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 끝난 지난 주 월가 증시에서 한 주간 다우지수는 0.5%, S&P500은 1%, 나스닥은 1.9% 하락했습니다. 주간으로 따지면, 4주 만의 하락세입니다. 미 상무부는 6월 소비가 전달보다 0.6%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OPEC+는 오는 8월부터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18일 합의했습니다.

이번 주 주목해 봐야 할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로는 ‘마켓 트렌드, 5가지 되돌림’ ‘미국 IPO시장, 거품 신호?’ ‘G2 반도체 전쟁, 어디로’를 잡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마켓 트렌드, 5가지 되돌림

올 들어 나타났던 5가지 마켓 트렌드에서 최근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되돌림 현상이 계속될 지 주목됩니다. 점검해 보겠습니다.

5가지 되돌림은 첫째, 10년 금리가 상승했다가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둘째, 한동안 주춤했던 빅테크 주가가 다시 오릅니다. 셋째, 잘 나가던 경기민감주, 소형주, 가치 투자가 기운을 잃고 있습니다. 넷째,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해졌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잠잠해지는 것입니다. 다섯째,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그럴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퍼지는 분위기입니다.

우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3월에 연 1.8% 가까이 상승했다가는 최근 들어 연 1.3% 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

여기엔 채권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줄어드는 수급 문제부터 시작해서 경기가 피크를 치고 내려가는 것을 반영한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들이 나옵니다. 한편 심리 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주춤하는 것으로 금리 하락세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ISM(공급관리협회)이 집계하는 제조업 PMI는 지난 3월 64.7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후에 4~6월 60~61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닝스타와 에드워드 존스가 지난 50년간의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PMI가 정점을 찍고 나서 10년 금리는 6개월간 0.3%포인트, 1년간 0.6% 포인트 하락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3월 이후 10년 금리가 0.45%포인트 정도 떨어졌습니다.

이 밖에도 에드워드 존스의 분석에 따르면, 빅테크 주가를 나타내는 나스닥 100지수는 1분기에 2% 올랐지만, 2분기에는 11% 상승했습니다. 대신 성장주 대비 가치주 수익률은 1분기에 10%가 높았지만, 2분기에는 7%가 낮았습니다. 대형주 대비 소형주 수익률도 1분기에는 4%가 높았지만, 2분기에는 15%가 낮았습니다.

1분기와 다른 2분기의 마켓 트렌드./자료=에드워드 존스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는 의문입니다. 경기가 2분기에 피크를 쳤다고 하지만, 여전히 성장이 계속되는 국면이기 때문입니다. 월가에선 연말까지는 장기 금리가 연 2% 선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10년 금리가 연 1.25% 선 아래로 가면 성장이 고장 났다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한편 성장이 계속되면서 가치주와 경기에 민감한 소형주들이 여전히 유망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습니다. 오히려 빅테크주들은 강화되는 규제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상황입니다. 월가는 오는 20일 주요 테크주 중에는 처음으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넷플릭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지가 관건입니다. 즉, 인플레이션이 고용과 연계돼 있다는 겁니다. 지금은 아직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일자리가 700만개 이상 적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고용이 회복되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도 기업의 구인 수요는 920만 개 정도 되는 데 이에 노동 공급이 못 미쳐서 임금 상승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주 반기에 한 번씩 있는 정례 ‘험프리-호킨스 증언’에 나와 현재의 통화정책을 바꿀 시기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2023년 두 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신호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미 연준이 인내심을 갖고 접근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미국은 경제 성장보다 너무 앞서서 주식,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산매입 축소 즉, 테이퍼링을 통해 돈줄을 서서히 죄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델타 변이 등 코로나 확산이 변수가 될 수 있으니 지켜봐야 합니다.

◇미국 IPO시장, 거품 신호?

미국 IPO(기업공개) 시장이 불타고 있어 거품이 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 6월30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팝컬처라는 회사는 공모가가 주당 6달러인데, 첫날 주당 20.96달러에 마감해 상승률이 250%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이름만 보면 미국 회사 같지만 중국에서 힙합 페스티벌 등 이벤트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는 중국 회사입니다. 5월14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홈 하우스홀드 서비스(E-Home household service)란 회사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882% 상승했습니다. 역시 미국 회사와 같은 이름과 달리 중국의 가사도우미 파견 회사라고 합니다. 두 회사의 주가는 이후 하락세입니다.

르네상스 캐피털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4~6월) IPO 규모는 115개사 407억 달러로,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 4분기 이후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당시 465억 달러 정도였다고 합니다. 올해 1분기에도 100개사가 392억 달러 규모의 IPO를 진행했습니다. 또 IPO를 주도하는 부문도 1999년과 마찬가지로 테크 부문이라는 것입니다. 르네상스 캐피털은 3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 IPO 시장 추이. /자료=르네상스캐피털

그런데 IPO 시장에 대한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열 분위기까지 나타난다고 합니다. 올해 2분기의 상장 첫날 주가 평균 상승률은 42%로 통상 31~37% 정도인 상장 첫날 주가 상승률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또 통상 테크 기업들은 매출 대비 기업 가치를 10배 정도로 평가해서 상장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 배율이 20~30배 이상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예컨대 사이버보안 회사인 센티넬원은 지난 6월30일 뉴욕거래소에 상장하면서 배출 대비 81배로 기업 가치를 평가 받았다고 합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매출도 없는 IT 회사들의 가치를 부풀려 상장시켰던 IPO 붐의 영향도 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뿐 아니라 미국에서는 2015년 중반에서 2016년 후반, 그리고 2018년 하반기의 주식 매도세가 IPO 붐이 생기고 난 후에 나타났다는 선후 관계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IPO 붐 이후에는 주가 하락세가 있었다는 경험 법칙이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번은 다르다’라는 시작도 있습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견실한 기업들이 상장되고 있고, 한때 문제가 됐던 우회상장 루트인 스팩(SPAC) 상장은 2분기에 전 분기보다 79%가 줄어들 정도로 정리가 됐다는 겁니다. 또 과거와 달리 최근 IPO 물량은 한 기업 주식의 10~15% 정도이고 상장 후 실적이 뒷받침되는 경우가 많아서 1990년대처럼 가격을 부풀려서 돈을 왕창 끌어오는 스타일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G2 반도체 패권전쟁, 어디로

우선 미중의 반도체 패권 전쟁 와중에 파운드리 분야 1위인 TSMC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입니다.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에 특히 주목 받던 반도체 기업 TSMC는 지난 1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실적이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습니다. 주가는 15일 4.1% 하락한 데 이어, 16일에도 2.9% 떨어졌습니다.

대만 TSMC 본사에 있는 TSMC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TSMC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투자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TSMC에게 각각 자국에 공장을 지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중국 난징에 28억 달러의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기술유출을 이유로 중국 난징 공장의 증설 계획 철회를 TSMC에 공식으로 요청했습니다. TSMC 난징 공장은 중국 경제, 자동차 산업의 핵심 칩인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중국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TSMC는 미국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고, 미국의 요구를 따르면 중국의 역풍이 두려운 상황입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도 미국은 첨단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고, 중국은 판매하라고 압박하는 등 중간에 끼어서 곤란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 와중에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도 미중 갈등 와중에 표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을 보도했습니다. 인수금액은 300억 달러, 약 35조원에 달합니다. 인텔의 기업인수 역사상 최대 금액입니다. 글로벌파운드리의 최대주주는 UAE 국부펀드(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입니다. 하지만 이번 인수는 중국 상무부의 승인을 통과해야 합니다. 중국은 과거 반도체 기업 퀄컴의 NXP 인수를 철회시킨 바 있으며, 또 다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ARM 인수를 막고 있는 상태입니다. 인텔이 세우고 있는 파운드리 신공장은 2024년에야 가동될 예정이어서, 글로벌파운드리가 인수돼야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자립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립화를 막고 싶어합니다. 파운드리를 두고 미중간의 견제가 치열한 것입니다.

글로벌파운드리 공장 전경. /글로벌파운드리

여기에 중국은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반도체 수급을 안정화하는 데 혈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지난 15일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발표했는데, 7.9%로 예상치인 8.0%를 소폭 하회했습니다. 그런데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4, 5월 생산지표가 부진했던 점이 예상치 전망에 못 미친 주요인으로 분석됩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국은 반도체 확보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미중 경기회복, 패권전쟁의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상대방을 견제하는 동시에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규모 자금과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향후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그 와중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출렁임이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에서 시장 트렌드가 정말 바뀌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금리는 경기 하강을 가리키고, 빅테크가 다시 떠오릅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성장은 지속되며, 가치주가 유망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시장의 큰 흐름에 주의를 기울이기 바랍니다. 둘째, 미국 기업 공개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닷컴 버블 직전의 상장 붐을 연상시킨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상장 붐보다는 ‘묻지마 투자’가 더 위험해 보입니다. 셋째,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이 점입가경입니다. 중간에 낀 반도체 기업들은 골치가 아파 보입니다. 지정학적 위험을 살피면서 투자해야 할 1순위가 반도체 기업들이 된 것 같습니다. 주식 투자하려면 국제 정세 공부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