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76% 하락한 3만3294.95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55% 떨어진 4306.26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59% 하락한 1만3532.46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8% 급등한 103.4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201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우크라이나, 세 가지 질문’, ‘’파월 한 마디’ 기대’, ‘워런 버핏의 버팀목’을 꼽았습니다.
워런 버핏이 자신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주주서한을 최근 공개했습니다. 버핏은 서한에서 작년 S&P500 상승률을 넘어선 수익률과 투자해서 좋은 성과를 거둔 주식 종목을 소개했습니다. 영상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우크라이나, 세 가지 질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월가 증시를 계속 짓누르고 있습니다.
폴 도노반 UB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싸고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IO)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 세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러시아가 국제 결제망에서 배제되는 게 경제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는 러시아 일부 은행을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했고, 미국과 EU는 러시아중앙은행과 거래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EU는 일단 7개 러시아 은행을 SWIFT에서 배제하기로 했는데,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뱅크와 가즈프롬뱅크 등은 제외했습니다.
이런 조치는 범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러시아 은행과 기업들이 해외와 거래를 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러시아 은행, 기업들과 거래하는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 정도로 크지 않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세계 경제의 20%쯤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인플레이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입니다. 오히려 이게 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보다 더 클 수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상승은 기업 실적을 갉아 먹기 때문입니다.
이날 서부텍사스유(WTI)는 종가 기준으로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는 8% 가까이 급등하면서 배럴당 103.4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2014년 7월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장중 한 때 11%올라 배럴당 106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연초부터 따지면 36%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는 것입니다.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어려워지면, 글로벌 시장에 전반적인 원유 공급 위축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입니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공급 부족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2분기 브렌트유 기준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합니다. 상황이 악화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도 관측합니다. 골드만삭스는 125달러, JP모건은 115달러를 전망했습니다.
이밖에 이날 국제 밀 가격도 5.4% 급등한 부셸(약 27kg)당 9.8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08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국제 밀 거래에서 러시아는 17%, 우크라이나는 12%를 차지합니다.
폴 도노반 UBS 이코노미스트는 원자재 가격이 소비자물가의 15% 정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일시적으로 급등한 유가가 하반기에 하락하면 오히려 물가 안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해치우스는 27일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인플레 전망을 기존 3.1%에서 3.7%로 높였음. 내년 인플레 전망도 기존의 2.2%에서 2.4%로 올렸습니다.
한편에선 미국으로서는 유가나 천연가스 가격 급등을 우려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이후 회복해서 최근에는 2018년 말 수준인 하루 1100만 배럴 수준까지 생산이 복구됐습니다. 유가 상승세가 셰일 오일 생산을 자극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막혔던 공급망 병목 등이 풀리면서 생산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미국에너지정보청은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이 올해 역대 최고를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합니다.
셋째, ‘미 연준의 대응은 어떻게 될 것인가’입니다.
일단 연준 고위 인사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서 긴축 정책의 큰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 얘기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금융시장의 긴장감을 덜어주기 위해 긴축의 속도나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월가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인플레가 더 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긴축의 강도를 세게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그러나 긴축의 강도를 높이면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딜레마 상황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는 미국 인플레 전망을 올리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회수 전망도 내년에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올렸습니다. 올해는 7차례 인상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미 연준이 기준 금리를 연 2.75~3%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한 것입니다. 하지만 폴 도노반 UBS 이코노미스트는 임금-물가의 악순환이 벌어지지 않는 한 미 연준이 현재보다 긴축 강도를 더 높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파월의 한 마디’ 기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시장에서 3월 ‘빅스텝’ 인상론은 힘이 확 빠지고 있습니다. 시장금리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추정하는 시카고 상품 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3월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금리 동결 확률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1일 3월 FOMC에서 금리 동결 확률은 9.9%였고, 0.25% 포인트 인상 확률이 90.1%였습니다.
시장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주 연 1.9%대였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연 1.7%대로 급락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 하락한 연 1.72%를 기록했습니다. 안전자산인 국채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채권 가격 상승(금리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월가는 이번 주에 미 연준의 긴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큰 이벤트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3일 하원, 4일 상원에서 발언이 예정돼 있습니다.
미국은 1978년 제정된 험프리-호킨스 법(완전고용과 균형성장법)에 따라 연준 의장이 1년에 두 차례 의회에서 경제 상황과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고 의회에 출석해서 그 내용을 설명해야 합니다. 이 보고서는 험프리-호킨스 보고서, 의회 발언은 험프리-호킨스 증언이라고 합니다. 파월 의장은 이번에 올해 험프리-호킨스 증언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만큼 의회에서 통화정책을 상세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올해 긴축 정책 방향의 골자가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쳐서 미 연준의 긴축 정책 방향이 어떻게 될 지가 큰 관심사입니다.
한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28일 하바드대 학생들과의 온라인 토론에서 “월간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 폭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인플레가 지속된다면 3월에 0.5%포인트 인상도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보스틱 총재 자신은 “3월 회의에서는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는 15~16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2월 소비자물가는 오는 10일 발표됩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전년 대비 7.8% 오르고, 전달 대비 0.7% 오를 것으로 월가에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1월의 전년 대비 7.5%, 전달 대비 0.6% 보다 더 높아지는 것입니다.
보스틱 총재의 말은 3월에 0.5%포인트를 올리는 소위 ‘빅스텝’ 인상론이 연준 테이블에 아직은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준 이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공개적으로 ‘빅스텝’ 인상론을 얘기하고 있는 가운데, 보스틱 총재도 여전히 테이블에는 있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입니다. 이 같은 매파 성향 연준 위원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빅스텝’ 인상론은 월가에서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하고 있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 워런 버핏의 버팀목
워런 버핏이 자신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주주서한을 지난달 26일 공개했습니다. 주주서한은 증권 감독 당국에 보고하는 분기 보고서인 13F와 달리 단순한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버핏의 투자 철학이 들어 있습니다.
버핏은 주주서한에서 “찰리(부회장 찰리 멍거)와 나는 종목 선정 투자자(stock-picker)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꼽는 투자자(business-picker)”라고 하면서 주식을 사는 이유는 장기적인 비즈니스 활동에 대한 전망에 바탕을 둔 것이지 주식을 시장 움직임을 따라잡는 매개로 보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투자할 비즈니스는 지속가능한 경제적 이점이 있는 지와 일류 최고경영자(CEO)를 보유하고 있는 지를 본다고 했습니다.
1965년 버크셔 해서웨이 설립 이후 연평균 수익률은 20.1%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S&P500의 배당까지 감안한 총수익률 10.5%의 거의 배에 달합니다. 작년 수익률은 29.6%로, S&P500 총수익률 28.7%를 제쳤습니다. 근래에 성장주가 주목을 받으면서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버핏의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보다 저조했지만, 2018년 이후 처음 시장 수익률을 넘어선 것입니다.
버핏은 스스로 투자에 버팀목이 되는 ‘네 가지 거인’이 있다고 주요 투자처를 소개했습니다. 투자 포트폴리오만 보면 간과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네 가지 거대 투자처에서 인플레 방어적인 성격을 강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보험 사업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자동차보험사 가이코 등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보험은 경제 성장과 인플레에 따라 매출이 늘고, 절대로 사양화하지 상품이라는 것이 투자 포인트입니다. 또 보험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를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는 투자금으로 활용해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금 유입액이 작년에 90억 달러에 달했다고 합니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전체에 현금으로 1440억 달러를 갖고 있는데, 좋은 사업을 사서 현금을 소진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현재 시장에는 그만한 기회가 없다는 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둘째는 애플입니다. 애플은 지분 5.6%를 보유하고 있는데,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중 가장 비중은 큽니다. 작년에 애플 지분 0.1%는 애플의 순이익 1억 달러를 나눌 수 있는 있는 좋은 투자라는 설명입니다. 버핏은 2016년부터 애플에 투자를 했습니다. 그간 310억 달러를 투자해서 투자 가치가 5배 넘는 1600억 달러로 불어 났습니다. 버핏은 애플 CEO(최고경영자) 팀 쿡의 경영 능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특히 애플 제품 사용자를 최우선으로 삼고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펴는 것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셋째는 철도 회사 BNSF입니다. 100% 자회사입니다. 미국의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철도 운송이 트럭에 비해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작년에만 BNSF가 60억 달러의 기록적인 수익을 가져왔다고 했습니다.
넷째는 에너지 부문인 BHE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BHE의 지분 91%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40억 달러의 이익을 냈습니다. 2000년엔 1억2000만 달러 이익을 냈는데 20여년만에 30배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이밖에 버크셔의 새로운 투자처로 눈에 띄는 게 2020년에 투자한 일본의 종합상사들인 이토추(매입비용 21억 달러), 미쓰비시(21달러), 미쓰이(16억달러)입니다. 이들은 자원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투자 수익률이 회사별로 23~37%에 달합니다. 인플레를 예견한 자원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제유가 급등을 불러 오고 있습니다. 월가는 유가 급등이 기업의 실적을 갉아 먹고 인플레 급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불러올까 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반짝’ 상승세가 보인다고 성급하게 움직이기 보다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둘째, 월가가 물밑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입니다. 올해 긴축의 강도가 얼마나 될지 가늠해 보고 있는 것입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말을 면밀하게 점검해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자신의 핵심 투자처를 소개했습니다. 버핏은 하루하루의 주가에 목매는 투자 스타일이 아닙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투자자는 어떻게 움직이는 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