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74% 떨어진 3만5490.6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51% 하락한 4551.68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나스닥은 0.12포인트 오른 1만5235.84에 마감해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포인트 떨어져 연 1.54%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실적 장세 김 빠지나’, ‘증세의 계절’, ‘공급 병목 해결 경로’를 꼽았습니다. 이날 자동차 회사 GM의 순익이 전년보다 40%나 급감했다는 실적 발표에 주가가 4% 이상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 발표가 많았습니다. 방송에서 그 내용과 함께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실적 장세 김 빠지나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넷플릭스 등 테크주 실적으로 힘을 받던 월가 증시가 이날은 잠시 김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상최고치 행진하던 다우지수는 나흘 만에 하락. S&P500도 사흘 만에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의 주가 상승으로 사흘 연속 상승세 유지했습니다.
우선 26일 장 마감 후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27일 강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2%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주당 순이익은 2.27달러로 월가 전망 2.07달러를 넘어섰고, 분기 매출도 453억2000만 달러로 역시 월가 전망 439억7000만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5% 가까이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주당 순이익은 27.99달러로 월가 전망 23.48달러를 훨씬 상회했고, 매출은 651억2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 633억4000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애플 아이폰의 개인 정보 보호 강화로 인한 온라인 광고 감소 우려도 다소 빗겨간 것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결제회사 비자의 주가가 6.9%나 하락하면서 다우 지수의 하락폭이 커졌습니다. 비자의 매출 전망이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미국 법무부가 비자와 스퀘어, 페이팔 등 대형 핀테크 기업들 간의 관계를 조사한다는 보도도 나온 게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자동차 회사 GM의 순익이 전년보다 40%나 급감했다는 실적 발표에 주가는 4% 이상 하락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전세계 곳곳에서 공장이 멈추고 감산을 한 탓에 순익은 24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급감했습니다. 매출도 268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5%나 줄었습니다. 또 항공기 회사 보잉은 예상보다 손실이 크게 나와서 주가는 1.4%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월가 전망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해서 주가가 5% 하락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S&P500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애널리스트들이 과도하게 낮게 전망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은 80% 대가 아니라 실제로는 8% 정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이코노미스트 짐 리드는 “우리 전망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은 전분기보다 0.2~2% 줄어든 것으로 나온다”며 “이는 작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3분기 실적이 인플레이션, 비용 상승,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도이치뱅크는 추정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유가 상승 등으로 4분기 실적도 3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전날 10월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가 4개월 만에 좋아졌다는 지표가 나온 데 이어, 이날은 연말 쇼핑 시즌에 소비가 괜찮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전미소매협회는 연말 쇼핑 시즌의 매출이 작년보다 8.5~10.5%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11~12월 소매 판매액 추정치는 8590억 달러로 작년의 7773억 달러보다 증가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또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11월1일~12월31일 온라인 판매를 작년보다 10% 늘어난 2070억 달러로 전망했습니다.
◇ 증세의 계절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인프라 투자 법안들을 갖고 갑론을박 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서 구체적인 증세안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의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사회 인프라 확충 법안은 1조7500억 달러 쯤으로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재원 조달 방법을 두고 증세 얘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과거 바이든 행정부가 제시한 증세안보다는 후퇴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기업 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한편 두 당이 합의한 1조 달러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 투자 법안에는 증세 방안이 없었습니다.
미 상원의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 앵거스 킹 의원, 론 와이든 의원 등 세 명의 의원은 15% 최저 법인세율 도입을 공동으로 발의했습니다. 이들이 발의한 것은 10억 달러 넘는 이익을 내는 약 200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 최저 한도를 15%로 하자는 내용입니다. 이런 증세 방안으로 10년에 걸쳐 3000억~4000억 달러의 세수를 늘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아마존을 콕 찍어서 현재 최저 법인세율이 적용되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아마존은 지난 3년간 450억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했지만, 실제로 낸 세금으로 따진 실효 세율은 4.3%에 불과했다고 했습니다. 이는 현재 적용되고 있는 21% 법인세율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입니다. 특히 2018년에는 아마존이 연방 세금을 한 푼도 안 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도 아마존 뿐만 아니라 2008~2015년 미국의 대기업들의 40%가 적어도 한 해는 세금을 내지 않거나 매우 적었다고 했습니다. 각종 세액 감면과 공제 제도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어도 15%의 법인세는 내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중소기업의 불만을 고려해서 대기업들만 내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주로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저 법인세로 테크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S&P글로벌이 추정한 바로는 S&P500 기업 중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효 세율 중간값은 작년 기준으로 14.2%로 15%보다 낮습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만 따지면 실효 세율은 더 낮은 것으로 나옵니다. 작년 기준으로 아마존은 11.8%, 페이스북은 12.2%, 애플 14.5%, 넷플릭스 13.7% 등으로 15%보다 낮은 실효 세율을 나타냈습니다. 알파벳 16.2%, 마이크로소프트 15.5% 등은 15% 선을 넘었습니다.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같은 경우에 실효 세율은 1.7%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방세와 다른 나라에 낸 세금도 합한 것으로 미국 연방 법인세만 따지면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법인세를 당초 21%에서 28%로 올리겠다는 방안보다는 수위가 낮아진 것입니다. 또 최저 법인세를 21%로 매기겠다는 바이든 정부 출범 초기 방안보다도 후퇴한 것입니다. 민주당의 키스턴 시네마 상원 의원이나 조 맨친 상원 의원이 증세에 반대하기 때문인데, 이들도 최저 법인세율 도입 정도에는 찬성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50대50인 상원에서 민주당이 자신들의 표를 모두 모으면,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사용해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론 와이든 의원은 ‘억만장자세’의 도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억만장자세는 미국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갑부들에게 적용되는 세금으로 주식, 채권 등 자산의 미실현 이익에도 최고 20%의 세율로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등 테크 부자들을 중심으로 한 미국 상위 부자 600~700명 정도가 대상이 될 것을 보입니다. 이를 통해 2000억~2500억 달러의 재원이 충당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 방안은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파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공급 병목 해결 경로
시장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현재까지 S&P500 기업 중 38%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107곳이 실적 발표에서 ‘공급망’을 언급할 정도로 공급 병목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실적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매출’을 언급한 경우가 129곳인데, 이에 버금 갈 정도로 많은 기업이 ‘공급망’을 언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스펜서 힐이 공급 병목이 해결될 수 있는 세 가지 경로를 분석했습니다. 힐의 분석에 따라서 공급망 병목 현상 추이를 따져보면, 공급 병목에 따른 주가 추이도 가늠할 수 있어 보입니다.
첫째로 동남아시아의 반도체 생산이 회복되는 경로입니다. 힐은 미국이 수입하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의 반도체가 코로나 봉쇄로 인해 8월에 36%나 하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동남아에서 백신 접종이 늘어나고, 봉쇄가 완화되면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지고, 이는 4분기(10~12월)에 미국 자동차 업체의 생산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반도체 생산 설비를 증설해서 현재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미국 내 자동차 딜러들의 재고는 내년 중반까지 매우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둘째로 미국 인력 공급 문제가 완화되는 경로입니다. 힐은 9월에 코로나로 인한 실업 수당 추가 지급 등이 종료됐기 때문에 4분기에는 약 100만명 수준으로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300만명 가까운 인력이 코로나 감염 위험 등을 걱정하면서 아예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지 않고 있는데, 이들도 내년 중반이면 고용 시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셋째로 미국 항만의 정체가 해소되는 경로입니다. 힐은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과 동양의 주요 명절인 설을 지나면서 완화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2월의 설을 지나면 통상 8월에 비해 15~20%가 줄어드는 수준으로 수요가 급감하게 되는데 이런 추세가 8월까지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의 재정 지원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이 상품 소비에서 서비스 소비로 전환하면서 미국의 수입량도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결론적으로 힐은 인플레이션율을 지표로 공급 병목이 해소되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 연준이 정책 판단 때 주로 참고하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기준으로 연말까지 인플레는 4.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이전에 전망한 4.25%보다 다소 높은 것입니다. 8월 현재 근원 PCE물가는 3.6%로 5개월째 3%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30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그리고 힐은 이 물가가 내년 12월에는 2.1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것도 이전에 전망한 2%보다는 역시 다소 높지만, 올해 말보다는 떨어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입니다. 결국은 공급 병목이 해소되면서 내년 말이 되면 물가 상승세는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다만 힐은 예상보다 물가가 높고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위험에 따라 내년에 조기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실적 장세’에 김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공급망 병목, 인플레 우려 등이 기업 실적이 미치는 영향이 다시 이슈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기업 실적 추이를 계속해서 점검해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국에서 증세 얘기가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세금을 올리면 기업 실적이 줄어들 우려가 있습니다. 또 투자 소득에 대한 세금을 올리면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나옵니다. 인프라 확충으로 생기는 이득과 증세 비용을 잘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공급 병목은 여전히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영원히 계속될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 병목이 해소될 경로들을 잘 지켜 보면서 투자 포인트를 찾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