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가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한 주간 1.08% 올라 22일 3만5677.22에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는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지난 8월 16일 이후 오랜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습니다. S&P500도 한 주간 1.64% 올라 22일 4544.90을 기록했습니다. S&P500은 21일 올 들어 55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한 주간 1.29% 상승해 1만5090.20으로 지난 주를 마감했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 주간 0.07% 포인트 올라 22일 연 1.66%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빅테크 앞에 끼는 먹구름’ ‘공급 병목이 기업 잡나’ ‘파월도 내년 금리인상파?’를 꼽았습니다. 지난 주 분위기가 좋았던 미국 테크주들 앞에 광고 제약, 공급망 충격, 시장 금리 상승 등 먹구름이 다시 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방송에서 그 내용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빅테크 앞에 끼는 먹구름

이번 주는 3분기(7~9월) 실적 발표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페이스북(25일), 애플(28일), 아마존(28일), 알파벳(구글, 26일), 마이크로소프트(26일) 등 빅테크의 ‘빅5′ 실적이 일제히 발표됩니다. 물론 미국 최대 건설장비 업체 캐터필러(28일), 음료업체 코카콜라(27일), 해운업체 머크(28일),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27일), 프랜차이즈 맥도널드(27일) 등 전통적인 대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있습니다.

시장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번 주에 실적을 발표하는 S&P500 기업들은 165곳입니다. 3분의1의 실적 발표가 이번 주에 몰려 있습니다. 지난 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117개 S&P500 기업의 경우 83.8%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장기적인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 평균은 65.8%인데, 이보다 높습니다. 코로나 회복으로 워낙 실적이 좋았던 지난 2분기의 84.7%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레피니티브는 S&P500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작년보다 34.8%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내구소비재, 소재, 부동산 등의 실적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S&P500 업종별 3분기 실적 증가율 추정. /자료=레피니티브

특히 지난 주는 테슬라, 넷플릭스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주가를 밀어 올렸습니다. 테슬라는 22일 1.7% 오른 주당 909.68달러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넷플릭스도 장중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테크주에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우선 ‘스냅 충격’입니다. 소셜미디어 스냅챕을 운영하는 스냅은 21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는데, 3분기 매출이 월가 전망보다 밑돌았을 뿐 아니라 애플의 강화된 아이폰 개인 정보 보호 조치로 앞으로 온라인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고 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22일 스냅 주가는 26.5%나 폭락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주가도 각각 5%, 4.8% 급락했습니다. 이날 나스닥도 0.8% 하락 마감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보이는 스냅챗 앱. /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은 지난 4월 아이폰 운영 체제를 업데이트 하면서 앱의 이용 기록이나 검색 활동을 추적해도 될지 고객들에게 물어 승인을 받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모바일 조사업체 플러리에 따르면, 이후 미국에서 추적을 승인한 게 16%에 불과했습니다.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아이폰 이용자들의 검색 기록 등을 추적해 맞춤형 광고를 하기 어렵게 됐고, 이는 광고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스냅은 실적 발표에서 4분기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11억7000만~12억1000만 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월가 전망인 13억6000만 달러에 못 미칩니다.

문제는 스냅만 아니라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미디어 업체들의 광고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여기에 더해 스냅의 최고경영자(CEO) 에반 스피겔은 글로벌 공급망 혼선과 인력 부족이 “광고를 통해 추가적인 고객 수요를 창출하려는 요구를 단기적으로 감소시켰다”고 해서 업계를 한 방 더 때렸습니다.

공급망 병목이 빅테크들을 피해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미 애플은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아이폰13 생산을 1000만대 줄인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아마존은 물류 비용과 임금 상승 속에서 어떻게 이익을 유지할 지가 관심사입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의 3분기 아마존 주당 순이익 전망 평균은 앞서 주당 12.89달러에서 주당 8.92달러로 낮춰졌습니다.

시장 금리 상승이라는 먹구름도 놓여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테크주들의 미래 가치 전망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3월 장중에 연 1.776%까지 올랐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 공급 병목이 기업 잡나

공급 병목 현상은 3분기 기업 실적과 앞으로 실적을 전망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앞서 골드만삭스의 미국 주식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은 이번 실적 시즌의 네 가지 위협 요소를 공급망 혼란, 유가 급등, 인건비 상승, 중국 성장 둔화로 들면서 그중 가장 큰 위협이 공급망 혼란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빅테크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몰려 있습니다. 이미 ‘스냅 충격’으로 테크 기업들도 공급망 충격의 영향권이 들어가 있습니다. 공급망 병목이 기업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 점검해 봐야 하겠습니다.

지난 주 실적을 발표한 제조업과 유통 업체들이 공급망 병목에 대해 어떻게 얘기했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반도체업체 인텔은 21일 장 마감 후 매출이 월가 전망인 182억2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18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2일 주가는 11.6%나 폭락했습니다. PC와 노트북 반도체를 생산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의 매출이 2%나 감소했는데, 이에 대해 인텔은 반도체, 부품 등의 부족 때문에 고객 회사들이 컴퓨터를 조립 제작해 판매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텔 CEO 펫 겔싱어는 “CPU(중앙처리장치)는 있지만 LCD가 없거나 Wi-Fi가 없는 경우가 있었다. 데이터 센터는 특히 일부 전원 칩과 일부 네트워킹 또는 이더넷 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인텔 공장 앞에 있는 인텔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가전업체인 월풀은 21일 3분기 매출이 55억 달러라고 발표했습니다. 월가 전망인 57억 달러에 못 미치는 것입니다. 이에 주가는 4% 이상 떨어졌습니다. 월풀은 철강, 수지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인정사정 없을 정도였고 공급망의 비효율성도 문제였다고 했습니다. 월풀은 올해 추가로 10억 달러 가까운 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자체 전망했습니다. 월풀은 올해 주당 순이익 가이던스(전망치)를 26.25달러로 냈는데, 이는 팩트세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주당 순이익 전망치 26.36달러에 못 미치는 것입니다.

멕시코 음식 체인인 치폴레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잭 하텅은 지난 주 실적 발표에서 식재료와 공급 중에서 특히 문제를 발견한 것을 지목해 달라는 질문에 “모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텅은 “인플레이션이 다음 한 분기나 두세 분기에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 보지 않는다”며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임금 인플레는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치폴레는 3분기 주당 순이익을 7.02달러로 발표해서 월가 전망인 6.32달러를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는데, 그 이유는 비용을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가했기 때문입니다. 치폴레는 직원들의 평균 임금을 시간당 평균 15달러로 올리면서 지난 6월 메뉴 가격을 약 4% 올렸습니다. 가격 전가 능력이 있다는 얘기에 당시 치폴레 주가는 1% 이상 올랐습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한 치폴레 매장. /블룸버그

이처럼 기업들은 공급망 병목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생활용품업체인 피앤지(P&G)는 지난 20일 실적 발표에서 내년 6월 자체 회계연도가 마감할 때까지 늘어나는 원자재 비용과 운송비 등으로 인해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21억 달러라고 했습니다. 앞서 추가 비용을 19억 달러로 추정했지만 늘어난 것입니다. 또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앤드레 슐튼 P&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생산비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개선될 기미가 없다”며 “펄프와 포장재, 기타 원자재 비용 부담이 늘고 있으며 화물차 운전기사 부족에 디젤유 가격 상승을 겪고 있으나 이 같은 문제가 쉽게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펩시콜라를 생산하는 식품 업체인 펩시코도 이달 초에 내년 초에 또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펩시코는 올해 이미 미국에서 가격을 올린 바 있습니다. 휴 존스턴 펩시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로나 방역 조치 해제 이후 음식점과 극장에서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캔과 플라스틱병 등 포장재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쟁탈전을 벌여야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 파월도 내년 금리인상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22일 남아프리카중앙은행이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내년에 완전 고용이라는 연준의 목표에 부합하는 고용 시장 조건에 근접하거나 근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FP 연합뉴스

미 연준은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이라는 정책 변화를 위한 기준으로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물가는 소비자 물가가 5% 대를 기록하는 게 5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는 등 높은 수준입니다.

미국의 월별 소비자 물가 상승률(전년대비) 추이. /자료=미 연준

그런데 완전 고용이라는 정책 목표도 내년에 달성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파월 의장의 말을 월가 일각에서는 내년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에 18명의 참석자 중 9명이 내년 금리 인상을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지금은 테이퍼링을 할 때지, 금리를 인상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테이퍼링은 “이미 궤도에 올라 있다”고 했습니다. 인플레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지만, 앞서 예상한 것보다는 길어져서 내년까지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공급 제약과 부족이 인플레이션을 높게 밀어 올리고 있으나, 언제 병목 현상이 해소될 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IT 기업가들 중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소셜미디어 트위터와 온라인 결제회사 스퀘어의 창업자인 잭 도시는 22일 트위터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모든 걸 바꾸고 있다. 이런 일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썼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 인플레이션율이 16%에 달한다는 등 인플레이션이 전세계적으로 심각하다는 댓글에 대해 잭 도시는 “곧 미국에서도 일어날 것이고, 전세계에서도 그렇다”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조선일보DB

하이퍼인플레이션은 경제학에선 월간 물가 상승률이 50%를 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연간 1만%가 넘어 갑니다. 1920년대 독일, 2000년대 짐바브웨 등에서 발생했습니다. 잭 도시가 이 정도 인플레이션율을 생각해고 트위트를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인플레 불안 심리가 그 정도로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잭 도시의 하이퍼인플레이션 언급 트위트. /잭 도시 트위터

다만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4일 CNN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은 내년 상반기 지속될 것이지만, 미국이 인플레이션 통제력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는 29일에는 미 연준이 정책 결정을 할 때 참고하는 9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가 발표됩니다. 월가 전망은 전년보다 3.7% 오른다는 것입니다. 28일에는 3분기 미국 성장률도 발표됩니다. 월가는 3.1%성장을 전망합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이번 주는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온라인 광고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데다, 금리가 올라 테크주 주가를 끌어 내릴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출렁임이 있을 것에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둘째, 공급 병목에 기업 실적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급 부족으로 비용이 올라도 가격을 소비자에게 높여 매길 수 있다면 기업 실적에 충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떠날 우려가 있습니다. 기업 대응에 따라 주가도 달라 집니다. 기업들의 움직임을 챙겨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인플레 우려가 커지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 됩니다. 순간적인 주가 움직임에만 민감하다면, 내년에 벌어질 일은 아직은 멀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투자자라면 연준 정책 변화 조짐에도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