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08% 하락해 3만5897.64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87% 떨어진 4668.67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47% 하락한 1만5180.43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20만600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전망인 19만5000명보다 많은 것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글로벌 긴축 걱정’, ‘올해 역발상 투자도 벌었다’, ‘미국의 블랙리스트 파장’을 꼽았습니다.

역발상 투자는 통상적인 투자자들과 거꾸로 투자하는 전략을 뜻합니다. 예컨대 대표적인 역발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작년에 수익률이 나빴던 주식에 ‘사자’ 전략을 펴고, 수익률이 좋았던 주식에 ‘팔자’, 즉 공매도 전략을 펴는 것입니다. 시티가 이런 역발상 전략의 전반적인 수익률을 따져 보니 11%가 나왔습니다. 방송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글로벌 긴축 걱정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이 16일 ‘깜짝’ 금리 인상을 했습니다. 잉글랜드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8대1로 기준금리를 0.15% 포인트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에 기준금리는 연 0.25%가 됐습니다.

작년 초 코로나 팬데믹 발발 이후 G7(선진7개국) 중에서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입니다. 영국으로서는 3년 만에 금리 인상이기도 합니다. 앤드류 베일리 총재가 이끄는 잉글랜드은행은 추가적으로 ‘완만한’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앤드류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잉글랜드은행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해서 월가마저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미 연준이 테이퍼링을 시작하면서 긴축 정책으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던 때에 잉글랜드은행이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하자, 시장이 너무 긴축에 베팅하는 식으로 앞서나간다는 말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금리가 급락하자 ‘잉글랜드은행 쇼크’라는 말까지 월가에서 나왔습니다.

금리를 올린 영국에 더해 유럽중앙은행(ECB)도 출구전략을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다소 관망하는 자세입니다. ECB도 이날 통화정책회를 열고 유로존의 양적완화 프로그램 중 하나인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를 내년 3월 예정대로 종료하겠다고 했습니다. PEPP는 1년간 1조8500억 유로 규모입니다. 다만 시장 충격을 무마하기 위해 또 다른 양적완화 프로그램인 정규 자산 매입 프로그램(APP)을 내년 2분기부터 한시적으로 월 400억 유로로 배로 늘렸다가 점차 줄여가기로 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6일 기자회견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배로 올리기로 하고, 내년 세 번의 금리 인상 신호를 보이는 데 이어 잉글랜드은행이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서자 글로벌 긴축 걱정이 증시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종료 후 금리 인상까지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월가 증시는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오미크론 변이 우려보다는 인플레를 더 두려워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8%로 39년만의 최고로 치솟았고,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1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유로존 소비자물가도 11월 4.9%를 기록해 24년만에 최고입니다.

글로벌 긴축 걱정은 월가 증시에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긴축 정책과 금리 상승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테크주들 주가가 먼저 하락하기 시작하다가 한때 3% 이상 급락 추세까지 보였습니다.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던 다우와 S&P500 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전날 미 연준이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발표를 해서 ‘안도 랠리’가 있었는데, 하루 만에 김이 빠진 듯한 모습입니다.

지난 15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장면이 화면에 나오고 있는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나스닥은 2.5% 하락하면서 전날 2.1% 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다만 이날 시장 금리는 10년 만기 국채가 연 1.44%로 전날보다 0.03% 포인트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3.9% 급락했습니다. 반도체 회사인 AMD와 엔비디아도 각각 5.4%, 6.8% 급락했습니다. 다만 금융주인 골드만삭스는 1.8%, JP모건은 1.6% 상승했습니다. 통신회사인 버라이즌도 4% 이상 급등했습니다. 자산관리업체 웰링턴 쉴즈의 기술 담당 애널리스트인 프랭크 그레츠는 CNBC에 “시장이 고성장 주식에서 필수 소비재와 같은 다른 영역으로 주도주 갈아타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20만6000명으로 전주보다 1만8000명 늘었습니다. 월가 전망인 19만5000명보다 많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미국의 11월 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0.5% 늘어, 월가 전망인 0.6%보다 다소 낮았습니다. 10월 산업생산 증가율 1.7%보다 감속하는 모습입니다. 공급망 병목 이슈가 여전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반면 11월 신규 주택 착공은 전달 대비 11.8% 증가해 월가 전망인 2.6% 증가를 훨씬 뛰어 넘었습니다.

◇ 올해 역발상 투자도 벌었다

로버트 버크랜드 글로벌 주식 전략가가 이끄는 시티그룹의 전략팀이 역발상 투자의 성과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를 보고서로 내놨습니다. 역발상 투자는 통상적인 투자자들의 전략과 거꾸로 투자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대표적인 역발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연초에 작년에 수익률이 나빴던 주식에 ‘사자’ 전략을 펴고, 수익률이 좋았던 주식에 ‘팔자’, 즉 공매도 전략을 펴는 것입니다.

시티에 따르면, 올해 역발상 투자자들은 작년에 성적이 안 좋았던 원유, 하이일드 채권에 ‘사자’ 전략을 펴고, 작년에 성적이 좋았던 금에 ‘팔자’ 전략을 펴는 한 편 신흥 시장에 대해서는 주의하는 투자 패턴을 보였습니다. 시티가 이런 역발상 전략의 전반적인 수익률을 따져 보니 11%가 나왔습니다. 전통적으로 S&P500의 지수를 사자는 전략을 폈어도 올 한 해 25% 가까운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주식과 채권을 6대4로 섞는다면 대체로 15% 정도의 수익률을 올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역발상 전략을 편 경우에도 10% 대의 괜찮은 수익률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거리 표지판. /AP 연합뉴스

시티는 올해 역발상 전략이 성공한 이유로 ‘사자’라고 했던 자산들은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는 글로벌 회복의 수혜를 받았고, 공매도했던 자산들은 중국의 각종 규제를 수혜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역발상 전략이 성공한 경우는 지난 26년 중에서 9번밖에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매년 역발상 투자가 좋은 수익을 올리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역발상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주요 종목을 보면, 정유기업인 BP의 경우 작년에 46% 하락했지만 올해는 33% 상승하고 웰스파고 은행은 작년에 44% 하락했지만 올해는 62% 상승했습니다. 정유와 금융주에 ‘사자’ 베팅했으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작년에 743% 폭등했던 테슬라에 공매도 했을 경우 올해 30% 이상 올랐기 때문에 큰 손실을 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396% 폭등했던 줌에 공매도했으면 46% 빠졌기 때문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각각 370%, 208% 폭등했던 판둬둬, 샤오미 등을 공매도했어도 올해 이들 주식이 각각 65%, 44% 하락했기 때문에 이익을 봤을 것입니다.

올해 대표적인 역발상 투자 종목의 수익률. 왼쪽은 작년에 수익률이 안 좋았던 종목이고, 오른쪽은 수익률이 좋았던 종목이다. 대표적인 역발상 투자는 작년에 수익률이 안 좋았으면 올해 '사자' 전략, 반대면 '팔자' 전략을 펴는 것이다. /자료=시티

시티는 역발상 투자자들이 내년에 금과 신흥주식, 중국은 ‘사자’, 선진국 주식과 원유, 달러는 ‘팔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역발상 투자자들은 명품 업체와 테크 주식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다만 시티는 이와 달리 선진국 주식은 내년에도 좋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티는 내년에 이 같은 역발상 투자자들의 전략이 어느 정도 수혜를 볼 가능성도 진단했습니다. 미 연준의 긴축 정책이 예정돼 있고, 중국 정부는 재정과 통화 정책으로 부양책을 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 미국의 블랙리스트 파장

지난 15일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블랙리스트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8개 기업을 재무부 블랙리스트에, 24개 이상의 기업을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추가할 전망이라는 것입니다.

블랙리스트는 트럼프 정부부터 추진해온 중국 기업에 대한 실체적 압박수단입니다. 재무부 블랙리스트에 등재될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한 신규투자가 허가 사항으로 바뀌고, 기존 보유 주식을 1년 안에 처분해야 합니다. 상무부 블랙리스트는 해당 기업에 대한 제품 및 기술 수출이 허가 사항으로 바뀝니다. 모두 중국 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강력한 조치입니다.

이번에 주목해야 할 점은 처음으로 블랙리스트에 중국의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기업 이름까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보도 직후 홍콩 시장의 주요 바이오 종목들이 이례적으로 급락했습니다. 미국 시장으로 여파가 이어지면서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전체의 변동성이 확대됐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의 신약기업 베이진은 장중 -20.19%까지 하락했습니다. 새로운 산업에 대한 제재가 시작되는 것으로 미국 정부가 대중 압박의 수위를 한 차원 높였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나스닥 골든 드래곤 지수 추이. /자료=텍톤투자자문

미국의 조치는 중국에 어떠한 빈틈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베이진은 신약개발 분야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기업입니다. 이미 항암제 신약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미국에서 판매 중일 정도로 기술력이 급격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미국, 홍콩에 이어 최근에는 중국 본토 상하이 증시의 커촹반(중국판 나스닥시장)에도 상장하며 수조 원의 공모자금을 모집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중국 바이오 기업의 고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블랙리스트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100여개 주요 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는 나스닥 골든 드래곤 인덱스는 15일 기준 연초대비 -42.93%로 낙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디디추싱 상장폐지가 알려진 지난 3일에는 -10% 가까이 급락했는데, 일별 하락률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였습니다. 인덱스 구성 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2월 고점대비 1조 달러 이상 증발한 상태입니다. 중국과 미국의 분쟁 상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월가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한쪽에 비쳐지고 있는 중국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의 로고. 디지추싱은 미국 상장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로인터 연합뉴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금융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중국은 데이터 안보를 이유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국내 유턴을 요구하고 있고 이미 주요 기업들의 홍콩, 중국본토 이전 상장이 진행되는 중입니다. 미국은 블랙리스트를 통해 자국 금융기관의 자금이 중국 기업으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막고 갖가지 제재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을 압박하는 중입니다. 과거와 달리 두 국가가 일반적인 산업은 물론 금융업까지 경쟁적으로 자생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TCW그룹은 미중 분쟁이 격화되면서 2024년까지 대부분의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은 한층 높아진 리스크를 감안하고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을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영국이 미국에 앞서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미국도 테이퍼링을 내년 3월까지 마친 후, 시차를 크게 두지 않고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선진국들이 본격적인 긴축의 시대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인플레 급등을 막기 위한 것인데, 증시의 유동성도 줄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둘째, 남들과 다른 역발상 투자 결과를 따져 봤더니 올해 10%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합니다. 시장이 어려워질 것 같으면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역발상 투자가 항상 높은 수익률을 돌려 주는 건 아니라는 것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블랙리스트에 바이오 기업도 추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은 자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알릴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 높아진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의 리스크를 점검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