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06% 오른 3만5462.78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84% 오른 4521.54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28% 상승한 1만4194.45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1.96%를 기록했습니다.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것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매수’ 신호 나왔나’, ‘10년 금리 연 3% 간다?’, ‘테크주 차별화’를 꼽았습니다.

월가 투자자들은 최근 주가가 춤을 추자 배당을 많이 주는 배당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방어 전략을 펴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배당을 많이 주는 80개 기업으로 만든 S&P500고배당 지수가 연초 이후 지난 주말까지 2.1% 상승했습니다. 방송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매수’ 신호 나왔나

기업들의 실적 증가 기대 등으로 인해서 월가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경기 재개에 민감한 중소형주들의 지수인 러셀2000가 1.63% 오르면서 월가 3대 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상승 추세에 합류했습니다. 러셀2000은 미국에서 1001~3000위 기업들의 주가로 구성된 지수인데, 올 들어 10% 넘게 빠졌었습니다. 하지만 오미크론 우려가 줄어들면서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 숫자는 7일 현재 일주일 평균 24만7000여명으로 1월 15일 80만5000여명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미국 코로나 확진자 추이. /자료=미질병통제예방센터

좋은 기업 실적은 계속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할리 데이비슨은 주가가 15.5%나 급등했습니다. 앞서 좋은 실적을 발표한 바이오업체 앰젠도 7.8% 급등했습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8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약 300개의 S&P500 기업 중 77%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메타는 여전히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습니다. 이날도 2.1% 하락했습니다. 이날은 FAANG 주식 중에는 메타만 유일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메타는 앞서 시가총액 6위 수준이었는데, 이날은 장중 한때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에도 뒤져 8위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앞서 메타 시가총액은 버크셔 해서웨이에 추월 당했습니다. 한편 엔비디아는 반도체설계 지적재산권 기업 ARM을 소프트뱅크에서 660억 달러를 주고 사들이려던 계획이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JP모건은 주가의 거의 확실한 ‘매수’ 신호가 잡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JP모건의 전략가 미슬라브 마테즈카는 보고서에서 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지수가 1개월 이동 평균보다 50% 넘게 오르면 거의 확실한 ‘매수’ 신호라고 하면서 지난달 25일 이 조건이 만족됐다고 했습니다. 마테즈카에 따르면, 1990년 이후 VIX가 이런 신호를 보낸 것은 21번 있었는데, 이 경우 이후 6개월의 기간 동안 S&P500이 평균 9%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이런 신호가 나왔지만, 33% 하락한 예외적인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미슬라브 마테즈카 JP모건 전략가. /JP모건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여전히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BOA의 전략가 스티븐 수트마이어는 정치 사이클에 근거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올해처럼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S&P500는 평균적으로 20%의 주가 조정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첫 금리 인상 이후에 5개월쯤 후에 시장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월가 투자자들은 주가가 춤을 추자 배당을 많이 주는 배당주로 움직이는 경향도 보이고 있습니다. 방어 전략을 펴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배당을 많이 주는 80개 기업으로 만든 S&P500고배당 지수가 연초 이후 지난 주말까지 2.1%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S&P500은 5.5% 하락했습니다. 또 1월에 배당을 주는 S&P500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배당을 주지 않는 기업들에 비해 6.6%가 높아서 이 차이가 17년만에 가장 컸습니다.

에너지 기업인 엑손 모바일이나, 지역 은행인 피플스유나이티드파이낸셜 같은 회사들은 연초 이후 두 자리수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는데, 이들의 배당률은 최소 3.6%로 S&P500 기업 평균의 3배에 달합니다.  투자자들은 이 외에도 배당을 많이 주는 쉐브론, 펩시코 등의 주식을 사고 있다고 합니다.

배당 펀드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시장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1월에 배당을 주는 주식을 사는 펀드에 75억 달러의 자금을 넣었는데,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 10년 금리 연 3% 간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8일 연 1.96%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2019년 11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시장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점치는 분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 연준의 긴축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시장 금리가 ‘긴축 발작’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또 다시 시장 금리 급등에 따른 주식 매도세가 재연될 수 있어서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

현재 미 연준은 3월에 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를 줬을 뿐입니다. 그 이외에 올해 몇 번이나 금리를 올릴지, 금리 인상폭은 얼마나 될 지는 현재 안개 속에 있습니다. 작년 12월 올해 3차례 금리 인상 신호를 줬지만, 그 이후 더 매파적인 발언이 쏟아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여기에 ‘일자리 서프라이즈’로 긴축 강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시티그룹은 미 연준이 1980년대 이후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과정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 2% 선을 조만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매튜스 인터내셔널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이보다 더 높은 연 2.5%를 향해 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매튜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테레사 콩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준의 물가 목표가 2%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시장 금리는 그 위로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콩은 “실질금리는 플러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2% 아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적정 금리 수준으로 연 2.25~2.5%를 제시했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올해 최고 연 3%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은 현재 연 1.95% 선을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선에서 모기지 채권 펀드들은 포트폴리오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 국채 매도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는 것이어서 채권 펀드들은 손실을 보게 됩니다. 손실을 피하기 위해 ‘팔자’에 나선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르면 대규모 주식 매도세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기준금리에 따라 주식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지난 번에는 연 2.5%가 됐을 때 증시와 경제에 브레이크를 걸었는데, 이번에는 연 1.5%가 한계점이 될 수 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미 연준의 기준 금리는 0~0.25% 수준입니다. 연 1.5%가 되려면 기준 금리를 6차례 이상 올려야 합니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 /더블라인캐피털

금융 저널리스트인 필립 코건은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에서 과거 사례를 들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 기준으로 2% 포인트 이상 오르면 주가에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예컨대 1987년의 경우 2월 말에 연 7.2%였던 시장 금리가 9월 말에 연 9.6%로 오른 뒤 주가가 폭락한 ‘블랙 프라이데이’가 닥쳤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1998년 11월 말 연 4.4%였던 금리가 2000년 2월 말 연 6.4%를 기록한 후에는 닷컴 버블 붕괴가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코로나 위기 이후 연 0.6%까지 떨어졌던 시장 금리가 1%포인트 약간 넘게 오른 수준입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연 2.5~3% 수준으로 오르면 주가가 크게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첫 금리 인상 즈음해서는 오히려 주가가 상승 추세를 보인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첫 금리 인상 이후에 경기침체가 나타나기까지는 통상 30개월이 걸렸으며, S&P500이 정점을 치기까지는 첫 금리 인상 이후 24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정점 때까지 S&P500은 평균 36% 상승했다고 합니다.

◇ 테크주 차별화

KB증권 안소은 애널리스트와 함께 테크주 실적 발표에서 점검해야 할 점을 따져 보겠습니다.

대형 기술주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엇갈리며 미국 증시 변동성을 키웠습니다. 주가가 혼재된 이유는 실적 내용 중 향후 가이던스에 대한 기업들의 엇갈린 전망 때문입니다.

주요 테크주 실적 발표와 주가 영향. /자료=KB증권

팬데믹 이후 대형 기술주들이 누려왔던 이례적 수혜들이 약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공급망 문제와 경쟁 심화로 인한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형 기술주 대부분은 늘어난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영업마진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미국의 산업별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을 보면, 대형 기술주가 많이 포함된 정보 산업의 임금 상승세가 두드러집니다. 또 정보 산업의 구인난도 지난 12월 이후 급격하게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대형 기술주 대부분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진 악화의 강도와 회복 속도는 기업들의 대응 전략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넷플릭스와 메타는 한동안 매출증가율보다 비용증가율이 높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다른 대형 기술주들은 비용증가율과 매출증가율이 같은 경로를 그리면서 마진 부담을 상쇄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연초 월가 주가의 출렁임이 강하자 배당주로 자금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미국에선 배당을 꾸준하게 많이 주는 배당주들이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기 때문에 주가가 출렁일 때 방어주로 적합합니다.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미국 시장 금리가 연 3%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수익 기대가 높은 테크주에는 악재가 됩니다. 향후 금리 추이도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테크주 실적 발표를 뜯어 보니 비용 측면에서도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보입니다. 뭉뚱그려서 테크주로 묶어서 보기 보다는 개별 기업별로 어떤 이슈가 있는지 챙겨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