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72% 떨어진 3만4496.06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69% 하락한 4361.19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도0.64% 내린 1만4486.20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서부텍사스유는 1.5% 오른 배럴당 80.52달러에 거래됐습니다. 2014년 10월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 대를 기록한 것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공급 병목, 실적도 발목 잡나’, ‘WTI 80달러대 진입’, ‘테이퍼링은 그대로?’를 꼽았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주식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은 7일 “역사적으로 볼 때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급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방송에서 그 내용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공급 병목, 실적도 발목 잡나
11일 월가 3대 지수는 오전에는 상승세를 보이다가 오후에 ‘걱정의 벽(wall of worry)’을 만나 힘을 잃고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이날 ‘걱정의 벽’ 리스트에 오른 것은 공급망 병목, 80달러 넘은 유가, 성장 둔화 우려, 연 1.6% 넘은 금리 등이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본격적인 3분기(7~9월)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됩니다. 13일 JP모건체이스, 14일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모건스탠리, 15일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들이 우선 실적을 발표합니다.
팩트세트가 집계한 월가 전망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3분기(7~9월) 실적은 전년보다 27.6%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2분기엔 이익 증가율이 89%였는데, 이보다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과거와 비교하면 괜찮은 성적입니다. 5년 평균 이익 증가율인 11.8%보다 높은 것입니다. 팩트세트는 ‘어닝 서프라이즈(전망보다 실제 실적이 좋게 나오는 것)’가 있을 것을 감안하면 이익 증가율이 35%쯤 나올 것으로 전망하면서, 3분기 연속 30% 이상의 이익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이익 증가율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 회복으로 기업 이익이 급증했지만, 평상시 수준을 찾아 가게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월가는 4분기에는 기업 이익 증가율이 21.8%, 내년 1분기 5.5%로 증가율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 봅니다. 또 올해 이익증가율은 42.8%에 달하지만, 내년엔 9.7%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번 실적 시즌에 챙겨야 할 것으로 공급망 병목 현상이 기업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입니다. 앞서 미국의 생활용품 체인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가 공급망 문제로 실적이 둔화하고 있다고 고백하자 주가가 하루에 20% 넘게 급락한 적도 있습니다. 코스트코, 나이키 등도 물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21개 S&P500 기업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중 위협 요인으로 71%(15곳)가 공급망 부족에 대한 언급을 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14곳이 인력 부족과 노동 비용 상승, 11곳이 코로나 충격, 운송 비용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팩트세트의 수석 실적 담당 애널리스트인 존 버터스는 “공급망의 혼란과 비용에 대해서 언급하는 기업들이 현재까지는 역대 가장 많다”며 “이는 3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향후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습니다.
한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이날 국제금융협회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공급망 문제는 내년에는 전혀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내년이면 풀릴 것이란 전망입니다.
◇ WTI 80달러대 진입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유는 지난 11일 1.5% 상승해 배럴당 80.5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장중 한때 배럴당 82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서부텍사스유는 2014년 10월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것입니다. 지난 1년간 125%나 올랐습니다. 영국 북해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는 배럴당 83.65달러에서 거래됐습니다. 이도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국제 유가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오르고 있습니다.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 증산에 미온적입니다. 최근 OPEC+는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한다는 기존 계획을 고수하면서 11월 증산 규모를 더 늘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규제 움직임에 셰일 원유를 생산하는 미국 기업들이 추가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또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석유가 대안으로 쓰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수요가 폭증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올 들어 150%나 급등했습니다.
월가 전망기관들은 국제 유가 상승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연말 유가 전망을 80달러에서 90달러로 올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 겨울에 한파가 오면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번스타인의 원유 담당 애널리스트인 닐 베버리지는 투자 노트에서 “높고 빠른 에너지 비용 상승은 과거에 경기 침체를 불러왔다”며 “이번에도 에너지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높은 에너지 가격은 소비자로 보면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월가에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다는 말이 나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반하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주식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은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고객과 대화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던 게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투자 노트에서 밝혔습니다. 코스틴은 “역사적으로 볼 때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게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60년간 주가를 분석해 보니, 분기당 S&P500은 평균 2.5%의 수익률을 나타냈는데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분기당 -2.1%의 수익률을 나타냈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 성장 전망도 낮췄습니다. 올해 성장 전망은 5.6%에서 5.7%로, 내년은 4.4%에서 4%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유는 의회의 재정 지원이 사라질 것이고, 특히 서비스 등에 대한 소비자 지출이 예상보다 더디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 테이퍼링은 그대로?
지난 8일 나온 9월 고용 지표는 실망스러운 숫자였습니다. 9월 고용은 19만4000명 늘어났습니다. 월가 전망이었던 50만명의 절반 수준입니다.
다만 이날 나온 숫자가 아주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라는 말도 나옵니다. 우선 과거 통계 수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8월 고용은 23만5000명에서 36만6000명으로 수정됐습니다. 7월 고용도 109만명 늘어난 것으로 수정됐습니다. 또 실업률은 5.1%에서 4.8%로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민간 고용이 나빠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코로나 지원이 줄어들면서 연방정부나 주정부 등 공공 부문의 고용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것입니다. 민간 고용은 8월 33만2000명 증가에서 9월 31만7000명 증가로 유지됐습니다. 또 조사 시점이 9월12일인데, 이 때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졌던 때라서 고용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런데 월가에선 이 정도는 미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월가의 관점은 11월 선언, 12월 시행으로 정리되는 듯 합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후 고용에 대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했던 언급을 참조하면 되겠습니다. 파월 의장은 고용에 대해서는 “내 개인적인 관점에선 고용에 대한 실질적인 추가 진전을 위한 테스트가 거의 충족됐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파월은 “나에게는 멋지고, 훌륭하고 강력한 고용 보고서가 필요하지 않다. 그 테스트가 충족되었다는 느낌을 받으려면 합리적으로 좋은 고용 보고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8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1.61%로 0.0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테이퍼링이 연내에 시행될 것이란 전망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9월 고용 지표 중에선 임금 상승이 오히려 월가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9월 시간당 임금은 전달보다 0.6%, 전년보다 4.6% 증가했습니다. 6개월 간으로 따지면 작년보다 평균 6% 올랐습니다. 시간당 임금은 3개월 연속 전년대비 4% 상승이고, 작년에 코로나 영향으로 임금 상승이 요동을 쳤던 것을 빼고 보면 2007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미국에서 시간당 임금은 통상 2~3% 수준에서 올랐습니다.
임금 상승이 이어지는 것은 장기적인 인플레 가능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을 부르고, 다시 물가 상승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우려도 있습니다.
13일 발표되는 9월 소비자 물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월가 전망은 전달 대비 0.3%, 전년 대비 5.3% 상승입니다. 5월 이후 5%대 물가 상승이 이어져서 인플레가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일시적 요인이던 중고차 가격, 항공료, 숙박비 등이 주춤해졌는데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게 걱정거리입니다. 임금 상승의 영향 뿐 아니라 최근 유가, 천연가스 가격 등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물가 전반에 퍼지게 될지도 주목됩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공급망 병목 현상이 기업 실적의 발목을 잡을 지 월가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 실적 성장이 둔화되는 것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는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도 있습니다. 실적 시즌을 월가가 어떻게 소화할 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에너지주나 가격결정력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등 방어 전략을 고심해 봐야 할 때입니다. 셋째, 미국의 9월 고용이 월가 전망보다 나쁘게 나왔습니다. 하지만 미 연준이 테이퍼링, 즉 자산 매입 축소를 연내에 시작한다는 예상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플레 우려가 강해지는 모습입니다. 연준의 방어막이 사라진 뒤 어떻게 할 지 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