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76% 떨어진 3만5100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34% 떨어진 4520.03에, 나스닥은 0.07% 오른 1만5374.33에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였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 때 18%나 폭락했다가 낙폭을 줄였습니다. 이날 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인정한 게 화제가 됐는데, 오히려 가격은 폭락세를 보인 것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에서는 오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델타 변이 확산, 성장 먹구름’, ‘테크주 각광 데자뷔’, ‘코로나 실업 지원 종료’를 꼽았습니다. 모건스탠리가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underweight)’로 낮췄는데요. 영상에서 그 이유를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델타 변이 확산, 성장 먹구름
노동절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월가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미국 성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습니다. 다우와 S&P500은 하락세로 한 주를 시작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을 6%에서 5.7%로 낮췄습니다. 이는 월가 전망의 평균 6.2%보다 낮습니다. 이번에 4분기 성장 전망을 기존의 6.5%에서 5.5%로 낮추면서 연간 전망도 낮아졌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3분기 성장 전망률 전망도 9%에서 5.5%로 낮춘 바 있습니다. 미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가 7% 성장한다고 보고 있는데, 민간에선 그보다 성장세다 더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다만 기존 미국의 성장률인 2~3% 수준보다는 높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성장 전망을 낮추면서 내세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델타 변이의 확산입니다. 이는 이미 3분기의 성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둘째, 재정 지원의 축소입니다. 셋째, 서비스 분야의 느린 회복입니다. 이 세 가지는 중기적인 시계에서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소비 증가가 강하게 나타나야 하는데 이를 막는 장애물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모건스탠리는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underweight)’로 낮췄습니다. 앤드류 시츠가 이끄는 모건스탠리의 전략팀은 여전히 미국 경기 사이클이 ‘확장’ 국면을 지나고 있기는 하지만, 9~10월에는 증시가 요동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런 의견을 냈습니다. 앞으로 2개월 동안은 성장과 정책, 입법 의제에 엄청난 리스크가 있다는 것입니다.
월가의 우려는 지난주 발표된 8월 고용 동향에서 ‘고용 슬럼프’가 나타나면서 커졌는데,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8월 고용은 전달에 비해 23만5000명 늘어나 월가 전망인 72만명 증가의 3분의1쯤 밖에 안 됐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7일 평균 확진자가 15만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작년과 같은 전면 봉쇄는 없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여행 규제, 행사 취소, 사무실 복귀 지연 등으로 인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회복되던 여행도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예컨대 하와이 여행객은 7월 중순만 해도 2019년보다 10% 적은 수준까지 회복됐습니다만, 8월부터 줄기 시작해서 9월 초는 2019년보다 34% 적은 수준까지 내려갔다고 합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9월은 1년 중에서 평균적으로 주식 성과가 가장 좋지 않은 달입니다. 야데니 리서치에 따르면 1928~2020년 평균을 냈을 때 9월 S&P500 수익률은 -1%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9월에 랠리(상승장)을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9월에 S&P500이 100포인트(약 2%)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다만 톰 리는 10월에 10% 정도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 부채 한도 협상과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지고, 독감 시즌과 맞물려 코로나 확산이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 테크주 각광 ‘데자뷔’
대형주와 경기 재개 관련 주식들의 주가는 빠지는 가운데,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07%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주엔 대형주 중심의 다우는 한 주간 0.24% 떨어졌지만, 나스닥은 1.55%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빅테크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는 8월말을 기점으로 해서 S&P500을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작년 말을 기준점으로 설정했을 경우임.)
작년 코로나가 한창일 때 디지털, 언택트, 비대면 등의 키워드로 테크주가 각광을 받은 것의 ‘데자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면, 미래 산업인 성장주가 각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FAANG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페이스북 1.57%, 애플 1.54%, 아마존 0.89%, 넷플릭스 2.73%, 알파벳(구글) 0.37% 등입니다. 테슬라도 2.63% 상승했습니다.
특히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경우에는 신규 아이폰 시리즈가 출시된다는 기대감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애플은 올 들어 주가가 18% 상승했습니다. 애플은 이날 미디어에 보낸 초대장에서 14일 오전 10시부터 본사 애플파크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이를 생중계한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통상 9월에 신작 아이폰을 발표해온 관행을 볼 때 이번 행사에서 차기작 ‘아이폰 13’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 등은 테크주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웨드부시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크주가 올해 7~10% 더 오를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미 연준이 통화 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적 성향을 계속 보일 것으로 보면서 기술주의 펀더멘털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브스는 테크주 강세장에 대한 기대는 “소비자와 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디지털 혁신 스토리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는 우리의 다년간의 분석에 근거한다”며 “향후 2~3년 동안 이러한 수요 급증이 과소 평가되고 있어 기술주와 FAANG의 엄청난 성장이 여전히 지평선에 있다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소비자와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으로 향후 10년간 2조달러의 시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웨드부시는 테크주 중에선 애플을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목표 주가로 185달러를 제시했습니다. 현재 주가가 156달러 선이므로 18% 정도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것입니다.
다만 테크주의 경우에는 미국 금리 상승 가능성, 바이든 행정부의 빅테크 규제 방안, 부자 증세 방안 등의 리스크 요인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 코로나 실업 지원 종료
이번 주부터 미국에서 코로나로 인한 실업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각종 특별 지원들이 사라집니다. 이에 따라 8월에 나타났던 ‘고용 슬럼프’ 현상이 해소될 지 주목됩니다.
싱크 탱크인 센츄리 재단에 따르면, 코로나 실업 지원이 사라지면서 750만명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미국 정부는 작년 코로나 이후 코로나 지원, 구제 및 경제보호법에 의거해 8000억 달러를 풀어 실업자들을 지원했습니다. 예컨대 택배 등 임시직인 긱(gig) 근로자는 기존엔 지원 대상이 아니었지만, 코로나 이후엔 실업 수당을 지급했습니다. 또 연방정부가 실업수당을 매주 300달러씩 더 쥐어 주는 지원도 했는데, 이도 종료됩니다. 이에 따라 200만명이 추가 실업 수당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코로나 충격에서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된 현재도 이런 지원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은 구인난을 겪지만 고용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때문에 코로나 실업 지원이 사라지면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사람이 늘면서 고용도 회복된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골드만삭스는 “추가 지원이 종료되는 경우 실업자들의 재취업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며 “추가 지원 만료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일자리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추가 실업수당 지원 종료로 연말까지 150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반론도 있습니다. 추가 실업 지원 뿐만 아니라 코로나 감염 위험 때문에 일자리를 찾아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또 아이 돌봄이나 노인 돌봄을 위해서 일자리를 찾아 나서지 못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미 25개 주에서 추가 실업수당 지원을 중단했는데, 4~7월 이들 주에서 고용이 1.33% 증가했지만 추가 실업수당 지원을 중단하지 않은 주들에선 같은 기간 고용이 1.37% 늘어나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고용 지표가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코로나 실업 지원 종료가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의 깊게 따져 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골드만삭스가 미국 성장 전망을 낮추는 등 델타 변이 확산의 영향이 증시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다만 작년과 달리 경제 위기 수준의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 출렁임이 심해지는 것에는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둘째, 테크주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디지털화, 비대면 등 작년 코로나 위기 때의 투자 키워드들이 다시 나옵니다. 테크주는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도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미국에서 코로나로 인해 도입됐던 비상 실업 지원이 종료됐습니다. 이에 따라 일자리 슬럼프를 극복할 지 주목됩니다. 고용 지표는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작 시기에 영향을 주는 만큼 주의해서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