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25% 하락해 3만6398.08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3% 떨어진 4778.73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16% 하락한 1만5741.56에 마감했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연 1.52%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서학개미 최애는 테슬라’, ‘오펜하이머 vs 모건스탠리’, ‘숨은 급등주 찾아라’를 꼽았습니다.

지난 1년간 한국의 미국 시장 투자자들, 소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역시 전기차 업체 테슬라였습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1년간 한국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29억 달러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올 들어 51.7% 상승하면서 좋은 성과를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수익률 1위는 따로 있었습니다. 올해 S&P500 주식 중에서 수익률 ‘톱10′을 알아보니 셰일 원유와 가스를 개발하는 데본 에너지(197.1%)가 1위였고, 2위는 마라톤 오일(152.0%)이 차지했습니다. 다음 순위에는 모두가 아는 의외의 기업이 등장합니다. 전체 명단은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서학개미 최애는 테슬라

한 해 마지막 거래일을 하루 앞두고 월가 3대 지수가 모두 떨어졌습니다. 월가 증시는 31일에도 현지시각으로 오후 4시(한국 시간 1일 오전 6시)까지 문을 엽니다. 다만 채권 시장은 31일에는 오후 2시에 문을 닫습니다.

지난 1년간 한국의 미국 시장 투자자들, 소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역시 전기차 업체 테슬라였습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1년간 한국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29억 달러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2위인 나스닥100 지수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상장지수펀드)의 순매수가 8억 달러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한국 투자자들이 얼마나 테슬라를 좋아하는 알 수 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보유 주식 매각 등으로 흔들리기도 했지만, 올 들어 51.7%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성과를 안겨줬습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1.5% 하락했습니다.

지난 1년간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톱10'. /자료=예탁결제원

그 다음으로 한국 투자자들이 많은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엔비디아, 인베스코QQQ ETF,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SPDR S&P500 ETF, ASML 등으로 이 주식들이 한국 투자자 순매수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 투자자들은 미국 테크주들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올해 S&P500 주식 중에서 수익률 ‘톱10′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익률은 마켓워치에서 지난 29일까지 배당까지 포함한 총수익률 기준으로 집계한 것입니다.

우선 에너지 기업들이 최상위를 차지했습니다. 셰일 원유와 가스를 개발하는 데본 에너지(197.1%)가 1위였고, 2위는 마라톤 오일(152.0%)이 차지했습니다. 다음으로 포티넷(146.9%), 시그니처 뱅크(139.6%, 뉴욕에 있는 은행임), 모더나(137.3%), 포드(135.1%), 배스 앤드 바디 웍스(132.7%), 엔비디아(130.0%), 다이아몬드백 에너지(129.3%), 누코(118.9%) 등이 ‘톱10′에 올랐습니다.

S&P500 기업 중 총수익률 '톱10' /자료=마켓워치, 팩트세트

나스닥 100 기업들의 수익률 순위를 보면, 전기차 회사 루시드(269.3%)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포티넷이 2위였고, 그 뒤로 모더나, 엔비디아, AMD(87.8%), 마벨 테크놀로지(86.8%), 데이터도그(82.6%, 클라우드 모니터링 솔루션 기업), 인튜이트(71.5%, 핀테크 기업), KLA(70.0%), 알파벳(67.4%, 구글 모회사) 등이 ‘톱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엔비디아, AMD, 마벨 테크놀로지. KLA 등 반도체 회사와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 게 눈에 띕니다.

서학개미들의 관심주와 실제 미국에서 올해 주가가 급등한 주식들 사이에는 꽤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편 이날 나온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19만8000명으로 전주보다 8000명 감소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인 20만6000명보다 적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주당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20만명 선이었는데, 그 수준까지 떨어진 것입니다.

오미크론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CNN 방송은 미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인용해 29일 기준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30만886명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 오펜하이머 vs 모건스탠리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내년 월가의 주가 전망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내년 월가 증시를 가장 밝게 보는 곳은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으로 S&P500이 533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보다 12%쯤 오르는 수준입니다. 오펜하이머의 전략가 존 스톨츠퍼스는 미국 주가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로 첫째 미국 성장이 코로나를 극복하면서 견조할 것이고, 둘째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오히려 물가 상승 우려를 낮출 것을 들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전망들에서 나오는 소음이 성장의 신호를 불명확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오펜하이머자산운용의 전략가인 존 스톨츠퍼스. /오펜하이머

오펜하이머는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 확대’의 투자 의견을 내놨고, 동시에 신흥국도 글로벌 경제 성장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기술주와 경기 민감주 모두 보유하는 ‘바벨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대신 경기 방어주는 관심 밖입니다.

내년 월가 증시를 가장 안 좋게 보는 곳은 모건스탠리로 S&P500이 440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보다 8% 쯤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 마이크 윌슨은 미국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로 첫째 금리 인상이 기업의 미래 가치 평가를 낮출 것이고, 둘째 기업 이익의 성장도 둔화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중첩되는 긴축이 나타날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금리 상승에 더불어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 증가에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모건스탠리의 전략가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모건스탠리는 내년 주가 하락을 점치기 때문에 주식 종목 고르기가 투자 성과를 올리는 데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체 지수는 떨어져도, 섹터와 스타일에 따라서 상승세를 보이는 곳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모건스탠리는 금리 상승에 따라 금융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금리에 민감한 장기 주식(long duration stocks)은 금리 상승에 따라 미래 가치 평가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JP모건은 5050을 제시했습니다. JP모건은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 주식보다는 경기 재개의 수혜를 받는 주식에 주목하라고 했습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경기 재개주’가 유망하다는 전망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5100을 제시한 골드만삭스는 이익을 많이 내는 성장주에 관심을 둘만 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고용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기업이나 이익을 내지 못하는 성장주에 대한 투자는 자제하라고 했습니다.

모건스탠리와 같이 비관론 진영에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600을 제시했습니다. 그럼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비타 서브라마니언 전략가는 내년 증시에서 에너지, 금융, 헬스케어는 주목해 볼만 하다고 했습니다.

◇숨은 급등주 찾아라

S&P500에 포함된 테크주 중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포티넷은 서학개미들의 관심은 덜 받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S&P500이나 나스닥100 기업 중 수익률 최상위에 오르면서 미국 투자자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미국에서는 클라우드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네트워크 솔루션, 보안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 포티넷은 네트워크 방화벽 세계 1위 기업으로 올해 주가가 급등했으며 최근까지 강세를 이어가면 신고가 경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날은 전반적인 주식 시장 하락세의 영향으로 1.9% 하락했습니다.

포티넷의 시장 점유율(빨간색) 추이. /자료=텍톤투자자문

방화벽은 외부로부터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보안시스템으로 인터넷 등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전송되는 악성 바이러스를 막고 내부 데이터가 유출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포티넷은 방화벽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M&A(인수합병)와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 실적 성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시스코는 포티넷에 비해 규모가 월등히 큰 기업이지만 방화벽에는 주력하지 않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최근 커진 이유로 클라우드 시장은 커지는 데 잇따른 서버 가동 중단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들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의 AWS는 12월 22일이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AWS의 가동중단은 12월에만 세번째이며 정전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데이터양의 급증으로 인해 클라우드 서버에 과부하가 이어지고 있으며 급기야 가동중단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가 지난 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한 컨퍼런스에 걸린 AWS 로고. /AP 연합뉴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버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의 양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또 중앙집중형 클라우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분산형 클라우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산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중앙집중형 클라우드 방식만으로는 급증하는 데이터를 감당하기 어려우며 보안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분산형 클라우드 방식인 멀티, 하이브리드, 엣지 등 중앙집중형 클라우드를 보완하는 새로운 서비스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산업의 변화속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통해 산업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기업들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한국 증시는 코스피가 7월 3305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힘을 잃었지만, 미국 증시는 계속 달렸습니다. S&P500이 올 들어 70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장세였습니다. S&P500이 올해 27% 오를 동안, 코스피는 3.6%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내년에는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처럼 힘을 내기를 바랍니다. 둘째, 월가에서 내년 주가 전망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모두 나오고 있습니다. 비관론은 아니더라도 올해보다는 기대 수익률을 낮추라는 조언도 많습니다. 과욕은 버리고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셋째,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덜했지만 급등한 미국 주식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 해 수익률만 보고 웃고 우는 것은 자제해야 하겠지만, 남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기업들에도 눈길을 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내년에도 성공 투자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