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 S&P500은 0.4%, 나스닥은 0.1% 상승했습니다. 미 상무부는 미국의 2분기(4~6월) 성장률 속보치가 6.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4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증시는 앞을 보고 간다’, ‘기대보다 못한 성장, 금리는 알았나’, ‘체면 구긴 ‘밈’ 주식 대부 상장’을 꼽았습니다. ‘밈’ 주식 현상으로 재미를 봤던 주식 거래 앱 회사 로빈후드가 29일 기대 속에 나스닥에 상장했는데요. 공모가인 주당 38달러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거래 첫날 8% 이상 하락했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증시는 앞을 보고 간다
이날 두 가지 좋지 않은 소식이 나왔지만, 월가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다우와 S&P500은 장중에 사상최고치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증시는 과거 숫자가 아니라 앞으로 전망을 보고 간다는 것입니다.
첫째, 2분기 성장률이 생각보다 안 나왔습니다. 미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6.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전망 8.4%보다 훨씬 낮은 것입니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도 기존 발표한 6.4%보다 낮은 6.3%로 수정됐습니다.
하지만 증시는 재고가 감소한 것 등 주가에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해석하면서, 증시는 미국 성장세가 여전하다는 데 베팅했습니다. 특히 2분기에 소비는 11.8%나 늘어나 1952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반도체 부족 등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16.2%나 줄어들었습니다. 재고가 줄어든 것은 성장률을 1.1%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게다가 28일 파월 연준 의장은 아직 통화정책을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경제가 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도 앞으로 전망이 좋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사실, 통상 분기당 연율로 2~3%대 성장을 하는 미국 경제에서 6% 대 성장률이 나쁜 숫자는 아닙니다. 또 2분기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9조4000억 달러로 2019년 4분기의 19조2000억 달러보다 많아서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규모로 복귀했습니다. 다만,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앞으로 미국 성장에 영향을 줄지는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둘째, 여전히 고용 지표가 확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40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월가 전망 38만명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또 코로나 이전의 20만명 대보다 많습니다. 다만, 월가는 이전 주의 42만4000명과 비교하면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줄었다는 데 주목했음.
다만,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은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성적을 내서 실망감을 줬습니다. 전반적인 테크주의 향후 성장 전망에 의구심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아마존의 2분기 매출은 1131억 달러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 1151억 달러보다 낮았습니다. 아마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6% 넘게 빠지기도 했습니다. 또 전날 광고 매출이 56%나 늘었다는 좋은 실적을 발표한 페이스북은 하반기 전망이 어둡다는 실적 가이던스를 주면서 이날 주가가 4%나 하락했습니다.
◇ 기대보다 못한 성장, 금리는 알았나
미국 2분기 성장세가 기대보다 못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최근 채권 금리 하락이 설명된다는 말이 나옵니다. 월가에선 2분기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실은 채권 시장에선 그 정도 성장이 나오지 않을 것을 보고 이미 금리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즈음해선 연 1.5% 수준에서 움직이다가, 7월 들어 하락세가 확연해지면서 최근 연 1.2%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금리는 기본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오르게 되는데, 일부 전망 기관들이 2분기 성장이 9~10%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는 가운데서도 떨어졌던 것입니다.
금리 하락세에 대해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수급의 문제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일각에선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의구심이 나왔다는 해석도 했습니다. 수급 문제는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은 줄지만, 연준의 매달 12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 매입으로 시중 은행과 연기금 등에 돈이 넘쳐 나면서 수요는 많았다는 것입니다. 또 마이너스 금리 상태인 유럽보다는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투자처가 국채 이외에는 없다고 은행이나 연기금이 생각한다는 것은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본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튼 시장에선 미스터리한 현상으로 여겨졌는데, 2분기 성장이 기대보다 못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편 제롬 파월 의장은 7월 FOMC가 끝난 후 29일 기자회견에서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건 아마도 일부는 투기와 관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며 “델타 변이 확산과 관련한 심리적 요인도 있고, 성장에 대한 걱정도 있는 것 같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10년 만기 물가 연동 국채 금리가 최근 -1.15%까지 떨어졌는데, 이렇게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건 성장하는 경제에서 정상적인 금리 수준은 아닙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랄프 악셀 전략가는 금리가 최근 하향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결국 미 연준이 금리를 강하게 올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랄프 악셀이 이끄는 팀은 보고서에서 “금리 시장은 2023년과 그 이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점점 더 연준이 확연한 금리 인상 사이클을 이끌지 못할 것이란 의구심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시장 금리는 서서히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연말에는 연 1.9%까지 갈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6월 고용 동향 지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강한 고용 지표가 나오면 금리는 상승 방향으로 갈 것이고, 약한 고용 지표가 나오면 금리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우려가 강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금리 방향은 증시, 특히 테크주의 주가를 예측하는 데 상당히 중요합니다. 금리가 전체 시장의 유동성 크기를 결정하고, 테크주의 경우에는 가치 평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 체면 구긴 ‘밈’ 주식 대부 상장
‘밈’ 주식 현상으로 재미를 봤던 주식 거래 앱 회사 로빈후드가 29일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공모가인 주당 38달러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거래 첫날 8% 이상 하락했습니다. 38달러는 38~42달러인 희망 공모가 범위에서 가장 낮은 가격이었는데도 크게 떨어진 것입니다.
로빈후드는 자본시장의 ‘민주화’와 접근 확대를 외치면서 수수료 제로(0) 정책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거래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레딧 등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주식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밈 주식 현상의 수혜를 입었습니다. 코로나 와중에 젊은 세대들이 주식에 뛰어 들었던 데는 로빈후드가 있었기 때문이란 말도 있습니다. 로빈후드는 2분기 기준으로 계좌수만 2250만 개입니다. 계좌수 기준으로는 피델리티, 찰스 슈왑에 이어 증권사 순위에서 미국 3위까지 올라왔습니다. 개인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지는 않지만 증권사에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냅니다.
하지만 상장 첫날 체면을 구긴 데는 미국 언론에서 몇 가지 이유로 분석했습니다.
첫째, 밈 주식 현상이 최근 미국에서 시들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빅 쇼트’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가 밈 주식은 새로운 자금이 마르면 추락할 것이라고 하는 등 밈 주식 투자에 대한 경고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규제 리스크입니다. 미 금융산업규제국(FINA)은 로빈후드에 일부 주식 거래를 제한하고 허위 정보를 제공해 고객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로 역대 최대 금액인 7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로빈후드와 같은 거래 앱의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 조사하는 등 규제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셋째, 그러다 보니 시장에 사업 모델에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많다는 것입니다. 희망 공모가 최하단에 공모가를 책정한 것부터 실제 시장의 의구심을 반영한 것입니다. 로빈후드는 이번에 공모주 물량의 최대 35%를 자사 앱을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한다고 했습니다. 통상 공모를 할 때 기관 투자자들이 많이 가져 가는데, 개인에게 배정을 많이 한 것은 기업 가치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날 주가 하락에 대해 로빈후드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블라드 테네브는 “특히 단기에 시장에서 생기는 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2분기 성장이 기대보다 못 하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월가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월가는 코로나 회복에 따라 소비가 늘어나고, 경제 재개에 따라 서비스업으로도 회복의 온기가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코로나 변이 확산 우려는 여전합니다. 앞으로 미국 증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둘째, 최근 들어 빨라진 금리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다면 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다시 성장세가 커진다면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증시에도 많은 영향을 주는 금리 움직임에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셋째, 미국 개미 투자자들이 일부 주가를 끌어 올리는 ‘밈’ 주식 현상이 최근 시들해졌습니다. 하지만 전체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언제라도 다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세진 미국 개미 투자자들의 영향력도 점검해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