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가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한 주간 1.99% 하락해 11일 3만2944.1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한 주간 2.88% 떨어져 11일 4204.31을 기록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한 주간 3.53% 하락해 1만2843.81에 지난 주를 마감했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1일 연 2%를 기록해 한 주간 0.26%포인트 올랐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이번 주 주목해 봐야 할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로는 ‘첫 금리 인상 카운트다운’, ‘경기침체 확률은’, ‘바닥이냐 아니냐’를 꼽았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15일과 16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엽니다. 이번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확실시됩니다. 금리 인상 폭은 0.25%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에서 자세한 내용과 이후 대비법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첫 금리 인상 카운트다운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오는 15~16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 예정입니다. 이번에 2020년 3월 미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된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확실시됩니다. 금리 인상 폭은 0.25%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때 월가에서 ‘빅스텝’ 인상론이 퍼졌지만 최근엔 잠잠해졌습니다.

이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앞서 여러 차례 올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월초 의회에서는 올해 통화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3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금리를 올리게 되면 2015~2018년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렸던 201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만에 금리를 올리는 것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3일 의회에서 통화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금리 인상은 경제의 과열을 막기 위해 긴축을 할 때 쓰는 정책입니다. 금리가 올라 고통받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라고 알려 주는 것입니다. 다만 금리 인하의 경우에는 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정책이라서 ‘서프라이즈’로 발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파월 의장이 미리 금리 인상을 예고를 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통화정책의 커뮤니케이션 관련해서 재닛 옐런 현 재무장관이 연준 부의장 시절이던 2013년 재미 있는 비유를 한 적이 있습니다. 옐런의 말입니다. “어느 날 도로를 확장한다는 뉴스는 오늘의 교통 상황을 개선하거나 바꾸지 않는다. 그렇지만 오늘의 통화정책 뉴스가 효과적인 것은 중기적으로 어떤 정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를 바꿔주면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단순한 뉴스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금융 시장의 금리에 대한 전망과 기대를 바꿔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예고된 금리 인상이라서 이미 월가 주가에 대부분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시장 금리를 바탕으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추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3월의 기준 금리 ‘0.25% 포인트’ 인상 확률은 94.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청색)과 0.5%포인트 인상할 확률(노란색)의 추이. /자료=에드워드존스

월가가 주목하는 건 앞으로 연준의 긴축 경로입니다. 연준은 올해 금리를 올리고,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을 시작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명확한 ‘시간표’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FOMC에서 어느 정도 시간표가 나올 지 주목해 봐야 합니다.

연준은 3월, 6월, 9월, 12월 FOMC에서 회의 참석자들의 향후 기준 금리 전망을 표시한 ‘점도표’를 내놓습니다. 이 점도표를 갖고 올해 연준이 몇 차례 금리 인상을 생각하고 있는 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작년 12월 FOMC에서는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 신호를 줬습니다.

최근 연준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책무 중에서 물가 안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년 만의 최고인 7.9%를 기록한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면서 앞으로 몇 달 간 물가가 8~10%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 강해질 지가 관심사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달 초 의회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거나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어느 한 회의나 여러 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25bp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 놨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인플레 대응을 강하게 해야 한다는 연준 내 매파들은 이미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1%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파월 의장이 의회에서 양적긴축을 어떤 속도로 진행할지는 이달 FOMC에서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양적긴축의 시간표도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의 금리 인상보다는 향후 금리 인상 추이나 양적긴축 시간표를 보고 시장이 출렁일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 경기침체 확률은

골드만삭스가 최근 미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낮추면서 내년까지 경기침체 가능성이 최대 35%에 달한다고 제시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을 1%에서 0.5%로, 2분기는 2.5%에서 1.5%로 낮췄습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2%에서 1.75%로 낮췄습니다. 현재 월가의 올해 성장률 전망 컨센서스는 2.7%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이 미국 소비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 보고서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와 가계가 소득의 많은 부분을 식품과 휘발유에 쓰게 되면서 지출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 가계가 부담을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에 하방 리스크가 되고, 경기침체에 빠지게 될 확률을 대략 20~35% 정도로 높이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골드만삭스

미국 정부는 올해 인플레가 높을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경기침체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소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입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1일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이 “또 한 해 매우 불편하게 높은 인플레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지난 1월에는 몇 개월 후에 인플레가 낮아질 수 있다고 했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으로 그런 전망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됐다고 책임을 돌렸습니다. 다만, “미국에 침체가 올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고용 시장이 견고하고, 미국 가계가 재무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입니다.

실제 미국 경제에서 침체가 나타날 수 있는 지 지표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월가에서는 세 가지 지표를 중요하게 봅니다.

우선, 뉴욕연방준비은행에서 만든 경기침체 가능성 모델에서 나오는 지표입니다. 3개월 금리와 1년 금리의 차이를 가지고 12개월 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식입니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으면 경기가 침체로 간다는 과거 경험에 기초한 분석입니다. 이 확률이 30% 이상을 넘어가면, 1년 후에 실제 경기 침체가 왔습니다. 1990년, 2001년, 2007년, 2019년에 실제로 맞았습니다. 예컨대 2019년 5월 30%가 넘기 시작했는데, 코로나 위기로 그 다음해에 경제 침체가 닥쳤습니다. 그런데 현재 뉴욕연준이 집계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6% 쯤입니다. 3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인 것입니다.

장단기 금리 차이로 분석한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 확률 추이. /자료=뉴욕연준

둘째, 샴 리세션(침체) 지표입니다. 연준의 이코노미스트였던 클라우디아 샴이 2019년 제시한 지표입니다.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앞선 1년 내 가장 낮았던 실업률보다 0.5% 포인트 높아지면 경제가 침체에 들어서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것도 과거 경기 침체기와 잘 맞아 떨어집니다. 그런데 2월 현재 샴 리세션 지표는 -0.13%포인트입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이 지표로 보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샴 리세션 지표 추이. 최근 3개월 실업률 평균이 지난 1년간 가장 낮은 실업률보다 0.5%포인트 높으면 침체라고 판정한다. 현재 지표는 -0.13%포인트이다. /자료=미 연준

셋째, 전년대비 원유 가격 상승률입니다. 경험 법칙인데,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 전년보다 90% 이상 오르면 경기가 침체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1970년대 초 오일 쇼크 때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나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원유 가격이 지정학적인 요인이 없어도 상승한 2000년, 2007년의 경우에도 1년 후에 미국 경제는 침체로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현재 WTI 가격은 배럴당 109달러 쯤으로 1년 전에 비해 44% 쯤 상승한 수준입니다. 이 기준으로도 아직은 침체에 들어갈 수준은 아닌 것입니다.

◇ 바닥이냐 아니냐

다우 지수가 주간으로 따져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우는 연초 이후 9.3% 하락했습니다. S&P500은 2주 연속 하락했지만, 연초 이후로 보면 11.8% 떨어져서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진 ‘조정’ 국면에 여전히 있습니다. 나스닥은 연초 이후로 17.9% 하락했고, 작년 11월 고점 대비로는 20% 이상 떨어진 ‘베어 마켓(약세장)’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월가에서 올해 대표적으로 비관적인 입장이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전략가 사비타 서브라마니언이 현재 조정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서브라마니언은 11일 투자자 노트에서 “현재의 주가 조정은 과도하다. 2020년 3월의 베어 마켓(약세장) 이후에 10% 이상의 S&P500 조정은 보지 못 했다. 1930년 이후 10% 이상의 조정은 한 해에 한 번 정도 일어났고 10% 이상 떨어진 바닥에서 반등하기까지 평균 54 거래일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S&P500은 지난 1월3일 사상 최고점 이후 46거래일이 지난 상황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략가 사비타 서브라마니언. /뱅크오브아메리카

서브라마니언은 또 “S&P500이 정점에서 12% 떨어졌다는 것은 대부분의 거품이 제거됐다는 것”이라며 “주식 시장은 지정학적인 쇼크를 대부분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습니다. 서브라마니언은 앞선 지정학적 이벤트의 경우 통상 7~8% 정도 하락을 반영했는데, 이번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는 2월 초부터 반영되기 시작해서 S&P500을 9% 쯤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습니다. 바닥에 가까이 왔다는 얘기입니다.

또 과거 데이터를 보면, 주가가 한 때 ‘조정’에 들어갔다고 해서 반드시 올해 전체 주가가 하락세로 마무리된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JP모건 집계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연중 하락폭의 평균은 14%에 달하지만, 42년 동안 32번(76%) 연간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주가가 10% 이상 조정 받는 게 드문 일이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연간으로 따져 하락하는 것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S&P500의 연중 하락폭과 연간 주가 상승률 추이. /자료=JP모건

하지만 역시 월가에서 올해 주가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이었던 모건스탠리는 앞서 여전히 바닥은 아니라는 견해입니다. 지난 주 모건스탠리는 증시가 반짝 상승하는 ‘안도 랠리’가 올 때마다 주식을 팔아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향후 6~8주 동안 하향 리스크가 남아 있을 것”이라며 “언제 끝날지 어디까지 하락할지 모르는 ‘베어 마켓(약세장)’에 확실히 다가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월가에서는 올해 주가 전망을 낮추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올해 S&P500 전망을 기존 4900에서 4700으로 낮췄습니다. 5100에서 4900에서 낮춘 지 한 달도 안 돼서 다시 낮춘 것입니다. 코스틴은 기업 실적 전망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주가 전망도 낮춘다고 했습니다. 코스틴은 올해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은 전년보다 5% 오른 221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전년 대비 8% 상승한 226달러보다 낮아진 것입니다. 다만 여전히 올해 주가 전망은 현재 시점보다는 12%쯤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미국 주식 전략가. /골드만삭스 트위터

이밖에도 시티가 올해 S&P500 전망을 5100에서 4700으로 낮췄고, 에버코어는 5100에서 4800으로 낮췄습니다. 야데니 리서치 같은 곳은 4000으로 지금보다 5% 더 떨어진다고 보기도 합니다.

한편 미국의 서머타임이 실시됩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 개장은 한국 시간으로 보면 오후 10시반부터 오전 5시까지로 바뀝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첫 금리 인상 단추를 누를 준비가 끝났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크지만, 일단 긴축으로 간다는 정책 방향은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긴축의 폭과 속도입니다. 파월 의장의 입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빠른 인플레로 인해 미국 경기가 침체가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미국 경기는 기업 실적과 연결이 됩니다. 또 실적은 주가에 반영됩니다. 미국 경기가 침체에 들어가는 신호는 무엇이고 현재 상태는 어떤지 점검해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월가 주가가 연초 이후 많이 떨어진 만큼 바닥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 주가의 출렁임은 강해집니다. 초보 투자자들은 안전벨트를 꽉 매고 있으면서도 전문가들이 어떤 얘기를 하는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