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19% 상승한 3만3301.93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21% 오른 4183.96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01% 하락한 1만2488.93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2.82%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메타, 어닝 서프라이즈’, ‘5~6% 금리 경고’, ‘월가의 웰컴 캐시’를 꼽았습니다.
최근 증시 출렁임이 심해지자 위험이 적으면서 현금과 성격이 같은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 통계에 따르면, 프라임 MMF(머니마켓펀드) 규모는 2월 말 1460억 달러에서 지난달 1930억 달러로 32% 늘어났습니다. 프라임 MMF는 초단기 투자 상품으로 정부채, 회사채,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합니다. 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 현금과 같은 성격이지만, 금리가 오르는 만큼 적지만 수익도 챙길 수 있는 투자 상품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메타, 어닝 서프라이즈
현재 월가의 가장 큰 걱정 거리는 네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인플레(Inflation), 미국이나 유럽의 경기 침체(Recession),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War), 중국의 코로나 확산(Covid Outbreak)입니다. 이 네 가지 걱정 거리가 얽히고설키면서 전반적인 주가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다우와 S&P500은 전날의 큰 폭 하락세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스닥은 0.01% 하락하면서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가가 6주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들어왔다는 진단을 했습니다.
이날 장 마감 후에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플랫폼이 월가 전망을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2.72달러로 시장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 평균인 2.56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메타 주가는 장중에 3.3% 하락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한 때 19% 가까이 폭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때는 월가 전망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하루 사이에 26%나 빠지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워낙 애널리스트들이 전망을 낮춘 영향도 있습니다. 다만 메타의 매출은 279억1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인 282억 달러에는 못 미쳤습니다.
한편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인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반대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였습니다.
알파벳은 ‘어닝 쇼크’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24.62달러로 시장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 평균인 25.91달러에 못 미쳤고 매출도 월가 전망보다 적었습니다. 특히 유튜브 광고 매출은 68억7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 75억1000만 달러에 훨씬 못 미쳤습니다. 구글은 컨퍼런스 콜에서 잠재적으로 취약한 분기가 앞에 높여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알파벳 주가는 3.7% 하락했습니다. 실적은 실망스러웠지만, 알파벳은 7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하면서 주가 부양 의지를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4.8%나 급등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2.22달러로 월가 전망 평균 2.19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매출도 18%나 늘었습니다. 향후 매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가이던스(회사 전망)를 내놨습니다. 에이미 후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분기 매출이 552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이는 현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 528억 달러보다 많은 것입니다.
이날 금리와 유가는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82%로 전날보다 0.0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시장 금리 상승에 따라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30년 고정 평균 모기지 대출 계약 금리는 지난 주 연 5.37%로 전주의 5.2%에서 더 올랐습니다. 지난 주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보다 8.3% 감소했는데, 모기지 신청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0.3% 오른 배럴당 102.0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 5~6% 금리 경고
글로벌 투자 은행인 도이치뱅크가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기준금리가 연 5~6%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 중에서 가장 먼저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을 외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폴커츠-란다우가 이끄는 도이치뱅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미국이 인플레를 제어하려면 기준금리를 연 5~6%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보수적으로 볼 때 연방기금금리가 연 5~6%까지 가면 물가안정 임무 완수에 충분할 것 같다”며 이 같은 통화 긴축과 그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으로 미국 경제가 내년 말이면 ‘상당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미 연준이 제시하는 이번 금리 인상기의 최종 목표 금리보다 훨씬 높은 것입니다. 심지어 매파 성향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주장하는 수준보다도 높습니다.
미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까지 연 1.9%, 내년 연 2.8%로 기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신호를 줬습니다.
그 이후 많은 연준 고위 인사들이 인플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중립 금리 수준으로 갈 수 있다고 있다고 했습니다. 일부 인사는 중립 금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중립 금리는 경기를 과열로 가게 하지도 않고 침체로 가게 하지도 않는 금리 수준을 가리키는데, 점도표 상에서는 연 2.4%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비둘기파 인사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연말까지 연 2.5% 수준까지 기준금리가 올라갈 수도 있다는 연준 내 논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불러드 총재는 ‘테일러 룰’ 등으로 따져서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3.5%로 빠르게 가야 인플레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테일러 룰은 1990년대 초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가 제안한 것으로 인플레와 성장률 등을 감안해서 적정 기준금리를 산출하는 방법을 가리킵니다.
도이치뱅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려면서, 시중 금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4.5~5%로 상승하고 이는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는 ‘경착륙 시나리오’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 연준은 금리를 올리더라도 미국 경제가 충분히 견딜 수 있고 경기 침체로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착륙 시나리오’입니다.
도이치뱅크는 미국이 2023년말이나 2024년초에 경기 침체에 들어간다고 전망하고는 있지만, 이런 전망이 월가 주류의 생각과 벗어나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2년에 걸쳐 경제가 위축될 확률을 35%로 추정합니다. 1년 내는 15%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024년 초 이전에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을 44%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브리지워터의 최고투자전략가 레베카 패터슨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현재 월가에서 연준의 목표 금리를 연 3% 정도로 보고 있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그 보다 더 기준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월가가 현재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 예측에 너무 나가 있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대표적입니다. 블랙록은 “연준은 인플레와 같이 살아가는 것을 선택할 것”이라며 어느정도 고물가를 용인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27일 현재 기준으로 내년 6월 기준금리가 연 3% 이상 될 확률은 84.5%에 달합니다.
◇ 월가의 웰컴 캐시
월가에서 걱정 거리가 늘어나면서 펀드 매니저들이 ‘현금’ 선호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
주식 뿐 아니라 채권 가격도 출렁거림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위험이 적으면서도 현금과 같은 성격의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 통계에 따르면, 프라임 MMF(머니마켓펀드) 규모는 2월 말 1460억 달러에서 지난달 1930억 달러로 32% 늘어났습니다. 프라임 MMF는 초단기 투자 상품으로 정부채에만 투자할 수 있는 정부MMF와 달리 정부채뿐만 아니라 회사채,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에도 투자합니다. 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 현금과 같은 성격이지만, 금리가 오르는 만큼 적지만 수익도 챙길 수 있는 투자 상품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매달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를 보면, 4월에 이들의 현금 보유 비중은 5.5%였습니다. 이는 3월 조사에서 5.9%였던 것보다는 다소 낮지만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또 설문 응답자의 절반 정도인 47%가 현금 보유량을 늘렸다고 답했고, 이 비율은 올해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4월 조사에서 경기 악화를 예상한 펀드매니저 비중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경제 위기 때보다도 경기를 비관하는 펀드 매니저들의 비중이 더 높았습니다.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펀드매니저들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과거보다 훨씬 더 (현금에) 가중치를 부여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보유량을 50% 이상 늘렸다”고 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최소 2개월에서 6개월은 주식시장에 지금과 같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인내심을 갖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 중의 하나”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가우라브 말릭 수석 투자전략가도 “기대수익률을 감안하면 지금은 현금이 왕”이라며 “연초보다 현금 보유 비중을 50% 이상 늘렸다”고 했습니다.
이런 월가 대형 회사들의 분위기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퍼져 있는 소위 TINA(There Is No Alternative, 주식 외엔 대안이 없다)라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는 분석입니다.
WSJ은 “지난 몇 년간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며 현금 비중을 줄였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희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적에 따라서 주가도 크게 출렁이고 있습니다. 실적 발표에서는 과거 데이터뿐 아니라 앞으로 전망도 중요한 만큼 유심히 따져 봐야 할 것입니다. 둘째, 미 연준이 인플레에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지금 제시한 금리 인상 속도보다 더 빠르게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하지만 반대로 고물가를 용인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아직은 금리 인상 초기여서 향후 전망에 불확실성이 많습니다. 연준 행보에 계속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셋째, 월가에서 시장 출렁임이 강하자 현금 선호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금만 들고 있으면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원금 지키기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금을 배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