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국 증시는 독립기념일 연휴로 휴장을 했습니다. 오늘은 월스트리트 증시 동향과 전망 대신, 대신증권 문남중 팀장과 함께 하반기 증시 전망을 짚어보고 구체적인 투자 전략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영상 속에서 문남중 팀장이 추천하는 미국 주식과 미국 ETF(상장지수펀드)가 소개되니 관심 있는 분들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하반기 투자 전략의 세 가지 포인트로는 ‘상고하저 장세’, ‘수익률 눈높이를 낮추자’, ‘가치주보다는 성장주?’로 잡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 드립니다.
◇ 상고하저 장세
첫째, 문남중 팀장은 상고하저(上高下抵) 장세를 전망했습니다. 3분기(7~9월)를 내다 보면 7월에는 상승세를 보이지만, 8~9월에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로 문 팀장은 첫째, 올해 상반기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던 이유 중 하나가 기저효과인데, 작년 하반기에 기저가 높아지면서 올해 하반기에 발표되는 경제와 이익 지표의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는 걸 꼽았습니다. 둘째로는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5~2019년 미국 증시에서 S&P500지수의 월별 평균 수익률을 보면 7, 8, 9월에 각각 2.5%, -1.0%, 0.3%였는데, 이런 추세가 그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7월에는 하반기 증시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가 있습니다. 13일 발표되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기저효과를 반영해 5월 소비자물가(전년 대비 5.0%)보다 낮아질 경우 하반기에 더 이상 물가와 금리는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높아질 경우 하반기 증시는 약세 압력이 커질 전망입니다. 인플레 우려가 일시적으로 끝날지 장기적으로 계속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조선일보가 지난달 초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증시 전망 결과를 취합했더니, 코스피지수 최고점을 3300~3700으로 예상했습니다. 당시 3200선이었는데, 코스피지수는 한 달 사이에 3300선까지 오른 상태입니다. 일부 증권사가 예측한 꼭지까지 오른 것입니다. 그만큼 전망이 어렵기는 합니다.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가 집계한 S&P500 지수의 연말 전망치는 3800~4600입니다. 평균은 4276으로, 이미 S&P500이 7일 연속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4350을 넘었습니다. 일부 증권사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상승 요인과 리스크 요인을 잘 따져 보고, 시점마다 어떤 게 우세한지 보고 투자 방향을 가늠하는 게 좋습니다.
◇ 수익률 눈높이를 낮추자
둘째, 문남중 팀장은 수익률 눈높이를 낮추자고 했습니다. 미국 증시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6월 22일 기준 202.1%로 과열 구간에 진입해 있습니다.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버핏 지수라고도 불리는데,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이 한 시점의 주식시장 가치를 따지는 가장 좋은 척도라고 불렀다고 해서 그렇게 부릅니다. 통상 이 지표가 70~80%이면 저평가, 100% 이상이면 거품이 낀 증시로 봅니다. 이 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2007년 10월에 106.8%, 코로나 위기 발생 이전인 2019년 10월에 151.2%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수준이 이미 과거 위기 발생 이전에 버블이 형성됐을 때를 크게 상회하는 것입니다. 이 지표 하나만으로 미국 증시의 과대 평가 여부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올해 증시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도 연준과 바이든 행정부는 통화와 재정정책의 전반적인 기조를 완화 정책의 지속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 미국 증시를 빠른 속도로 견인했던 유동성 효과는 올해 상반기까지 대부분 반영됐습니다.
문남중 팀장은 하반기에는 유동성 효과가 증시를 견인하는 상승 동력이 아닌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역할로 바뀔 것으로 봤습니다. 증시 하락을 막는 역할 정도에 그칠 것이란 것이지요. 그래서 하반기 미국 증시의 상승폭과 속도는 상반기보다 약해질 전망이라는 얘기입니다.
◇ 가치주보다는 성장주?
셋째, 가치주냐, 성장주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반기를 염두에 둔다면 현 시점에서 성장주를 공략해야 한다는 게 문남중 팀장의 투자 전략 제안입니다. 올해 상반기 물가와 금리를 올렸던 배경인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는 추가 상승을 내다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각종 지표 수준이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까지 올라섰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는 지난해 하반기 높은 기저효과로 물가가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 미국 실업률과 드라이빙 시즌 동안 미국 저축률 상승 가능성 등은 향후 금리 불안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금리가 오르지 않으면 미래 수익에 대한 가치 평가가 높아져서 성장주 평가에 유리해집니다. 그리고 가상화폐 시장 규제는 성장주 선호를 높이는 투자환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주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겁니다. 문남중 팀장은 하반기에 주목할 섹터로 IT(정보기술),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등을 들었습니다. 투자 테마로는 친환경(저탄소, 전기차, 수소차)과 인프라(차세대 통신, 보건의료)를 들었습니다.
다만, 하반기에 경기 회복에 민감한 가치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는 걸 기억하길 바랍니다. 마르코 콜라노빅 JP모건 글로벌 마켓 수석 전략가는 최근 투자자 노트에서 “백신 접종이 (델타 변이 등) 전반적인 코로나 상황의 개선을 가져오면서 채권 금리는 더 오를 것이고, 그에 따라 가치주와 경기 민감 주식도 오를 것”이라고 해씁니다. 미국 경제 매체인 CNBC가 월가 투자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분기에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성적이 좋을 것으로 내다본 투자자는 67%였고, 반대로 성장주가 더 나을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는 33%였습니다.
세 가지 포인트 외에도 문남중 팀장은 미중 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바이든 정부 시대에 미중간 갈등의 강도는 과거 트럼프 정부때와 비교하면 제한적일 것으로 봤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강경한 대중정책을 유지하면서 인권문제, 첨단기술, 공급망 분야에 대해서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 핵 비확산 등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의 협력도 필요한 상황이고, 미국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영역에서 대규모 제재를 실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습니다. 3분기에 들어서면 미국과 중국 증시는 상승이라는 공통 분모 안에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문남중 팀장은 “미국 증시는 상승 속도에 감속이, 중국 증시는 상승 속도에 가속이 나타나면서 중국 증시(상하이종합)는 4000시대를 열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