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58% 하락한 3만4552.9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04% 떨어진 4461.18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4% 하락한 1만3838.46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18%포인트 급등한 연 2.32%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파월의 ‘5월 빅스텝’ 여지’, ‘저가 매수 vs 랠리 때 매도’, ‘안개 속 공급망 병목’을 꼽았습니다.

월가에서 대표적으로 비관론을 펼치는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크 윌슨은 투자자 노트에서 “지난주의 상승세는 단지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했다”며 “아직 하락장이 끝나지 않았고, 정말로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위 ‘저가 매수(buy the dip)’에 반대 되는 ‘랠리 때 매도하라 또는 고점 매도(sell the rip)’를 주장한 것입니다. 방송에서 주장의 근거를 분석합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파월의 ‘5월 빅스텝’ 여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1일 미국실물경제협회(NABE) 경제 정책 컨퍼런스에서 연설에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논의 테이블에 0.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연설 직후 진행자가 “5월에 정책 담당자들이 0.5%포인트 올리는 것을 막는 게 있나”라고 묻자, 파월 의장은 “무엇이 우리를 막을 수 있는가? 아무 것도 없다”고 대답해서 청중들의 웃음을 이끌어 냈음. 그리고 나서 파월 의장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가 이를 정당화한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 번 금리 결정 회의인 5월 FOMC는 5월 3~4일 열립니다. 만약 이 회의에서 0.5%포인트의 ‘빅스텝’ 인상을 한다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0.25%포인트 넘는 금리를 한 번에 올리는 게 됩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실물경제협회 경제 정책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런 파월의 발언에 따라 시장 금리는 상승세를 탔고, 시장 금리를 갖고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따져 보는 시카고 상품 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서 5월의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57.2%로 급등했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45% 쯤이었습니다.

미 연준의 5월 금리 인상 확률(3월21일 현재).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연준은 3월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를 올렸고, 올해 연말까지 기준 금리를 연 1.9%까지 올릴 것이란 신호를 점도표를 통해서 줬습니다. 0.25%포인트씩 올린다면 앞으로 남은 모든 FOMC에서 여섯 차례 올리겠다는 것입니다. 또 연 1.9%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더 큰 폭으로 올릴 여지도 있습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이달 초 의회에서 “인플레가 잦아들지 않는다면, 한 번이나 그 이상의 회의에서 그보다 더 많이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파월은 이날 연설에서 “필요할 경우 신속하고, 더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인플레에 대해 더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동시에 경제를 침체로 빠지지 않게 하는 소위 “연착륙이 여전히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도 같은 컨퍼런스에서 “나는 올해 여섯 차례, 내년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적었다”고 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앞서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었습니다. 다만, 다른 연준 위원보다는 다소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입니다. 다만 보스틱 총재는 “리스크는 양방향”이라며 “경제 불확실성이나 통화 부양책의 철수로 수요가 휘청거릴 경우 적절한 긴축 경로는 내가 내다보는 것보다 약해질 수 있지만, 공급 전략의 변화 등 다른 전개 상황으로 가격이 높아질 경우 더 가파른 정책 경로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실물경제협회 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인플레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매파 성향의 연준 위원들은 ‘빅스텝’ 인상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인플레를 잡기 위해 올해 기준 금리를 연 3%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하면서 3월 FOMC에서 자신이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해 안에 한 번 이상 0.5% 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리는 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 저가 매수 vs 랠리 때 매도

월가 증시가 지난 주 연준의 코로나 이후 첫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안도 랠리’를 펼쳤지만, 이날은 나흘 간의 랠리를 마감하고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우선 파월 의장이 5월 FOMC에 빅스텝 인상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한 게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금리 상승에 취약한 일부 테크주들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는 2.3% 떨어졌고,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1.6%, 0.4% 하락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하루 사이에 0.18%포인트나 오르면서 연 2.32%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 5월 이후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하루 사이에 0.17%포인트나 오르면서 연 2.14%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증시에 양날의 칼로 작용했습니다. 에너지주들은 상승했지만, 비용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에 다른 주식들에는 악재가 됐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7.1% 급등하면서 배럴당 112.12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럽연합(EU)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수입 금지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이 유가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EU 고위 외교관을 인용해 EU가 러시아에 대한 5차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여기에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열린 EU 외무장관 회담에서 리투아니아와 아일랜드 측은 러시아 에너지 제재안을 지지했으나 독일과 네덜란드 등이 반대 의사를 표명해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앞서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자 WTI 가격이 배럴당 13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기도 했었습니다.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선 ‘극과극’에 해당하는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월가에서 대표적으로 비관론을 펼치는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크 윌슨은 투자자 노트에서 “지난주의 상승세는 단지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했다”며 “아직 하락장이 끝나지 않았고, 정말로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위 ‘저가 매수(buy the dip)’에 반대 되는 ‘랠리 때 매도하라 또는 반등 때 매도하라(sell the rip)’는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모건스탠리의 전략가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마이크 윌슨은 아직 하락장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충분히 현재 주가와 밸류에이션에 반영돼 있지 않을 수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았으며, 성장과 실적에 대한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반면 월가에서 대표적으로 낙관론을 펼치는 JP모건은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저가 매수’할 때라는 것입니다. 앞서 JP모건의 전략가인 마르코 콜라노빅은 “버블이 있었던 섹터의 조정은 이제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몇 주 안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콜라노빅은 “시장은 조만간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될 것”이라며 올해 강하게 조정받았던 성장주에 주목하라고 했었습니다.

한편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가 마크 모비우스는 CNBC 인터뷰에서 미 연준이 인플레를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6~7%까지 올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금리와 주가는 상관 관계가 크지 않았다며, 금리 상승이 주가를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대신 인플레에 대응하는 투자를 하라고 권했습니다. 가격을 전가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 안개 속 공급망 병목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NABE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 문제가 계속될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 인플레이션 전망이 “크게 악화했다”라며 이번 전쟁과 서방의 제재로 공급망 차질이 더 악화하고, 이는 상품 가격에 연계된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렇게 광범위한 규모로 원자재들이 상당한 시장 혼란을 겪은 최근의 사례는 없다”라며 1970년대 유가 충격에 따른 경험을 지적하며, “이는 달갑지(happy) 않은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실제 기업들은 실적 발표 시즌에서 공급망 우려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호소했습니다.

시장 정보 업체인 팩트세트가 작년 12월 15일부터 3월 14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컨퍼런스 콜(전화 회의) 때 ‘공급망’을 언급한 횟수를 따져 봤습니다. 그 결과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때 ‘공급망’을 언급한 횟수는 358건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 5년 평균인 187건보다 훨씬 많은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언급이 많았던 작년 3분기 실적 발표 때 나왔던 362건보다 다소 적은 수준입니다.

S&P500 기업들의 컨퍼런스 콜에서 공급망을 언급한 횟수 추이. /자료=팩트세트

업종별로 보면 산업재가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의외로 정보기술도 57건으로 높은 횟수를 기록했습니다. 업종 내 전체 기업 중 ‘공급망’을 언급한 기업 비중은 필수 소비재가 100%로 가장 높았고, 소재 산업이 96%로 역시 높은 비중이었습니다.

이 같은 공급망 문제 호소는 기업 실적에도 악재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망 병목은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팩트세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S&P500 기업의 1분기 순이익 마진 전망은 현재 12.1%입니다. 작년 말에 추정했던 12.4%보다 전망치가 떨어졌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 증가율 전망도 4.8%로 작년 말에 추정했던 실적 증가율 전망치 5.7%보다 낮아졌습니다.

기업들이 내놓는 실적 가이던스도 부정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현재 S&P500 기업 중 95개가 1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냈는데, 66곳이 부정적인 가이던스였습니다. 부정적인 가이던스 비율은 69%로 5년 평균인 60%보다 높습니다.

다만 글로벌 병목 현상은 과거보다 나아졌다는 지표가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 뉴욕연준이 집계하는 글로벌공급망압력지수는 2월 현재 3.31을 기록해 작년 12월 4.50으로 정점을 찍은 후에 2개월 연속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월24일 시작됐던 것을 감안하면 3월에는 다시 상승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공급망압력지수 추이. /자료=뉴욕연준

한편 공급망 병목 현상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기록하면 주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나이키는 이날 장 마감 후에 지난 2월로 끝나는 분기에 주당순이익 87센트, 매출 108억7000만 달러를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시장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주당순이익 전망 71센트, 매출 105억90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입니다. 나이키는 그간 베트남 등의 공장이 코로나로 제대로 운영 되지 않고 공급망에 문제가 있어서 매출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이를 불식시킨 것입니다. 나이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 때 6%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서 나이키 주가는 공급망 우려로 올 들어 20% 넘게 하락했었습니다.

나이키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5월 금리 결정 회의 테이블에 0.5% 포인트 인상안이 올라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통상적인 금리 인상 폭보다 큰 ‘빅스텝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평소와 다른 연준의 행보는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추이를 잘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월가에서 향후 주가 전망이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저가 매수 기회라고도 하고, 차익을 실현할 때라고 보기도 합니다. 그만큼 시장에 출렁임이 강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리스크 관리와 방어 전략을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셋째, 월가에서 공급망 병목에 대한 우려가 여전합니다. 좀 풀리는 가 싶더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공급망 병목은 기업 실적에 악재가 되니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