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9% 떨어진 3만4566.17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38% 떨어진 4401.67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24포인트 하락한 1만3790.92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2.5% 오른 배럴당 95.4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우크라이나발(發) 불확실성’, ‘골드만의 네 가지 시나리오’, ‘”양적긴축으로 인플레 잡자”’를 꼽았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S&P500 전망을 4900으로 잡으면서 향후 시장에 대해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S&P500이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베어마켓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방송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우크라이나발(發) 불확실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월가 증시를 요동치게 만들었습니다. 나토 가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와 이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갈등에 전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나스닥과 S&P500의 경우 장중 한때 러시아가 외교적인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는 소식 등으로 인해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수도 키에프에서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리비우로 이전한다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의 국경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이 급격히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미국인들에게 즉각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거듭 강력히 권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이날 CNBC에 “최근 사례를 보면, (러시아의) 크림반도의 병합 때 위험 프리미엄이 약 20bp 정도 상승했고, 주식 시장에는 약 5% 정도의 영향을 줬다”며 “이번에는 아마도 이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JP모건의 수석 글로벌 마켓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닉은 “우크라이나 분쟁 리스크는 높아졌지만, 글로벌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이고 오히려 (미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재평가를 촉발시키게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고조되면서 원유 시장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면 에너지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입니다.
이날 서부텍사스유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5% 오른 배럴당 95.4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서부텍사스유는 올 들어 20% 이상 올랐습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지속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날 이달 말까지 유가가 100달러에 도달하게 되면 미국 인플레율을 0.5%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3분기에 유가가 1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면서 이는 인플레율을 0.6%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유가 급등이 성장에 미칠 우려도 나옵니다. JP모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유가가 15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 보면서 이는 글로벌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JP모건은 올해 상반기에 글로벌 경제가 4.1%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는데, 유가가 급등하게 되면 상반기에 0.9%포인트 정도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원자재 가격도 재고가 동이 날 정도로 공급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구리의 경우 글로벌 재고는 40만t이 조금 넘는데, 이는 전 세계 소비량의 1주일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최근 구리 가격은 작년보다 20% 쯤 오른 상황입니다. 알루미늄 가격도 t당 3200달러 넘게 오르면서 1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이면 시장의 알루미늄 재고가 바닥난다”며 “알루미늄 가격이 1년 안에 t당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농산물 재고도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커피 원두입니다.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 커피 재고는 22년 사이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아라비카 선물 가격이 올 초보다 13% 상승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두 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당수에서 ‘백워데이션(선물이 현물보다 싼 현상)’을 나타내기도 하고 있습니다. 백워데이션은 현물 가격이 선물보다 비싸지는 비정상적인 현상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꼭 원자재가 필요하거나 가격이 뛸 것을 예상하고 웃돈을 주고 현물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 선물 23개 중 9개 종목이 백워데이션 상태입니다.
◇ 골드만의 네 가지 시나리오
골드만삭스는 올해 S&P500 전망을 5100에서 4900으로 내려 잡으면서 향후 시장에 대해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우선 기본적인 시나리오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은 “올해 거시 경제 배경은 작년보다 도전적이지만, 기업 실적이 늘어나는 데 따라 주가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총론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S&P500이 현재보다 11%쯤 오른 4900까지 상승할 정도의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동시에 1975년 이후 거시 경제 상황과 주가를 비교해서 보여줬습니다.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고 금리가 안정적인 상황을 보이는 ‘골디락스’ 경제 상황에서 S&P500은 연간 평균 16%가 올랐다는 분석을 제시했습니다. 성장이 더뎌지고 금리가 오르는 경우에는 주가는 8%로 상승률이 더뎌집니다. 올해 경제가 다소 더디게 성장하고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라도 주가는 상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올해 인플레이션과 미 연준의 긴축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기본 시나리오 외에 세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첫째, 인플레가 높게 유지되면서 미 연준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입니다. 미 연준의 최종 목표 금리가 월가의 예상보다 높게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음. 최근 골드만삭스는 올해 0.25%포인트씩 7차례에 걸쳐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10년 만기 국채 기준으로 연말 금리는 연 2.25%를 전망했습니다. 이런 예상에서 벗어나서 금리가 연 2.8%로 오르는 경우에는 S&P500이 12% 떨어진 3900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둘째, 인플레가 예상보다 빠르게 잠잠해지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도 전망보다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시장 금리가 연 2% 선에서 안정되게 움직이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월가 증시가 랠리를 펼치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경우에는 연말 S&P500은 24% 올라서 5500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셋째, 미국 경제가 성장이 아니라 아예 침체로 들어가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에는 S&P500이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베어마켓에 들어가면서 36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한편 코스틴은 섹터 전략으로는 기본 시나리오는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것을 제시했습니다. 산업재나 재량 소비재 등의 섹터에서도 이익이 확대될 수 있지만 공급망 문제나 구인이 어려운 점 등의 리스크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기술주와 통신 서비스는 올해 인력 확보, 영업비용, R&D 등의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양적긴축으로 인플레 잡자”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이날도 인플레를 잡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와 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해 미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으로 보유하게 된 모기지담보증권(MBS)와 국채 등을 매각하는 ‘양적긴축’을 우선 고려하자는 아이디어를 주장했습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양적긴축이 더 낫다는 아이디어입니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가 높아지면 경기 침체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양적완화로 장기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던 만큼 양적 긴축은 장기 금리를 높이는 효과를 볼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현재 미 연준은 9조 달러 가까운 자산으로 MBS와 국채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양적긴축’까지 논의한 것으로 나타나 긴축 속도가 과거보다 더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강하게 만들었고 증시를 흔들었습니다. 회의록에서는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첫 번째 금리 인상이 있은 후에 언젠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것을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동의했다”고 했습니다. 1월 FOMC 후에는 별도 성명서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은 금리 인상이 시작된 후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조지 총재는 3월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아직 논의하기에 이르다”라고 했습니다. 조지 총재는 점진적인 방식의 금리 인상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동시에 팬데믹을 둘러싼 효과 등의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급하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시리우스XM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리를 올릴 시기가 됐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어떻게 인플레이션이 움직이냐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바킨 총재는 0.5%포인트 인상에 대해 “아직 더 납득해야 한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취지로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도 13일 CBS에 출연해 “3월 금리 인상을 선호하지만, 다음 번 금리 인상은 언제가 가장 좋을 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점검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연준 내에서 비둘기파나 중도파로 분류되는데, 급격한 금리 인상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연준 내에서 인플레에 강력하게 대응하자는 매파 성향의 대표 주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인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에 출연해서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빠른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불러드 총재는 앞서 7월 이전까지 미 연준의 기준 금리를 연 1%까지 올리자고 주장해서 3월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는 발언을 했었습니다.
이날 불러드 총재는 7월 1일 이전까지 1% 포인트를 올리자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연준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내 의견은 좋은 것이고, 동료 위원들에게 좋은 의견이라는 것을 확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서 아직 자신의 의견이 FOMC에서 합의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했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1.98%를 기록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을 우려하자, 월가 주가도 춤을 추고 있습니다. 미 연준 긴축 정책의 불확실성이 월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지정학적인 불확실성이 더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럴 때는 주가 출렁임이 강해집니다. 출렁임에 어지럼을 느끼기 보다는 장기 투자 전략을 세우는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둘째,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이 뒷받침 되면 주가도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지난 몇 년과 같은 활황세는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예상과 달리 인플레 등이 움직일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셋째, 연준의 긴축 강도를 두고 연준 내에서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올해 긴축 강도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연준의 움직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