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29% 오른 3만6157.58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65% 상승한 4660.57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04% 오른 1만5811.58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다우, S&P500, 나스닥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나흘째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이날 미 연준은 이달 중에 테이퍼링, 즉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위기 대응을 위해 비상 조치로 실시했던 양적 완화 정책을 정리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양적완화 종료 시점은 내년 6월로 예상됩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내년 6월 테이퍼링 끝’, ‘파월 “금리 인상엔 인내”’, ‘고용, 서비스 심리 좋은데’를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내년 6월 테이퍼링 끝
지난 2~3일 열렸던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났습니다. 회의 후 성명에서 FOMC는 “작년 12월 이후 연준의 목표를 향한 경제의 상당한 진전을 고려할 때 매달 순자산 매입을 국채 100억 달러, 모기지저당증권(MBS) 50억 달러씩 이번 달 중(later this month)부터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 연준은 매달 1200억 달러씩 시장에서 채권을 매입해서 장기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작년 3월에 7000억 달러의 자산을 매입했고, 6월부터 매달 1200억 달러씩 사들이고 있습니다. 그 중 국채가 800억 달러, MBS가 400억 달러입니다. 이 같은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해서 불어난 미 연준의 자산 규모는 현재 8조50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연준이 발표한 계획대로 매달 150억 달러씩 채권 매입을 줄이면 내년 6월이면 채권 매입량이 ‘제로(0)’가 됩니다. 테이퍼링에 8개월이 걸리는 것입니다. 지난 2014년 테이퍼링 때는 매달 100억 달러씩 줄이면서 10개월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그 때보다는 속도가 빠른 것입니다.
다만, 성명서에서는 FOMC에서 매달 이런 채권 매입 감소 추세가 적정한지 따져 보기로 했고, 경제 전망이 바뀌면 그에 따라 매입 축소 속도로 조정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테이퍼링 속도를 경제 상황에 따라 빠르거나 느리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이날 연준은 11월과 12월에 한해 구체적인 채권 매입 축소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11월에 150억 달러의 채권 매입을 줄이고, 12월에는 11월 기준으로 150억 달러의 채권 매입을 추가로 감소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월가는 ‘경제가 진전되고 있다’라는 미 연준의 전망을 호재로 여겼습니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테이퍼링을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또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테이퍼링 계획이 발표되면서 안도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 그간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에 대한 신호를 줬던 것도 시장에 통한 것으로 보입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 9월 FOMC 후에 이르면 11월 테이퍼링을 시작한다고 예고했습니다. 또 FOMC 의사록을 통해서 매달 150억 달러씩 줄이는 테이퍼링 경로도 제시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달 22~27일 이와 관련 월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2가 채권 매입 축소가 11월에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고, 테이퍼링 속도는 8개월이라고 생각하는 이코노미스트가 51%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날 다우, S&P500, 나스닥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하면서, 나흘 연속 월가 3대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도 이날 1.8%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테이퍼링 개시 선언으로 인해 금리가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 포인트 오르면서 연 1.6%를 기록했습니다. 정책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도 연 0.47%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올랐습니다. 금리가 급등하면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어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
◇ 파월 “금리 인상엔 인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만약 대응해야 한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파월 의장은 기존에 얘기했던 대로 “테이퍼링을 시작하기로 한 결정이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직접적 신호는 아니다”라며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한층 엄격한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고용 시장이 더 회복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지금은 금리를 인상할 때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금리 인상은 고용 시장 회복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미 물가의 경우에는 미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9월에 전년 대비 3.6%로 4개월째 1991년 이후 30년 만에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훨씬 뛰어 넘고 있습니다.
그런데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의 고용 시장이 내년 중반이면 ‘완전 고용’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내년 중반이면 물가 뿐 아니라 고용에 있어서도 금리 인상 조건에 부합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앞서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이 겹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때문에 코로나 후 첫 금리 인상은 내년 7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시장 금리를 가지고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계산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페드워치 툴’을 보면, 내년 7월에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확률이 이날 71.6%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하루 전의 69.2%보다 올라간 것입니다. 또 한 달 전의 23.8%보다 확률이 3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점점 빨라질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4년 테이퍼링 때는 10월 테이퍼링이 끝나고 1년여가 지난 2015년 12월 첫 금리 인상에 나섰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 위기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는 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인 것입니다.
미 연준은 인플레에 관해서는 ‘일시적’이라는 공식 입장은 대체로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성명서에서 “인플레가 상승하는 것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예견되는 요소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추가로 “공급과 수요 불균형은 코로나 팬데믹과 경제가 재개되는 것의 영향을 받고 있고, 일부 섹터에서 상당한 가격 상승을 가져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리의 기본적인 전망은 공급망 병목과 부족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인플레도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팬데믹이 공급과 공급망 병목을 악화시켰지만, 그래도 성장세는 상승하고 있고 인플레는 점차 낮아질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시기가 불확실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코로나가 진정되면 내년 2분기나 3분기에는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또 임금 상승에 대해 뭔가 문제를 일으키는 상승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하면서,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인플레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서게 할 정도로 ‘임금-가격 악순환’ 현상을 불러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 고용, 서비스 심리는 좋은데
이날 10월 미국 기업들이 얼마나 고용을 늘렸는지 지표가 나왔습니다. 5일 미국 노동부가 전체 고용 지표를 발표하기 전에 민간 기관인 ADP연구소가 민간 고용을 집계해서 발표하는 것입니다.
ADP연구소가 집계한 10월 민간고용은 전달보다 57만1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전망 39만5000명을 크게 넘어서는 것입니다. ADP가 집계한 9월 민간 고용 증가는 52만3000명이었습니다. 이날 나온 숫자는 지난 6월 74만1000명 이후 가장 좋았습니다.
민간고용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전체 고용도 좋게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월가 기관들의 10월 고용 증가는 중간값이 45만명이었습니다. 9월에 전체 고용이 19만4000명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그러나 7월에 기록했던 109만명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요 기관 별로는 골드만삭스가 52만5000명, 모건스탠리 46만명,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45만명, 씨티 41만명 등입니다.
다만 ADP의 민간고용 집계와 정부의 공식 집계가 차이가 많이 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두 지표를 비교해보면 지난 5월에는 민간고용은 늘었다고 했지만, 전체 고용은 줄기도 했습니다. 9월에도 민간고용은 50만명 이상 늘었지만, 공공 부문 고용이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19만4000명 증가에 그쳤습니다.
한편 이날 나온 서비스업 심리 지표도 모두 좋게 나왔습니다. 미국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여서 서비스업 심리가 좋게 나오는 것은 미국 경제 전망이 밝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10월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6.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달의 61.9를 상회했을 뿐 아니라 월가 전망인 62.0도 웃돌았습니다.
다른 시장 정보 업체 IHS 마킷이 집계한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8.7로 전달의 54.9보다 높아졌습니다. IHS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스 수석 기업 이코노미스트는 “10월 PMI는 미국 경제가 4분기에도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델타 변이가 3분기에 경기 성장을 둔화시켰지만 점차 완화되면서 연말을 앞두고 서비스 부문의 강한 반전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ISM의 앤서니 니베스 협회장은 “주문 재고지수와 가격지수로 볼 때 수요가 둔화한다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10월에도 서비스 부문이 강한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공급망 차질과 노동력 및 자재 부족 등과 같은 계속된 어려움이 생산 능력을 억제하고 전체 산업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 연준이 테이퍼링, 즉 자산 매입 축소를 이달부터 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규모는 매달 150억 달러로, 내년 6월이면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의 예상과 다르지 않은 발표가 나오면서 월가 증시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했습니다. 하지만 신흥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과 다를 수 있습니다. 향후 추이를 잘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내년 중반에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 연준의 돈줄 죄기로 증시에 돈이 마를 가능성도 점검해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미국의 고용과 서비스 심리가 개선되고 있습니다. 경제가 다시 문을 열면서 활기를 띄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급망 병목과 인플레 우려는 여전히 증시에 먹구름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리스크 요인도 잘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