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 오른 3만4258.32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95% 상승한 4395.64를 기록했습니다. 다우와 S&P500은 나흘 연속 하락한 후에 반등한 것입니다. 나스닥은 1.02% 오른 1만4896.85에 마감해, 이틀 연속 상승했습니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르면 11월 테이퍼링, 즉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해서 내년 중반이면 테이퍼링을 마칠 수 있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가시권 들어온 테이퍼링’, ‘빨라진 금리 인상 신호’, ‘천장 막힌 미국 부채, 어디로’를 꼽았습니다.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위원들은 금리 인상에 대해 기존에 냈던 전망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를 줬는데요. 방송에서 그 내용을 자세하게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가시권 들어온 테이퍼링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1~2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즉 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를 줬습니다. FOMC 공식 성명서에서 “(경기 회복의) 진행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계속된다면 FOMC는 자산 매입 속도의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이르면 다음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며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회의 참가자들은 대체로 경기 회복이 궤도에 머물러 있는 한 점진적인 테이퍼링은 내년 중반에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했습니다. 다음 FOMC 회의는 11월 2~3일 열릴 예정입니다. 즉, 이르면 11월에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월가에서는 11월에 선언하고 12월에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지난 7월 FOMC 회의록에서 대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연내에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데 찬성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이후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자신도 연내 테이퍼링에 찬성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8월 고용이 월가 전망의 3분의1쯤에 불과한 23만5000명 늘어나면서 일각에서 테이퍼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번 회의에서 연내 테이퍼링이 확실해진 것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테이퍼링의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내년 중반까지 마친다고 한다면, 매달 100억 달러씩 줄이는 것보다는 많은 수준의 테이퍼링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 연준은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매달 1200억 달러의 채권을 시장에서 매입해서 장기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채 800억 달러와 모기지담보증권 400억 달러입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테이퍼링 시작 시기를 판단할 때 삼는 기준으로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대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라는 목표 달성을 제시했는데, 이런 목표 달성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경우 우리는 상당한 진전을 넘어서 상당한 진전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부분의 테스트는 나와 다른 많은 사람들의 관점에서 달성됐다”고 했습니다. 명목 소비자물가 기준 인플레이션이 5%대인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 성장과 물가 전망을 바꿨는데, 그 중 물가 전망만 보면 올해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기준으로 3.7%를 기록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는 6월 FOMC 후에 3% 전망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또 내년과 내후년 물가 전망은 각각 2.1%에서 2.3%와 2.2%로 올렸습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에 상향 리스크가 있다고 했음.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긴 하지만, 더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미 연준이 내년에는 급하게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 이유로 인플레이션을 들기도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고용에 대해서는 “내 개인적인 관점에선 고용에 대한 실질적인 추가 진전을 위한 테스트가 거의 충족됐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파월은 “나에게는 멋지고, 훌륭하고 강력한 고용 보고서가 필요하지 않다. 그 테스트가 충족되었다는 느낌을 받으려면 합리적으로 좋은 고용 보고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8월 고용 동향에서 23만5000명 증가한 것은 강력한 고용 증가를 기대하는 전망에는 못 미치지만 평균적으로 고용이 어느 정도 늘어나면 괜찮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월가는 테이퍼링에 대해서 예상과 다른 발언이 나오지 않자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였습니다.
◇ 빨라진 금리 인상 신호
9월 FOMC에서 위원들은 금리 인상에 대해 기존에 냈던 전망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금리 인상은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라고 보고 있는 듯 합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 포인트 떨어진 연 1.32%를 기록했습니다.
파월은 또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이 끝나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파월은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별개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파월은 “자산 매입의 축소의 시기와 속도는 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하도록 하는 직접적인 신호를 주려는 의도는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단, 점도표를 확인하면 내년의 금리 인상에 대해서 18명의 FOMC 참석자 중 9명이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6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을 전망한 위원이 7명이었지만 숫자가 늘어난 것입니다. 평균(중간값)으로 보면 내년에 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의결권을 가진 FOMC 위원 중 몇 명이 내년 금리 인상에 찬성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2023년의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6월 FOMC에서 2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당시 11명 이상이 연 0.5% 이상으로 정책 금리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 1% 이상으로 정책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는 위원이 9명이나 됐습니다. 제로금리를 전망한 위원은 1명에 불과했습니다. 6월 FOMC에서는 제로금리 전망은 5명이었습니다. 이번 전망의 2023년 평균(중간값 기준)이 연 1%였습니다. 이를 해석하면, 2022년에 한 번 올려서 현재 제로금리를 연 0.25%로 만들면, 2023년에 0.25%포인트씩 3번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기존 전망보다 금리 인상이 가팔라질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2024년의 금리 인상 전망도 나왔습니다. 2024년의 정책 금리 평균은 연 1.8%입니다. 같은 추세라면 2024년에도 0.25%포인트씩 3번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미 연준은 올해 성장 전망은 낮췄지만, 내년과 내후년 성장 전망은 올렸습니다. 올해 성장 전망은 7%에서 5.9%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3분기(7~9월)에 경제 활동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는데, 그것을 반영한 것입니다. 다만, 내년 성장 전망은 3.3%에서 3.8%로, 2023년 성장 전망은 2.4%에서 2.5%로 올렸습니다.
◇ 천장 막힌 미국 부채, 어디로
22일 월가 증시가 오르기는 했지만, 9월 증시는 불안한 모습입니다. 이달 들어 다우는 3.1%, S&P500은 2.8% 하락했습니다. 다양한 악재가 불거졌기 때문인데, 최근엔 특히 각종 부채 관련한 이슈가 터졌습니다.
우선 미국의 정부 부채 한도 문제입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월가 대형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공화당을 압박해서 미국의 정부 부채 한도를 올리거나 유예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옐런은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등 CEO들에게 도와달라고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부채 한도가 경제 운용에 걸림돌이 된다는 뜻입니다. 미국은 코로나로 부채 한도를 일시 유예했다가 지난 8월1일 부활시켰습니다. 현재 정부 부채액인 28조8000억 달러로 묶인 것인데, 이렇게 되면 추가로 국채를 발행해서 경기를 부양하는 게 불가능해집니다.
민주당이 우세한 미 하원은 21일 부채 한도를 1년 이상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50대50으로 팽팽한 상원에서 이 법안의 통과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옐런 재무장관은 10월이면 재원이 모두 소진돼 정부 활동이 멈출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미국의 부채 한도를 두고 이 같은 대치 상황이 계속되면 10월20일이 되면 한계 상황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에 400만 개 일자리와 15조 달러에 달하는 가계 자산이 사라지는 충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실업률은 현재 5%대에서 9%로 급증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금융시장에선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는 떨어뜨리는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주가는 3분의1쯤 하락하는 충격을 받으면서 이에 따라 가계 자산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정치 갈등으로 경제에 충격을 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2011년에는 부채 한도 협상이 지연되자 신용평가사인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는 일도 있었습니다.
한편 중국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헝다(에버그란데)가 빚더미에 못 이겨 부도를 낼 것이란 우려도 최근 증시의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헝다의 부채 규모는 3000억 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 GDP(국내총생산)의 2%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헝다가 파산하면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파산에 버금가는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중국 정부가 부동산 거품을 잠재우기 위해 용인하는 ‘계획 파산’이라 충격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헝다의 주가는 최근 자회사인 헝다 부동산이 23일로 예정된 채권 이자 지급을 정상적으로 하겠다고 발표하자 50%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또 중국중앙은행이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긴급 자금을 시장에 넣는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이르면 11월 테이퍼링을 한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월가는 예상했던 바라며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경제가 예상대로만 움직이면 2013년 같은 테이퍼링 발작은 없을 수 있습니다. 잘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이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당장 금리를 올리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금리가 올라가면 시중의 돈이 줄어들게 됩니다. 파티 음악이 갑자기 끝날 리스크도 감안해 둬야 합니다. 셋째, 미국 부채 한도를 두고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습니다. 2011년에는 그러다가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는 협상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