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1%, S&P500은 0.1%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은 0.2% 하락했습니다. 미 노동부는 6월 생산자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7.4%라고 발표했습니다. 2010년 11월 이후 10년6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것입니다.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이날 석유수출국기구와 아랍에미리트가 산유량 증산 기준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에 2.8% 하락한 배럴당 73.12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잔칫상 안 뒤엎는 파월’, ‘래리 핑크 “인플레, 일시적 아니다”’, ‘중국 테크주 던지는 캐시 우드’를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잔칫상 안 뒤엎는 파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14일 미 하원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계속하겠다고 하면서 다우, S&P500 등이 다소 상승했습니다.
미국은 1978년 제정된 험프리-호킨스 법(완전고용과 균형성장법)에 따라 연준 의장이 1년에 두 차례 의회에서 경제 상황과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동시에 연준 의장이 의회에 출석해서 그 내용을 설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보고서를 험프리-호킨스 보고서, 의회 발언은 험프리-호킨스 증언이라고 합니다. 파월 의장이 이번에 의회에 나온 것은 이 험프리-호킨스 증언입니다. 다음날 상원에서도 통화정책을 설명하게 됩니다.
파월은 의회 증언에서 중앙은행이 정책을 바꾸기에는 아직 경제가 ‘중대한 진전’까지 ‘갈 길이 멀다’고 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대부분 일시적인 요인 때문에 ‘뚜렷하게 상승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몇 달 후에는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고용에 대해서는 ‘노동시장의 조건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 더 큰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인플레가 일시적인 근거에 대해서는 “반도체 부족이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수요가 매우 높다”며 “이는 높은 수요와 적은 공급의 ‘퍼펙트 스톰’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넘어야 한다. 이런 상황으로 중고차 부족이 수년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를 일시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6월 소비자 물가 상승에 중고차 가격 상승의 기여가 높다는 얘기입니다.
한편 파월은 연준에서 자산 매입 축소인 테이퍼링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는 했습니다. 코인 관련해서도 한 마디 했습니다. 파월은 “연준이 디지털 통화를 도입하면 암호화폐는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연준이 오는 9월에 디지털 통화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업들이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시즌이기는 하지만 월가는 실적 발표보다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 허시 애널리스트는 투자 노트에서 “2분기 실적 시즌이 (좋은 실적으로) 편안해지면서, 시장은 경제의 다음 단계와 인플레이션이 그에 부합하는 지 주의를 더 기울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 래리 핑크 “인플레, 일시적 아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인플레가 일시적이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전망과 다른 것입니다. 시장의 펀드 매니저들의 70%는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연준 말에 동의하고 있었지만, 아주 ‘큰손’ 투자가들은 쉽게 연준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블랙록의 운용자산은 작년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이 8조6800억 달러(9978조원, 약 1경원)에 달합니다.
래리 핑크 회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 나와, “나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걱정한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연준이 코로나로 인한 공급 병목 현상이나 일시적인 요인이 사라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사라질 것으로 얘기하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정책 담당자들이 인플레이션을 보는 관점에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변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미 연준은 소비자를 위해 물가를 낮게 유지하는 것을 강조했지만, 이제는 고용을 더 중시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에 따라 임금이 오르고 일자리가 늘어는 쪽으로 정책을 펼 것이라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임금이 오르면 인플레는 장기적으로 현상으로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블랙록도 9월부터 기본 연봉을 8% 올릴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래리 핑크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선 “1970년대 식 인플레이션을 얘기하는 건 아니고, 2% 이상의 인플레를 말하는 것”이라며 “아마도 (연간으로 따져) 3.5~4%에 가까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월가에서 인플레가 일시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큰손은 래리 핑크 뿐이 아닙니다. 앞서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도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5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돈을 찍어 경기를 부양하는 미국 정부는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시장에 풀린 돈이 너무 많아 (증시에도) 거품이 형성되어 있다”라고 했습니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5월 초 연례 주주총회 때 “이미 상당한 인플레이션이 와 있다”고 했었습니다.
한편 6월 생산자 물가도 작년 대비 7.3%가 올라 2020년 11월 이후 10년6개월여만에 최고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월가 전망은 6.5% 상승이었습니다.
다만 블랙록은 주식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를 전망했습니다. 래리 핑크는 “재정 부양과 통화 부양, 그리도 더 중요한 것은 일하기를 원하는 현금 때문에, (증시) 추세는 여전히 상승 방향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습니다. 블랙록은 반기 보고서에서 주식을 선호한다고는 했지만,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리기도 했습니다.
◇ 중국 테크주 던지는 캐시 우드
테크주 투자의 상징 같은 역할을 하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각종 테크 기업 규제에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경제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아크이노베이션ETF(상장지수펀드)는 13일 2500만 달러 어치의 중국 인터넷 회사인 텐센트 주식을 팔았습니다. ETF 포트폴리오 내 텐센트 비중은 0.1%까지 낮췄습니다. 블룸버그의 추정에 따르면 아크이노베이션ETF의 중국 가중치도 8%에서 1%로 떨어졌습니다.
아크인베스트는 이익이 당장은 안 나더라도 수년 후에 날 것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수년 후에 중국 테크 기업들의 이익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증시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디디)에 대해 중국 당국이 데이터 안보 위협을 이유로 조사하면서 중국 앱스토어에서 앱을 삭제했으며 신규 회원 가입을 막았습니다. 중국은 또 회원 100만명 이상의 자국 인터넷 기업이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하려면 반드시 국가안보 위해 요인이 없는지 사전 심사를 받게 하기로 하는 등 앞으로 해외 상장 규제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핵심은 중국의 테크 기업들의 데이터가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캐시 우드는 7월 월례 웨비나에서 중국 테크주의 ‘밸류에이션 리셋’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캐시 우드는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볼 때 이들 중국 기술주 종목은 하락했고, 아마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국 빅테크들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애플 주가는 이날 나스닥이 다소 하락하는 와중에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애플은 14일 2.4% 오른 149.15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애플이 납품업체들에 올해 차세대 아이폰 생산을 최대 9000만대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통상 초기 생산 물량은 7500만대 수준인데 20%쯤 많은 것입니다. 전날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일제히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일제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 의회에 나와 현재의 초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가을이 돼서 일자리도 늘어나는 게 가시화되면 돈줄 죄기에 나설 수 있습니다. 고용 지표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회장이 인플레가 오래 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는 미 연준과 정부의 견해에 반기를 드는 큰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플레 대비 투자법도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이나 중국에서 모두 ‘규제 리스크’에 노출돼 있습니다. 과거보다 강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이 얼마나 돈을 버는지가 가장 큰 바탕입니다. 규제 리스크를 보면서 실적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