준은 향후 몇 년 동안 불황 없이 물가 상승률을 낮출 기회를 놓쳤고, 불황이 올 것 같다”고 했습니다.

플로서 전 총재는 “연준은 금융 혼란의 위험과 함께, 기존에 선호했던 속도 이상으로 훨씬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며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들 필요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한편 2일에는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이 CNBC에 나와 “현 단계에서 경기 침체는 거의 불가피해 보인다”며 “내년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은 굉장히 유력해 보이며, 50% 이상의 가능성”이라고 했습니다. 퍼거슨 전 부의장은 올해 연준이 여러 차례 0.5%포인트의 ‘빅스텝’ 인상을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퍼거슨 전 부의장은 1999~2006년 부의장을 지냈습니다.

하지만 현재 연준의 고위 인사들은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파 성향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같은 의견입니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 연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경제가 견딜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시장 금리인 10년 금리와 3개월 금리 차이를 가지고 경기 침체 확률을 추정합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내년 2월의 경기침체 확률은 5.49%로 1월의 6.14%보다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이 확률은 30%가 넘어가면 실제로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 추이. /자료=뉴욕연준

◇ 버핏의 주식 쇼핑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올 들어 대규모 ‘주식 쇼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인플레, 미 연준의 긴축 불확실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코로나 확산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사 모으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 즈음해서 공개된 올해 1분기 재무제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3월 말 현재 현금은 1063억 달러(약 134조원)로 작년 말의 1470억 달러에서 407억 달러나 줄었습니다. 그 만큼 주식을 순매수한 것입니다. 버크셔 해세워이의 1분기 주식 매수액은 510억 달러(약 64조원), 매도액은 97억 달러이었습니다. 그 차이가 순매수액입니다.

지난달 30일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버핏은 2020년 코로나 위기 이후 회복 국면에서 주가가 폭등할 때는 주식을 순매도하다가 이번에 주식을 순매수했습니다. 버핏은 2020년 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주식을 순매도했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0년 80억 달러, 작년 74억 달러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버핏은 주총에서 증시가 ‘투기장이 됐다’며 월가를 비난했지만, 그 사이에 자신은 가치 투자의 기회를 발견한 것입니다. 버핏은 투기적인 베팅이 터무니없다고 했지만, 거꾸로 시장에 변동성을 불러 일으켜서 자신이 저평가된 비즈니스를 조용하게 찾아서 투자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했습니다. 2월까지만 해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고 했지만 이제 버핏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버핏이 주식 쇼핑에 나선 분야는 에너지, 보험, 게임 등입니다.

에너지 쪽에선 정유회사 쉐브론과 옥시덴털입니다. 쉐브론 주식은 3월 말 현재 259억 달러 어치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작년 말 45억 달러에서 추가 매입한 것입니다. 쉐브론은 버크셔 해세워이가 보유한 주식 중 애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이어 4위에 올랐습니다. 작년 말에 쉐브론은 버크셔 해서웨이 보유 주식 중 9위였습니다. 셰일 오일 기업인 옥시덴털 주식은 170억 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전체 옥시덴털 지분의 14%쯤입니다. 버핏은 옥시덴털의 경우 분석해 보니 주주의 60%가 패시브 투자자라는 걸 알고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다고 합니다. 자신과 같은 액티브 투자자가 있으면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버핏은 3월에 보험사 알레가니를 116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게임 쪽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지분을 늘리고 있습니다. 작년 4분기에 액티비전 지분의 2%가 안 되는 10억 달러 어치의 주식을 처음 매입했는데, 현재 약 56억 달러 수준까지 늘렸습니다. 액티비전 전체 지분의 9.5%에 달합니다. 버핏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인수가 성사될 것으로 보고 지분을 늘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처음 살 때는 인수 소식을 알지 못한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지분이 10%가 넘어가면 증권당국에 신고할 것이라고 밝혀서 추가 매입도 시사했습니다. 이밖에 컴퓨터 제조사인 HP 주식도 44억 달러 어치도 매수했습니다. HP 전체 지분의 11.4%쯤입니다.

지난달 29일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총 행사장을 골프 카트를 타고 누비는 워런 버핏(왼쪽). /로이터 연합뉴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올 들어 6.4% 올랐습니다. S&P500이 13% 쯤 떨어진 것과 대조적입니다.

버핏의 가치 투자 방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한국의 버핏이라고 불리는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3월22일 ‘방현철 박사의 머니머니’에 출연해 버핏의 투자 철학을 “좋은 경영자가 경영하는 좋은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을 적당한 가격이나 할인된 가격에 사서 그 기업 가치가 충분히 주가에 반영될 때까지 장기 보유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 증시의 출렁임이 강합니다. 높은 인플레, 긴축 정책,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 확산 등 많은 리스크 요인이 증시 앞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 심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 연준이 강력한 긴축 정책을 펴면서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준은 ‘연착륙’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는 기업 실적을 악화시켜 주가에 악재가 되는 만큼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대규모 주식 쇼핑에 나서고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자 저평가된 주식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사는 건 아닙니다. 버핏이 투자 기업을 고르는 세 가지 기준인 좋은 경영자, 좋은 사업 모델, 적당한 가격을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따져 볼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