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2%, S&P500은 0.2%, 나스닥은 0.03% 상승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기술 기업과 사교육 업체에 대한 규제 강화가 월가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98개 중국 기업 주가로 구성된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인덱스’는 7%나 하락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이후 15%쯤 하락해, 이틀 간을 기준으로 2008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입니다.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미 연준, MBS부터 줄일 전망’, ‘캐시우드, 삼천슬라 가야 하는데’, ‘비트코인 다시 시동, 주가 영향은?’을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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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연준, MBS부터 줄일 전망
27~28일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립니다. 이번 회의에선 자산 매입 축소, 즉 테이퍼링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 연준은 현재 매달 1200달러의 채권을 시장에서 매입해 장기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채가 800억 달러, 모기지담보증권(MBS)가 400억 달러입니다.
그러나 테이퍼링 시작 시기는 이번 회의 후에 당장 발표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월가 이코노미스트 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75%는 오는 8월 26~28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이나 9월 21~22일 열리는 다음 FOMC 회의 후에 테이퍼링에 대한 초기 ‘신호’가 나올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절반 정도는 12월에 공식 발표를 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71%는 테이퍼링 시작 시기를 내년 1분기로 봤습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예측한 시간표와 같습니다. 골드만삭스는 8월이나 9월에 ‘첫 힌트’가 나오고, 12월에 ‘공식’ 선언을 할 것으로 봅니다. 다만 도이치뱅크는 11월에 미 연준이 공식 선언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관심사는 테이퍼링 규모입니다. 블룸버그통신 설문에서는 월가 이코노미스트의 46%가 모기지 저당 증권(MBS)과 국채를 같은 양만큼 줄일 것으로 보고, 8%가 MBS만 먼저 줄일 것으로 봤습니다. 현재 매달 800억 달러의 국채와 400억 달러의 MBS를 미 연준이 매입하고 있는데, 같은 양을 줄이면 MBS가 먼저 줄어드는 효과를 보게 됩니다. 이는 부동산 가격 급등의 우려가 큰 에릭 로젠버그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제안한 아이디어입니다. 46%는 국채와 MBS를 같은 비율로 줄일 것으로 봤습니다. 2대1의 같은 비율로 줄이면 국채와 MBS 매입이 제로(0)가 되는 시점은 같아지게 됩니다.
결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MBS부터 먼저 거둬들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 기존 주택의 평균 집값이 작년보다 23.4% 오른 36만3300달러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거품을 걱정하면서 돈줄 죄기에 나서자는 연준 내 매파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하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 테이퍼링 전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페롤리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파월 의장의 7월 의회 증언 땐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이후 델타 변이 확산이 성장 전망에 대한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만들면서 비둘기파가 현재의 통화 정책을 유지하자는 목소리를 키울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3분기와 4분기 성장 전망을 각각 8.5%, 5.5%로 1%포인트씩 낮췄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이 서비스 분야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 캐시우드, 삼천슬라 가야 하는데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이날 월가 전망을 뛰어 넘는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매출은 119억6000만 달러로, 전망치 113억 달러보다 많았습니다. 주당 이익은 1.45달러로 전망치인 98센트를 넘겼습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2.2% 오른 657.62달러에 마감했지만, 장 마감 후 실적이 나온 후 시간 외 거래에서 2% 이상 올랐습니다.
한편 테크주 투자의 대표 주자인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실적 발표에 앞서 리얼 비전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를 사례로 들면서 월가의 기술주 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캐시 우드는 “‘미쳤다'는 소리를 듣겠지만, 테슬라 주가가 주당 3000달러는 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대표 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테슬라 투자 비중은 10% 정도로 가장 많습니다.
캐시 우드는 월가가 테슬라에 대해 자신보다 낮게 평가하는 이유는 애널리스트들이 단기적인 관점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테슬라는 다양한 측면을 가진 테크놀로지 기업인데, 월가는 자동차 애널리스트가 분석을 한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봤습니다.
캐시 우드는 “테슬라는 기술 기업이고, 단순히 하나의 기술을 가진 기업이 아니다”며 에너지 저장, 로봇,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종합적인 기술 기업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아크 인베스트먼트에서는 테슬라 분석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3명의 애널리스트가 붙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캐시 우드는 이런 식으로 테슬라 외에 다른 기술 기업들도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캐시 우드는 주식 시장에서 파괴적 혁신과 관련된 기업들의 시가 총액은 2019년 7조 달러였지만, 작년에 14조 달러로 불어났으며, 앞으로 5~10년 동안 75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테크주 낙관론을 펼치는 캐시 우드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앞서 숀 퀴그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캐시 우드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과도한 투기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한 거품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며 “아크가 개인 투자자들을 ‘불 트랩(bull trap)’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불 트랩은 상승장으로 잘못 알고 신규 투자에 나섰다가 약세장의 덫에 빠지는 것을 가리킵니다.
◇ 비트코인 다시 시동, 주가 영향은?
개당 3만 달러 대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4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기술주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비슷한 성격의 기술주로 자금이 들어올 것이란 기대가 많았는데, 그런 트렌드가 되돌려질까 하는 의문이 나오는 것입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은 4만 달러를 찍은 후 하락세를 보여 3만6000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 매체 배런스는 비트코인이 한 때 4만 달러를 넘은 것에 대해 네 가지 요인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아마존이 구직광고를 통해 “아마존 결제팀이 디지털 화폐 및 블록체인 전문가를 고용하려 한다”고 했다는 보도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할 경우 비트코인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입니다. 일부 매체는 내년에 아마존이 자체 코인을 만들 것이란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우주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둘째, 쇼트 커버링입니다. 비트코인이 떨어질 것에 베팅을 했다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자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비트코인을 사서 공매도를 메우는 과정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나타난 것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배런스는 일요일 저녁에 8억 달러 어치의 비트코인 공매도 물량이 청산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셋째, 기술적인 반등입니다. 넷째,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받을 것이란 기대입니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가상자산 컨퍼런스인 ‘B 워드’에서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걸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승 근거들이 별로 견고하지 않아 완전한 상승 추세로 반전하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시카고 대학의 내셔널 오피니언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미국인의 13%는 가상자산을 샀다가 팔았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인의 24%가 주식을 매매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상자산 투자자의 평균 연령은 38살, 주식 투자자의 평균 연령은 47살이었습니다. 가상자산 투자자는 젊은 세대의 신규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신규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로 이동할 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 즉 테이퍼링이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월가에선 다양한 전망이 나옵니다. 미 연준은 시장을 놀라지 않게 하면서도, 과열이나 경기 둔화를 막을 묘안을 찾아내기 바랍니다. 둘째, 미국 테크주 투자의 대표 주자인 캐시 우드가 기술주에 대한 월가의 분석 방법이 틀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새로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거품이 아닌 실적을 제대로 전망하고 평가할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셋째, 박스권에 갇혔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테크주 주가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막연한 기대가 아닌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투자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