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56% 하락한 3만4678.35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57% 떨어진 4530.31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54% 하락한 1만4220.52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7% 급락한 배럴당 100.2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2년 만에 최악의 3개월’, ‘빅스텝 전망에 ‘올인’’, ‘메모리 반도체 재평가 이유’를 꼽았습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리사 샬렛은 최근 투자자 노트에서 지금 상황에서 주식 투자에 신중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연말 S&P500 전망은 지금보다 떨어진 4400입니다. 첫째,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70년간을 분석해 보면 물가 상승률이 6~8% 수준이었을 때 S&P500의 주가수익비율은 12배 정도였는데, 최근에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20배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2년 만에 최악의 3개월
3월 마지막 날 월가 주가는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S&P500은 올 들어 3개월 동안 4.9% 하락해서 2020년 3월 미국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던 때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에 다우는 4.6%, 나스닥은 9.1% 하락했습니다.
다만 3월에 다우는 2.3%, S&P500은 3.6%, 나스닥은 3.4% 올랐습니다. 최근 2주간 월가 주가는 출렁임이 강한 가운데에서도 반짝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연초 하락세를 회복하지는 못 한 것입니다.
월가를 옥죄는 두 가지 큰 리스크는 미국 긴축 정책의 불확실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 달 지나서 봤더니 S&P500은 5.4% 상승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에 따르면, 쿠바 사태 등 과거 주요한 12번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고 나서 한 달 후 주가가 평균 2.7% 회복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입니다.
향후 주가 방향을 두고는 월가에서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피터 오펜하이머는 연말 S&P500을 4700으로 다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할 이유들을 설명했습니다. 첫째, 실질 금리가 상당한 마이너스(-) 상태이기 때문에 주식이 여전히 좋은 수익을 올려 주는 자산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경제가 성장하는 한 기업의 매출과 배당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셋째, 민간의 대차대조표는 팬데믹 이후 저축이 늘어서 견고하다는 것입니다. 은행도 강하고 기업도 건전하다는 것입니다. 넷째, 채권 시장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섯째,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재정 지출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섯째, 다소 미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비싸 보이기는 하지만, 밸류에이션이 장기 평균보다는 낮다는 것입니다. 일곱째, 현재 투자 심리가 바닥권이기 때문에 위험 선호가 돌아오면 투기적인 자금도 붙어서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리사 샬렛은 최근 투자자 노트에서 지금 상황에서 주식 투자에 신중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연말 S&P500 전망은 지금보다 떨어진 4400입니다. 첫째,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70년간을 분석해 보면 물가 상승률이 6~8% 수준이었을 때 S&P500의 주가수익비율은 12배 정도였는데, 최근에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20배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시장이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미 연준은 올해 연말까지 5600억 달러의 자산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런 내용이 주가에 잘 반영이 돼있지 않고, 더 문제는 미 연준이 시장에 요동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양적긴축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것입니다. 셋째, 시장에는 연준이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는 것입니다. 소위 ‘연준 풋’이라고 해서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연준이 개입할 것이란 기대가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연준은 인플레 대응을 위해 매파적으로 변신했기 때문에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날 나온 경제 지표는 연준의 긴축 정책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물가 지표인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는 2월에 전년보다 5.4%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달의 5.2% 상승보다 높아졌습니다. 198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까지 합친 PCE 물가는 6.4% 올라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역시 전달의 6.1%보다 높아졌습니다.
유가는 미국의 역대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 소식에 급락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7% 떨어진 배럴당 100.2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앞으로 6개월 간 매일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풀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15~35센트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바이든은 기대했습니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225달러로 한 달 전의 갤런당 3.610달러보다 61센트 올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는 국제 유가 상승세를 멈추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미국의 작년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은 1978만 배럴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했습니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서방의 대폭 증산 요구에도 불구하고 5월 증산 규모를 기존의 하루 40만 배럴에서 43만 배럴로 찔끔 늘리는 데 그쳤습니다.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서 퇴출 되는 만큼의 공급 증가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빅스텝 전망에 ‘올인’
월가 대형 금융회사들이 미 연준의 5월 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 즉 빅스텝 인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가 대형 금융회사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올해 남은 6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모두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은 같으나, 인상 폭에 대한 전망은 다릅니다.
시티그룹은 5월, 6월, 7월, 9월에 각각 0.5%포인트씩 올린 후에, 연말까지 2차례 추가적으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연말에 미국 기준 금리가 최소 연 2.75%까지 올라가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월가에선 시티그룹의 인상 전망을 ‘빅스텝’보다 더 큰 ‘점보’ 인상을 전망한다고 부르기도 합니다. 시티그룹은 미 연준이 내년에는 연 3.5~3.75% 범위까지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1월 말까지만 해도 시티그룹은 올해 0.25%포인트씩 5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내년엔 네 차례 올려서 연 2.25~2.5% 수준이 최종 금리가 될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5월과 6월 0.5%포인트 씩 인상한 후에, 7월, 9월, 11월, 12월에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연말이면 기준금리가 최소 연 2.25%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내년에는 분기별로 세 차례 인상해서 최종 금리는 연 3~3.25%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월 말에는 올해 다섯 차례, 그리고 내년에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습니다.
JP모건은 5월과6월 각각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골드만삭스와 같이 7월, 9월, 11월, 12월에 0.25%포인트 씩 인상하는 것으로 내다 보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최고 연 2.75~3%까지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1월 말에 올해 다섯 차례, 내년에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었습니다.
모건스탠리도 같은 의견입니다. 5월과 6월에 각각 0.5%포인트씩 인상하고, 연말까지 매번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올리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는 올해 같은 수준의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년에는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해서 최종 금리는 연 3~3.25%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1월 말 전망은 올해 네 차례, 내년 두 차례 인상 전망이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 기준 금리가 연 1.5~1.75%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월에 0.25%포인트 인상하고, 양적긴축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대신 6월과 7월에 각각 0.5%포인트씩 올리는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9월, 11월, 12월에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내년 5월까지 기준금리가 연 3~3.25%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월 말에는 올해 7차례 금리 인상과 내년 네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해서 최종 금리는 연 2.75~3%가 될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두 달 사이에 월가 대형 금융회사들의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크게 강화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월 FOMC에서 연말까지 연 1.9%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이후 연준 고위 인사들의 올해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말이 쏟아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이날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5월 0.5%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은 68.8%, 연말까지 현재보다 2%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릴 확률은 89.5%에 달하고 있습니다.
◇ 메모리 반도체 재평가 이유
메모리 반도체 세계 3위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 3월 30일 장 마감 후 2022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2분기는 3월3일로 끝납니다. 마이크론은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고, 다음 분기 전망치(가이던스) 또한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양호한 실적에 대한 반응으로 시간 외 시장에서 4% 상승하던 주가는 정규 시장에서 3.5%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날도 1.6% 하락했습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최고경영자(CEO) 산제이 메로트라(Mehrotra)는 이번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수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이번 상반기를 바닥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경기가 부진할 경우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의 2022년 2분기 실적은 매출 77억8000만 달러, 영업이익 25억4000만 달러를 기록. 각각 전년대비 25%, 284% 성장한 수치. 매출과 수익성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마이크론은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데이터센터로 향해 가는 매출이 전년대비 60% 이상 성장했으며, 자동차 분야의 매출이 분기 매출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데이터센터, 자동차, 사물인터넷 등의 수요가 향후에 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데이터센터, 자동차 기업들도 올해 공격적인 투자와 판매량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다른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PC 수요는 정체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전기차용 제품 수요를 강조하면서 2022년 고용량의 디램(DRAM), 낸드(NAND)를 탑재한 전기차 신제품들이 출시될 것이며 이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중국 전기차들은 차량용 컴퓨터인 DCU(Domain Control Unit)와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중국의 전기차 모델인 BYD의 Seal, 샤오펑의 G9, 니오의 ET5 등은 현재 급증하고 있는 전기차 수요를 더욱 끌어올릴 모델들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그 동안 비메모리에 비해 혁신이 떨어지고 경기 영향이 너무 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주가는 비메모리 대표기업인 엔비디아, AMD, TSMC에 비해 크게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주가와는 별개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매우 좋은 실적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고성장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전기차를 통해 재평가될 수 있을지 메모리 반도체 대표기업들의 흐름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연초 이후 하락하던 월가 주가가 최근 꿈틀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한 반등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으로 주가 전망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낙관론과 비관론의 이유를 들어보고 스스로 투자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둘째, 월가 대형 금융회사들이 올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세게 올리고 있습니다. 첫 금리 인상 이후 연준 고위 인사들이 강한 발언을 이어가는 것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경제 지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지 미지수입니다. 혹시 경기가 방향을 바꿀 리스크는 없는지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은 좋지만 주가에서 고전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전기차 등 새로운 분야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