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28% 상승한 3만3223.83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5% 오른 4288.70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3.34% 상승한 1만3473.59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연 1.96%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울다 웃은 월가 증시’, ‘3월 금리 인상은 그대로’, ‘테슬라는 왜?’를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울다 웃은 월가 증시
이날 다우지수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 때문에 장중 한 때 859포인트 빠지면서 ‘조정’ 국면에 들어갔었습니다. 조정 국면은 고전 대비 10% 주가가 빠지는 것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장 막판에 전날보다 91포인트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S&P500과 나스닥도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S&P500은 오전에 2% 넘게 하락했다가 1.5%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의 경우에는 오전에 3.5% 가까이 급락했다가, 3.3% 급등해서 마감하는 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다우와 나스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하락세가 닷새간 이어진 후에 엿새 만에 반등한 것입니다.
이날 월가를 울다 웃게 만든 것은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입니다. 러시아가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하면서 전면전 상황이 불거졌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긴급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작전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외에도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러시아의 공격이 동시다발로 이뤄졌으며, 우크라이나는 ‘전면전 발발’로 규정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의회에 국가 총동원령 발령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침공을 시작한 후 9시간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포위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월가 분위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을 챙기기 보다는 그 다음 수순이 뭘까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것인지 현재 수준에서 제한될 것인지를 따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각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는 주장이 나왔고, 결국에는 이런 주장이 장 마감 즈음해서 시장을 압도했습니다.
증권사 이토로의 캘리 콕스 미국 투자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1990년대 이후 공포와 불확실성이 최근 같은 수준으로 높아졌을 때, S&P500은 이후 12개월 동안 평균 18% 상승했다”며 “공포를 소화하고 ‘안도 랠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월가 일각에서는 “현금을 갖고 있다면 지금이 저가 매수에 나설 때다”라는 말도 나온다고 합니다.
웰스파고의 폴 크리스토퍼 글로벌 시장 전략 대표는 이날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식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팔지 말고 인내심을 가질 때”라고 했습니다. 그는 아직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주가에 완전히 반영돼 있지는 않고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가 소련 시대와 같이 완충 역할을 하는 주변국들을 질식시키는 식의 접근을 할 정도의 경제적 자원을 갖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미 전면 침공까지 한 상황에서 갈등이 현재 수준보다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것입니다.
이날은 그 동안 많이 빠졌던 테크주에 대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주가 흐름이 안 좋았던 메타가 4.6% 급등했고, 넷플릭스도 6.1%나 올랐습니다. 애플(1.5%), 아마존(4.5%), 알파벳(3.9%), 마이크로소프트(5.1%) 등 빅테크 주식들의 주가 상승률이 돋보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 연준의 긴축 정책 강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테크주 등의 주가 반등에 도움을 줬습니다.
한편에서는 비관론도 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글로벌 전략가인 빈키 차다는 CNBC인터뷰에서 “시장이 생각하는 최악의 경우보다 더 나빠 보인다. 추가적으로 5~6%의 하락으로 인해 주가가 20% 가까이 떨어지거나 ‘베어 마켓’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월가 증시에서 걱정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의 인플레가 확대되고 그로 인한 경기침체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상황입니다.
이날 국제유가는 한 때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장중 한 때 9% 이상 폭등하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 배럴당 100.5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다만 전날보다 0.2% 오른 배럴당 92.6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럽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한때 배럴당 105.75달러까지 올랐으나 마감 때는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각종 원자재 가격도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35%로 높은 유럽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한때 56%나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알루미늄 가격은 3% 이상 급등하면서 톤당 3450달러를 터치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니켈 가격도 10년 여만의 최고 수준인 톤당 2만5000달러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플래티넘(백금) 가격은 2% 올랐고, 팔라듐 가격도 6% 급등했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팔라듐 공급의 35%, 플래티넘 공급의 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시장 점유율은 6%, 니켈은 5%에 달합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장중 한 때 3% 넘게 폭등하면서 온스당 197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는 2020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 3월 금리 인상은 그대로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하는 연준 고위 인사들이 다음달 금리 인상 방침을 고수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시장의 불안감이 크지만, 40년 만에 가장 뜨거워진 인플레에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4일 델라웨어대학이 공동 주최한 한 행사에서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있고, 이를 지정학적 사건들이 위협하고 있다”면서도 “경제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틀지 않는다면 3월에 금리를 인상하고 몇 개월 안에 추가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라고 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우크라이나 상황의 전개가 중기적인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칠 영향이 출구 전략의 속도를 정하는 데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며 “지정학적 사건이 단기 성장 전망에 어느 정도 하향 리스크를 주지만, 인플레이션 전망을 상향 시키는 리스크를 더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올해 중반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면 긴축 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전망보다 속도가 줄어든다면 하반기나 내년에 올해 상반기보다는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했습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애틀랜타연준의 전망 컨퍼런스에서 경제가 자신이 예상한 경로대로 움직인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습니다. 다만, 최근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해서 파장이 나타날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12월 FOMC에서 자신은 올해 세 차례의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고 하면서도 올해 4차례 이상 인상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메릴랜드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준이 곧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한 통화정책 경로를 바꿀 이유가 되는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바킨 총재는 “정책 정상화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바킨 총재는 “수요가 강하고, 고용 시장이 견고하고, 인플레는 높고 광범위하다”며 “이런 이유로 정상화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3월 FOMC는 다음달 15~16일 열립니다. 아직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또 다음달 초에 나오는 2월 고용, 물가 지표 등도 따져 봐야 합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과거 지정학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연준은 통화정책을 변경하는 것을 꺼려 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며 인플레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날 시장 금리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따지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을 보면, 여전히 3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은 100%입니다. 다만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13.3%로 확 떨어졌습니다. 이 확률은 한때 ‘빅스텝’ 인상론이 월가에서 퍼질 때 100%까지 가기도 했었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35% 쯤 됐었습니다.
◇ 테슬라는 왜?
전기차 세계 1위 기업 테슬라는 연초 이후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1200달러를 넘었던 주가는 한 때 800달러 이하로 하락했었습니다. 이날은 전반적인 테크주에 대한 ‘저가 매수’세에 힘 입어 4.8% 급등하면서 800달러 선에 턱걸이했습니다. 한편 연초 이후 테슬라 뿐만 아니라 전기차 업종 주식들 대부분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미국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주식시장이 조정 받고 있고, 반도체 등 부품 공급부족이 지속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의 경우 리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독일 신규 공장 승인 지연 등의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테슬라는 외부적인 이슈와는 별개로 올해 계획하고 있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독일 베를린의 신규 공장 가동이 가장 중요한 사안입니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와 중국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라고 하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생산규모는 각각 60만대와 45만대입니다. 특히 상하이 공장의 경우 2019년 12월 가동 시작 이후 테슬라의 수익성 향상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하이 공장의 부품 현지화율은 9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50만대, 독일 베를린에 50만대 규모의 공장을 신설해서 연간 200만대 이상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상하이 공장 증설을 진행 중입니다. 현재 오스틴 공장의 가동 초기 수율이 중요한 이슈이며 베를린 공장은 독일 정부의 판매 승인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 두 공장은 테슬라의 올해, 향후 실적뿐 아니라 전기차 산업의 수요와 수익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입니다.
앞서 애플은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습니다. 애플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디바이스뿐 아니라 OS(운영체계), 반도체칩, 플랫폼을 모두 내재화하면서 강력한 생태계를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현재 애플 뮤직, TV, 결제 등 서비스 매출은 애플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전기차 기업들도 자체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OS, 반도체, 클라우드를 모두 내재화했고 자율주행, 태양광, 보험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플랫폼 기업이 돼가고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상장한 전기차 기업 리비안의 경우 아마존과의 협업을 주목해야 합니다. 아마존은 리비안의 지분 18%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리비안의 EDV(Electric Delivery Vehicle)을 통해 택배를 처리하는 비중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또 자율주행서비스와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를 통한 데이터 분석을 결합해서 즉시 배송서비스, 모바일 스토어 등의 영역으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이나 친환경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의 영역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작년 글로벌 완성차 판매는 8055만대이고 이 중 순수 전기차(BEV)는 449만대입니다. 그런 만큼 전기차 산업의 성장여력을 여전히 매우 큽니다. 때문에 수많은 기업들이 전기차 산업에 뛰어들고 있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도 애플과 같이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독보적인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기업이 나올 수 있을지 전기차 대표기업들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가에 모두 반영한 후에 반등할 지 주목됩니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입니다. 다만 리스크를 감수하는 만큼 수익을 돌려 주는 게 주식 시장입니다.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을지 스스로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은 3월 금리 인상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플레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속도 조절을 할 수는 있어 보입니다. 연준의 행보를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연초 이후 테슬라 등 미국 전기차 기업들의 주가가 시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 전기차 산업 자체의 미래 전망은 밝아 보입니다. 어느 기업이 전기차에서 승자가 될 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