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 S&P500은 0.5%, 나스닥은 0.1% 올랐습니다. S&P500은 6일째 사상 최고치로 올 들어 35번째 사상 최고치입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는 36만4000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가치주 대 성장주 줄다리기’, ‘고삐 풀린 가계의 인플레 기대’, ‘퇴출 리스크에도 미국 상장하는 중국 기업들’을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가치주 대 성장주 줄다리기
월가에서 S&P500 지수가 엿새째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올 들어 35번째 사상 최고치로 작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횟수를 넘어섰습니다. 경제 회복 기대감 높아진 하루였습니다. 주간 실업 수당 청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저였습니다. 지난 주 36만4000명이었는데, 이는 이전 주의 41만5000명보다 감소한 거입니다. 또 3주만에 심리적인 저항선인 40만명 아래로 다시 내려 갔습니다. 시장정보업체 IHS 마킷이 집계한 6월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도 62.1로 전달과 같아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미 의회예산처는 이날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7.4%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연준의 7% 전망보다 높은 것입니다.
경기 회복세는 성장주나 테크주보다는 가치주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합니다. 씨티의 US 웰스 매니지먼트 투자 전략 대표인 숀 스나이더는 경기 민감주나 가치주로 분류되는 에너지나 금융 부문의 주가 전망을 밝게 내다 봤습니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떨어지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 3개월 간 다소 하락 추세를 보였지만, 점차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에 베팅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미국 경제 방송인 CNBC가 2분기에 월가 투자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엔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의 전망이 좋다는 대답이 월등히 많았습니다. 이 조사는 6월 23~30일 했습니다. 조사에서 다음 분기에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성적이 좋을 것으로 내다본 투자자는 67%였고, 반대로 성장주가 더 나을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는 33%였습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경제가 온전하게 회복되면서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기 때문이었습니다. 투자자들의 절반 가까이는 연말까지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기준으로 금리가 연 2%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날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48%에 거래됐습니다.
업종별로는 투자자의 67%가 금융이 하반기에 승자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S&P500 금융 지수는 올 들어 이미 24.5% 상승했습니다. 미 연준의 은행들에 대한 배당 규제가 풀리면서 주요 은행들은 배당도 늘리려고 하고 있는 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는 배당금을 이미 2배로 올린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성적이 좋을 업종으로 투자자의 55%는 테크 업종을 꼽았고, 역시 55%가 에너지 업종을 꼽았습니다. 여전히 성장주나 테크주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 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 고삐 풀린 가계의 인플레 기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연준의 두 가지 책무인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을 달성하기 위해선 인플레이션 기대를 잡는 게 열쇠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계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급하게 올라가고 있어 월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6월 중순에 나온 뉴욕연방준비은행의 5월 미국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향후 3년간 평균 인플레이션율이 3.6%를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4월의 3.1%보다 높아진 것으로 2013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었습니다. 특히 60살 이상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4.56%인데, 40살 이하는 2.88%였습니다. 베이비부머들은 인플레 우려가 크다고 보는 것입니다.
기업들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큽니다. 최근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애틀랜타, 플로리다, 조지아, 앨라배마 등에 있는 기업들은 비용이 향후 12개월간 평균 3%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이 지역에서 월별 조사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CNBC의 월가 투자자 조사에서도 시장 앞에 높은 가장 큰 리스크를 묻는 질문에는 42%가 인플레이션을 꼽았습니다. 27%는 코로나가 다시 번질 것을 우려했고, 21%는 미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그리고 9%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가 만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인플레에 대항하기 위한 투자로는 56%가 원유를 꼽았습니다. 이날 미국의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2018년 10월 이후 처음입니다. 18%는 비트코인, 9%는 금을 꼽았습니다. 15%는 필수 소비재 주식 중 대형주를 꼽았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인플레로 비용이 상승해도 가격을 설정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은 내년에 더 악화될 것으로 본다고 하면서 “테이퍼링이 늦는 것보다는 빠른 게 낫다”고 했습니다. 그는 1년간 월 100억 달러씩 자산 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제안했습니다.
◇ 퇴출 리스크에도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
지난 2분기(4~6월) 미국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2000년 이후 가장 활발한 가운데, 중국의 대표적인 테크 기업 중 하나로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이 지난달 30일 상장했습니다.
르네상스 캐피탈에 따르면, 미국의 기업공개 시장은 2분기에 113개 기업이 IPO를 벌어 399억 달러의 자금을 모았습니다. 르네상스 캐피탈은 “최근 20년 이상 따져서 IPO시장이 가장 붐볐던 분기”라며 “6월들어 신규 상장이 봇물 터지면서 2000년 8월 이후 가장 붐볐더 달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분기에 가장 큰 기업공개는 중국 기업인 디디추싱이었습니다. 디디추싱은 당초 계획한 주식예탁증권(ADR) 물량인 2억8800만 주보다 많은 3억1680만 주 가량을 매각해 44억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공모가는 14달러, 시초가는 16.65달러였습니다. 상장 첫날은 14.14달러에 마감했지만, 둘째 날인 1일은 16% 올라 16.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에는 우버가 1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도 지분 21.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애플도 2016년에 디디추싱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습니다.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40개 가까이 됩니다. 대표적인 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입니다. 중국 전기차 3대장으로 불리는 니오, 리오토, 샤오펑도 모두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미국에서 상장 외국기업들에 대한 회계감독기준을 강화하는 외국기업책임법이 통과되면서 중국기업의 미국 증권시장 퇴출 우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법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한 외국기업은 외국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명해야 하고, 또한 3년 연속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 감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 거래소에서 거래가 금지됩니다. 이는 2025년부터 실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미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는 스캔들로 나스닥에서 퇴출당한 루이싱 커피 등 위험한 사례도 있습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6월 초 화웨이 등 중국 군부 또는 감시 기술 개발과 연관된 혐의를 받는 59개 기업에 대해 미국인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월가에서 가치주냐 성장주냐의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하반기 투자자들의 70% 가까이가 가치주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가치주냐 성장주냐의 논쟁을 떠나 실제 좋은 실적을 내는 기업들을 눈 여겨 보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둘째, 월가 투자자의 인플레 우려는 줄었다고 하지만, 가계와 기업들의 인플레 우려는 여전합니다. 인플레와 함께 금리 추이도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셋째,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퇴출 리스크가 있는데도, 중국 기업들의 미국 상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기업이라면 자금이 풍부한 미국에 상장하는 꿈을 꿉니다. 선구안을 갖고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