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1%, S&P500은 0.2%, 나스닥은 0.4% 상승했습니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6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달보다 1.4% 늘었습니다. 주택 가격 중간값은 36만3300달러(한화 약 4억1000만원)로 작년보다 23.4% 올랐습니다. 112개월 연속 상승세입니다.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실업 증가 먹구름, 짙어질까’, ‘연준, 테이퍼링은 어디로’, ‘2배 늘어난 ‘급구’ 구인'를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실업 증가 먹구름, 짙어질까
미 노동부가 이날 지난주 신규 실업 수당 청구가 41만900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전주엔 36만8000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저를 기록했는데, 이 보다 5만1000명(13.9%)이나 늘어난 것입니다. 월가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기는 40만명을 넘었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전망인 35만명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때문에 월가 주가가 상승폭을 줄였습니다.
최근 델타 변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는데다, 실업 수당 청구까지 늘어나자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월가에서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물가는 뛰면서 고용과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옵니다. 다만, 주간 단위 실업 수당 청구는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일회성 증가로 그칠 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한편 실업 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소식에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하락했습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1.27%를 기록해, 하루 만에 다시 연 1.3% 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가 밝힌 6월 기존 주택판매는 1.4% 증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증가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2%증가보다는 낮았습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 우려는 여전합니다. 6월 기존주택 판매액의 중간값은 36만33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4% 급등했습니다. 5월에 23.6% 급등했는데,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모든 지역에서 집값이 올랐습니다.
이 와중에 2분기 기업 실적 발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15%가 실적을 발표했는데,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그 중 88%가 전망을 뛰어 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고용 지표는 안 좋게 나오지만, 물가 지표는 계속 상승하는 방향으로 나오면서 미 연준의 통화 정책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ECB(유럽중앙은행)는 조기 긴축에 나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너무 이른 긴축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며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가가 2% 목표에 도달해서 충분히 지속된다는 것을 본 다음에 금리를 올리겠다는 가이드라인도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ECB의 결정이 미 연준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됩니다.
◇ 연준, 테이퍼링 어디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연준이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22일 보도했습니다. 연준은 오는 7월 27~28일 FOMC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6월 FOMC 회의 후에 “테이퍼링 문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두 가지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매달 1200억 달러씩 채권을 사고 있는 것을 언제 줄이기 시작할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빨리 줄일 것인가 입니다.
WSJ에 따르면 연준 당국자들이 준비한 테이퍼링에 대한 잠재적인 전략에 대한 공식적인 브리핑을 7월 FOMC 회의에서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 내용이 결정된 바는 없다고 합니다.
일부 FOMC 위원들은 자산 매입을 내년 10월쯤에 마치고 내년 말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게 하자고 주장합니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고, 인플레이션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6월 회의 후에 나온 점도표에 따르면, 7명의 FOMC 위원이 내년에 금리를 올릴 것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고용 회복 속도가 느리다며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습니다.
미 연준은 작년 9월 ‘완전 고용이 되고 인플레가 상당기간 2%를 넘기 전까진 제로 금리를 지키겠다’고 공언 했습니다. 물가가 2% 넘는 것은 어느 정도 감내하면서, 고용이 늘어나는 중대한 진전이 있어야 테이퍼링도 시작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우리는 아직 그 지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월가에선 7월 회의가 아니라 8월 잭슨홀 미팅이나 9월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언제 시작할 지 가이드라인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을 하게 되면, 미리 알려 주겠다”고 공언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연준 내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준 총재처럼 돈줄을 당장 죄자는 매파적인 주장도 있지만,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준 총재처럼 너무 일찍 긴축에 나서지 말자는 비둘기파 같은 주장도 있습니다. 또 테이퍼링을 시작한 후에 매달 100억 달러씩 줄여 가자는 주장도 있지만, 더 빠르게 줄이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먼저 가라앉히기 위해 현재 자산 매입액 1200달러 중 400억 달러인 모기지담보증권에 대한 매입을 먼저 줄이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파월 의장이 의견의 컨센서스를 이뤄낼지 월가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 2배 늘어난 ‘급구’ 구인
지난주 신규 실업 수당 청구가 늘었지만, 경제 봉쇄가 풀리면서 수요가 늘어난 미국 기업들은 일할 사람을 못 구해서 난리입니다. 일자리 병목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에 920만9000건의 채용 공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700만 명 정도의 고용이 적습니다.
미국 채용 사이트 인디드가 7월 16일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채용 공고는 코로나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퍼지기 전인 작년 2월보다 36.5%가 늘었습니다. 미 노동부의 채용 공고 집계 발표 이후로 따지면 6.5%가 늘어 현재는 980만 개의 채용 공고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특히 ‘급구(hiring urgently)’라고 붙인 채용 공고가 연초에 비해 50% 증가했습니다. 이런 공고는 5월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래 채용은 밀고 당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급구’라는 용어를 잘 쓰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트렌드는 특이한 것입니다. 물론 전체 채용 공고 중 ‘급구’라고 붙인 비율은 2~3% 정도로 높지는 않습니다.
여기에다가 채용주가 보너스나 채용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조건을 걸은 채용 공고가 작년에는 1.8%였는데 올해는 4.3%로 급증했습니다.
이런 트렌드로 볼 때 현재 미국은 고용주가 아니라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갑’인 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지난 22일 치폴레 최고재무책임자(CFO) 잭 하텅은 실적 발표 후 치폴레가 5월에 메뉴 가격을 4% 올렸지만, “어디에서도 가격 저항을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와 연결해 보면 앞으로 미국에서 임금 인상이 상당할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치폴레의 얘기는 외식 업계가 가격 결정력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으로 향후 종업원의 임금 인상으로 비용 증가를 고민하고 있는 외식 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인플레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금 상승입니다. 임금은 한 번 오르면 계속 오르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플레가 장기화되냐 아니냐는 임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도 됩니다. 임금 인상이 다시 가격을 올리고, 가격이 올라가면 다시 임금 인상이 따르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이 이 같은 인플레 장기화 위험을 어떻게 해결할 지 주목됩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에서 신규 실업 수당 청구가 깜짝 증가했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에 일자리 우려까지 더해지는 모습입니다. 증시는 잘 견디고 있지만, 언제 다시 방향을 바꿀지 알기 어렵습니다. 일자리 지표도 잘 챙겨 봐야겠습니다. 둘째, 미 연준이 다음 주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전략을 공식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고용은 생각보다 잘 살아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연준이 어떤 결정을 할 지 주목됩니다. 셋째, 미국에서 기업들이 머리를 숙여가며 일할 사람들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일자리 병목 현상이 심해지면, 임금 상승이 뒤따릅니다.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연결됩니다. 인플레 대비 투자는 하루 이틀이 아니라 계속 고민할 주제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