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23% 상승한 3만4480.76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23% 오른 4411.67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33% 상승한 1만3614.78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8.4% 급등한 배럴당 102.9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월가의 안도 랠리’, ‘블랙록 “아직 바닥 아니다”’, ‘전쟁이 바꾼 에너지 시장’을 꼽았습니다.
미국 연준이 16일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월가는 이미 예상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행보라고 판단하고 랠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크레디스위스의 글로벌 투자 위원회는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바꿨습니다.
다만 반대 의견도 많습니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지금부터 5월 FOMC까지는 증시에 랠리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방송에서 금리 인상 이후 주가 전망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월가의 안도 랠리
월가 3대 지수가 미국의 3년3개월만의 첫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틀 째 ‘안도 랠리’를 보였습니다. S&P500은 금리 인상 하루 전인 15일부터 사흘간으로 따지면 5.7%가 올라 2020년 11월 이후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전날 미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쳤습니다. 2020년 4월 코로나 팬데믹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제로(0) 금리’로 낮췄던 기준 금리를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0.25% 포인트 올렸습니다. 또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까지 기준 금리를 중간값 기준으로 연 1.9%까지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올해 5월, 6월, 7월, 9월, 11월, 12월 등 여섯 차례 FOMC가 남아 있는 만큼 남은 모든 회의에서 0.25% 포인트씩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 번은 0.5%포인트의 ‘빅스텝’으로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5월부터 연준이 보유한 9조 달러에 가까운 채권 규모를 줄이는 양적긴축을 시작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런 연준의 신호는 인플레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매파’적인 성향이 강한 것입니다. 원래는 월가가 깜짝 놀라면서 주가가 하락해야 할 정도의 뉴스입니다.
하지만 월가는 이미 예상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행보라고 판단하고 랠리를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로이트홀드 그룹의 최고 투자 전략가인 짐 폴센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는 분명히 ‘소문에 팔고, 뉴스에 사라’라는 얘기다”라고 했습니다. 월가 격언에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게 있는 데 이번에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올해 긴축 정책을 시작한다는 것을 작년부터 여러 차례 공언 했고, 이달 초에는 의회에서 이번에 0.25% 포인트 올린다는 강력한 신호를 주기도 했습니다. 또 매파 성향의 연준 위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은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언급해서 시장에 예방 백신 주사를 놓기도 했습니다. 이에 골드만삭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월가 금융회사들이 3월 FOMC에 앞서 올해 0.25%포인트씩 7차례 금리 인상(3월을 빼면 6차례)을 전망하고 있었습니다.
월가에서는 과거 금리 인상기 사례를 들어 금리 인상 시기에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적지 않습니다. 예컨대 2004년 6월에서 2006년 6월의 금리 인상기 때는 기준 금리를 17차례 올렸지만, S&P500은 약 12% 상승했습니다. 또 2015~2018년 금리 인상기 때는 9차례 올렸는데, S&P500은 약 21%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과거 금리 인상기를 더 고려하고 첫 금리 인상 후 30일만 따지면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CFRA에 따르면, 1987년 이후 금리 인상기 때 첫 금리 인상 후 한 달 동안 S&P500은 평균 3.1% 하락했습니다. 1987년 이후로 따진 것은 이 때부터 미 연준이 투명하게 금리 인상을 알려 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아직 시장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해결 기미가 보인다고 하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원자재 가격 급등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8.4% 급등하면서 배럴당 102.98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사흘 만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 대에 복귀한 것입니다.
또 러시아의 외화 표시 대외 채권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도 여전합니다. 16일 1억2000만 달러의 이자 지급을 두고도 러시아는 줬다고 하고 해외 채권자들은 못 받았다고 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6300억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서방 제재로 절반 가까이 묶여 있는 상황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러시아의 디폴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는데,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무조건적인 봉쇄를 확대해서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 블랙록 “아직 바닥 아니다”
월가에선 이틀 째 안도랠리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시장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6일 CNBC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에 더 많은 하향 리스크가 있다”며 “평소보다 현금을 더 보유해야 할 때”라고 했습니다.
미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아직은 주식 시장에 불확실성이 많다고 보는 것입니다. 릭 리더는 “주식 시장이 지금보다 더 현저하게 하락한다면 좋은 매수 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직은 바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릭 리더는 올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 2.5%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존에 연 2~2.25%를 전망했다가 높인 것입니다.
릭 리더는 인플레가 경제에 걸림돌이 되면서 성장률이 둔화될 리스크도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런 리스크 때문에 연준이 궁극적으로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했습니다. 릭 리더는 일단 연준이 금리를 연 1%까지 올린 후에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늦은 봄이나 초여름쯤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습니다.
한편 블랙록 투자 연구소는 이달 초에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내면서 비중확대 중에서 단계를 한 단계 더 높였습니다. 6~12개월 앞으로 내다볼 때 미국 주식이 여전히 유망하다는 것입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브리지워터의 캐런 카니올 탬부어 공동 투자책임자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주식과 채권 시장이 미 연준이 인플레와 싸우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와중에도 경제 확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마술 시나리오’에 베팅을 하고 있다”며 “역사를 본다면 이는 그다지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습니다. 카니올 탬부어는 현재 경제와 금융 상황이 고물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1970년대와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1970년대 미국은 오일쇼크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카니올 탬부어는 투자자들은 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해 물가연동채권과 원자재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습니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지금부터 5월 FOMC까지는 증시에 랠리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한편 크레디스위스의 글로벌 투자 위원회는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바꿨습니다. 크레디스위스는 작년 12월 금리 인상 우려가 미국 금융 시장에 드리우고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봉쇄 우려가 커진다면서 미국 등 글로벌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바꿨는데, 3개월만에 다시 ‘비중확대’로 의견을 뒤집은 것입니다. 크레디스위스는 주식에 대한 자산 배분은 ‘비중확대’로 투자의견을 높이면서, 선진국 주식 중에는 미국을, 신흥국 중에서는 중국을 투자처로 꼽았습니다.
크레디스위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마이클 스트로백은 투자자 노트에서 “미 연준의 신중함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은 시장이 경제 전망을 소화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비록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기는 하지만, 희망이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라고 했습니다.
◇ 전쟁이 바꾼 에너지 시장
우크라이나 사태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투자 아이디어를 신종민 텍톤투자자문 주식운용본부장과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U(유럽연합) 집행부는 2030년 이전에 러시아산 화석연료에서 유럽을 독립시킬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독일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 당초 2050년까지 달성하기로 한 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2035년까지 15년 앞당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미국은 지난 2월 25일 뉴저지 앞 바다와 뉴욕 만(New York Bight) 지역에 대한 사상 최대 풍력 프로젝트 입찰을 진행했습니다. 6개 기업에 43억7000만 달러(약 4조9000억원)에 임대권을 매각했습니다. 개발이 완료되면 총 7기가와트급의 해상풍력발전소가 생기게 되고, 미국 200만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게 됩니다. 미국은 2025년까지 총 30기가와트의 해상풍력발전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3월 8일 러시아산 원유, 가스, 석탄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화석연료에 대한 대안으로 풍력, 태양광의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신재생에너지 설비 및 기술 투자 관련 세금을 일부 공제해주는 미국 BBB(더 나은 재건) 법안의 통과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당시 오바마 정부가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리면서 전력발전시장에서 석탄을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발전의 70%가 가스와 석유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1년 기준 12%입니다. 미국은 가스와 석유를 모두 자체 생산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이번 우크라이나사태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전세계적인 기후협약,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더 빨라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속도에 발맞춰가야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205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38%까지 높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미국 신재생에너지의 30%가 풍력, 12%가 태양광입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려 가기 위해서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를 더 지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에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과 함께 탄소중립, ‘Buy American(미국 제품 구매)’을 천명하며 해외 기업들에게 미국에 신재생발전소를 지을 때 최대한 미국 기업들의 제품을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관련 기업들이 많지 않고 제품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해외 기업들에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신재생발전소 건설이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태양광 셀모듈의 90%, 풍력 터빈의 50% 이상을 중국기업들이 점유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에서 미국 기업들이 배터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시장 전망은 분명히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또 각국의 정책과 맞물려 있어 어떠한 기업들이 수익을 거둘지 더 세밀한 분석과 향후 흐름에 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한편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해상풍력 시장에도 주목해 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코로나 이후 미 연준의 첫 금리 인상에도 월가가 랠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미 금리 인상이 예고돼 미리 주가 하락 요소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시장에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위험 요소도 잘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향후 주가 전망을 두고 월가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장에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입니다. 올해는 기대 수익률을 좀 낮추고 리스크도 관리하는 투자 전략을 짜는 게 좋아 보입니다. 셋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산업에서 신규로 떠오르는 분야는 어디인지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