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98% 오른 3만4754.94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83% 상승한 4399.76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05% 오른 1만4654.02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32만6000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전주보다 3만8000명 줄어든 것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테이퍼링 발작’ 어디로’, ‘므누신 “금리 연 3.5%도 가능”’, ‘칩마겟돈 언제까지’를 꼽았습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12월 3일까지 미국 정부가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한도를 확대했는데요.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업무 중단 우려가 사라지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작용을 했습니다. 방송에서 그 내용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테이퍼링 발작’은 어디로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58%까지 치솟았습니다. 전날 연 1.53%였던 것과 비교하면 0.05%포인트나 오른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주 금리 상승 공포에 하락세를 보였던 월가 주가는 이날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금리 상승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왔던 테크주 중심의 나스닥이 2% 가까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월가 일각에선 금리 공포로 시장이 하락한 걸 ‘뒤늦은 테이퍼링 발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날은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최근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

이날 잠시 ‘뒤늦은 테이퍼링 발작’을 잠잠하게 할 정도의 호재들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출렁거림이 심한 시장에서 호재를 기다리던 월가 투자자들에게 단비가 내린 듯한 모습입니다.

이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 부채 한도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고 했습니다. 전날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부채 한도를 12월까지 유예하자고 했는데, 이를 민주당이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척 슈머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7일 의사당에 들어오고 있다. /AP 연합뉴스

CNBC 보도에 따르면, 합의안은 현재 28조4000억 달러인 미국의 부채 한도를 28조8800억 달러로 올리는 내용입니다. 한도를 4800억 달러 높이는 것인데, 이는 미 재무부가 12월3일까지 미국의 부채를 감당할 정도입니다. 즉, 12월3일까지 부채 한도를 연장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미국 의회에서 양당은 연방정부에 예산을 지원하는 임시지출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12월3일까지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인 업무정지)이 될 가능성을 막았습니다. 부채 한도도 12월초까지 높여 놓고, 협상 시간을 벌겠다는 것입니다.

고용 지표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32만6000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전주의 36만4000명보다 3만8000명 줄어든 것입니다. 월가 전망인 34만5000명보다도 적었습니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추이. /자료=미 연준

한편 9월 셋째 주에 모든 실업 관련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420만명이었는데, 이는 이전 주의 500만명에서 80만명이 줄어든 것입니다. 코로나 위기로 실업에 처한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실업수당을 매주 300달러를 얹어 주는 등의 미국 정부의 추가 실업 지원 혜택이 9월6일부터 종료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따라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9월 넷째 주에 계속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271만4000명으로 작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날 9월 민간고용이 56만5000명 늘었다는 소식에 이어 고용이 회복되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월가의 9월 고용 전망은 전달보다 50만명 늘어나는 것으로 나옵니다. 8월의 23만5000명의 배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다만 고용 회복이 너무 강하면 미 연준의 돈줄 죄기가 빨라질 수 있어 시장의 악재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유럽중앙은행(ECB) 후원 토론회에서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 조건이 충족됐지만 고용 기준은 아직 충족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 므누신 “금리 연 3.5%도 가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재무장관을 지낸 스티븐 므누신 전 장관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 3.5%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므누신 전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인베스트 글로벌 컨퍼런스 연설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걱정된다”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쉽게 연 3.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므누신 전 장관은 국채 금리 상승은 국가 부채와 재정의 비용을 증가시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언제 금리가 그렇게 오르게 될 것이라는 시점은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월가 기관들의 올해 4분기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전망은 평균 연 1.64%입니다. 현재보다는 오르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므누신 장관이 얘기한 것처럼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는 기관들은 없습니다. 씨티가 연 2%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지만, HSBC는 1%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월가 기관들은 내년 3분기 금리 전망을 평균 연 1.74%로 하고 있어, 금리는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현재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는 것이 긍정적인 뉴스라고 덧붙이면서, 초당적인 인프라 법안도 찬성한다고 했습니다. 또 미국의 부채 한도를 높이는 것도 찬성한다고 했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미국이 디폴트(채무 불이행)하는 것을 그대로 놔둘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대로 재정 지출 법안이 진행된다면 국가부채비율이 ‘위험하게’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연 3%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은 므누신 뿐만이 아닙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3월 “금리가 연 3~4% 사이, 혹은 그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연준이 한 번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목표에 오를 때까지 계속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미 연준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에 점도표를 통해 밝힌 장기적인 정책 금리는 연 2.5% 수준입니다. 지금 정책금리는 제로(0)인데,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1.5%대라는 걸 감안하면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됐을 때 시장 금리가 연 3%대가 된다는 게 아주 허황된 얘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블룸버그

◇ 칩마겟돈 언제까지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성서에 나오는 아마겟돈(최후의 전쟁)에 빗대 ‘칩마겟돈(Chipmageddon)’이나 ‘치파게돈(Chipageddon)’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입니다.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3의 인도가 지연되고, 삼성의 신제품 갤럭시Z플립의 일부 색상 제품을 받기 위해 한 달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반도체 칩 수급 문제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부족 현상의 원인은 폭증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가 지난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는 5508억 달러(약 655조원)로 작년보다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 6월 WSTS가 예측한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4520억 달러였는데, 올해 수요가 급증하면서 예측보다 1000억 달러 가까이 시장이 커진 것입니다. 예측보다 워낙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다 보니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고 자동차, 스마트폰, 각종 IT(정보기술)제품에서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칩을 생산하면서 파운드리(위탁생산) 부족 현상까지 나타납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자사 제품에 최적화된 칩을 자체 개발해왔습니다. 애플, 테슬라 등은 이미 자체 칩을 통해 돋보이는 성과를 거뒀으며, 구글, 아마존 등도 이미 자체 칩을 개발해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 등의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빅테크 들이 새로운 칩 생산 요구를 파운드리들은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이에 따라 전체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TSMC의 본사에 내걸린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급증하고 자동차 사양이 높아지면서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GM, 포드  등은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일부 라인을 원활히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제조회사는 독일 인피니온,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소수에 불과하고 특성상 다품종 소량생산의 구조이기 때문에 공급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공장의 경우 신규 투자 시작에서 가동까지 통상 2년쯤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지금부터 투자를 하면 2023년 말에 공장 가동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은 이미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업계 4위 기업인 글로벌 파운드리도 올해 말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설비 투자를 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실제 착공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관세문제,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 규모 등의 이슈로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의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 제공

현재 수요 추세라면 반도체 공급 부족은 파운드리 신규 공장이 들어오는 2023년이 돼야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파운드리 기업들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지만 수요가 지금처럼 빠르게 증가한다면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하반기에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기 때문에 향후 수급상황을 잘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데이터화, 디지털화 추세는 반도체 수요 성장을 가속화합니다. 하지만 공급은 당분간 부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기업, 가격 결정권을 높여가는 기업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 부채 한도 적용이 잠시 미뤄지고, 고용이 회복된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 인플레 우려 등 악재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출렁임이 강한 10월 증시, 잘 견뎌 나가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국 시장 금리가 연 3.5%까지 오를 수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당장의 일은 아닌 것 같지만, 금리 상승 가능성을 잊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연준의 테이퍼링, 즉 자산 매입 축소 이슈가 지나가면 다음은 금리 인상 이슈입니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셋째, 반도체 칩 부족으로 ‘칩마겟돈’이란 말까지 나옵니다. 갑자기 늘어난 수요에 생산 기업들이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부족은 내후년 말까지도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혜를 받는 기업들 찾기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