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정유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0.13% 상승했지만, S&P500은 0.05%, 나스닥은 0.09% 하락하면서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서부텍사스유 7월 선물 가격이 배렬당 67.72달러로 마감해 2018년 10월 이후 2년 6개월 여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이 집계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61.1로 이 지표를 집계한 14년 역사상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제조업체의 시장 심리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뜻입니다.

2일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에서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원유 슈퍼 사이클 올까’, ‘디지털 금보다는 진짜 금’, ‘주가 전망 올랐는데, 상승 여력은 별로’를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문하시면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와 짐로저스 로저스홀딩스 대표가 출연한 영상도 보실 수 있습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원유 ‘슈퍼 사이클’ 올까

OPEC+(플러스)가 1일 오는 7월까지 원유 감산 완화 방침을 재확인했는데, 유가는 뛰었습니다. 원유 수요가 생산보다 더 많이 뛸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 7월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1% 상승해 2018년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2.7% 상승했습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 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가입국 10개국이 모여 하는 회의입니다. 최근엔 한 달에 한번씩 합니다. 앞서 이들은 작년 코로나 위기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자,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하지만 올 들어 원유 수요가 회복되면서 감산 규모를 하루 720만 배럴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7월까지는 감산 규모가 하루 580만 배럴로 줄어듭니다. 이날 회의는 이런 합의를 계속 지키겠다고 한 것입니다. 다만 8월 이후 생산 속도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이런 감산 규모 축소보다 더 빠르게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어 원유 가격이 상승한 것입니다.

한편 월가에서는 원유 등 원자재의 ‘슈퍼 사이클’이 오는 것 아니냐는 말도 시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슈퍼 사이클이란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서 오랜 기간 동안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사이클이라고 해서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뜻은 아니고 계속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뜻으로 씁니다.

이미 지난 2월 워낙 시장 방향을 잘 예측해서 반인반신으로 불리는 JP모건의 전략가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원자재 시장에서 ‘5차 슈퍼 사이클’이 왔다고 했습니다. 최근에 왔던 4차 수퍼 사이클은 1996년부터 2008년까지 12년간 있었던 원자재 상승장이라고 했습니다. 대체로 그에 앞선 3차례의 슈퍼 사이클은 1900년부터 1930년 세계 대공황 이전까지, 2차 대전 직후 케네디, 존슨 대톨영 때까지, 1970년대 오일 쇼크, 이렇게 봅니다.

하지만 반론도 있습니다. 지금의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병목 현상’으로 생긴 것으로 머지 않아 해소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슈퍼 사이클’이라기 보다 ‘미니 슈퍼 사이클’이라는 애기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공급이 줄었는데 그렇다고 공급 능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급 능력이 다시 확충되면 수요를 따라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지금 수요 급증을 이끄는 ‘보복 소비’가 언제까지 계속 갈지도 의문이라는 것입니다.

◇ 디지털 금보다는 진짜 금

최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 추세지만, 진짜 금의 가격과 은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금 선물 가격이 190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 거래일보다는 0.02% 떨어졌지만, 심리적 저항선이라는 1900달러 위에서 움직인 것입니다. 뉴욕 시장에서 금값은 5월에만 7.9% 급등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개당 3만6200달러 내외로 전날보다 1.2% 상승했지만, 월간으로 보면 34% 하락했습니다.

이날 도이치뱅크는 투자 노트에서 화폐를 제외한 38개 자산 중에서 5월에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인 것은 은으로 8.1% 올랐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이 금으로 7.9% 올랐다고 했습니다. 5월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자산 순위 1, 2위를 은과 금이 차지한 것입니다. 앞서 JP모건은 지난달 “이미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이 급락하기 한 달전부터 금에 대한 투자를 늘여왔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금, 은 가격 급등은 원자재와 다소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 은은 산업 수요 보다는 화폐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성격이 큰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시중에 달러가 많이 풀리면서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겁니다.

인플레 우려가 없다고 미 연준과 미국 정부가 얘기하고 있지만, 시장은 인플레이션 방어,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상품을 찾아 나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날도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고용 지표는 일시적인 부조화를 반영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단기적으로 다소 높아질 수 있지만, 경제가 완전히 재개된 후에는 전반적으로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릅니다. 미국 2위 소매 체인인 코스트코의 CEO인 리차드 갈란티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다양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다. 노동 비용 상승, 운송 비용 상승, 물류 수요 증가, 컨테이너 부족, 항만 지체 현상, 반도체부터 원유, 화학 원료 등의 부족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런 것은 연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팀은 올해 소비자 물가가 3.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플레로 주가 하락이 우려되면 금, 은 귀금속이나 관련 금융상품으로 ‘머니 무브’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불어 인플레 우려를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 주가 전망 올랐는데, 상승 여력은 별로

5월에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월가에서 주가 전망을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망을 올렸음에도 상승 여력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1일 CNBC가 집계한 월가 주요 기관의 연말 S&P500 지수 전망 평균은 4263입니다. 4월 중순의 4125보다 0.3%쯤 오른 것입니다. CNBC가 주가 전망을 집계하는 15개 기관 중 10개가 전망을 상향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날 S&P500은 4204에 마감했습니다. 연말까지 상승해봐야 1.4% 상승밖에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월스트리트의 올해 말 S&P500 지수 전망.

물론 평균을 비교했기 때문입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4600, UBS는 4400 등 주가가 추가로 5~10% 상승할 것도 전망하고 있습니다.

월가가 주가 전망을 올리는 것은 기업 실적이 좋기 때문입니다.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S&P500 기업들의 수익은 연초만 해도 올해 22.3% 늘어날 것으로 봤지만, 5월 들어 35.6% 상승할 것으로 전망치가 높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전망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씨티의 경우 주가 전망을 3800에서 4000으로 올렸지만, 올린 전망이 지금 주가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그 이유로는 이미 주가가 많이 높아져 있다는 것입니다. 실적 개선을 내다보고 이미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또 씨티는 주가 전망이 낮은 이유로 금리가 하반기에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이익과 이익 전망은 감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RBC는 주가 전망을 4100에서 4325로 올렸습니다. 하지만 연말까지 주가의 출렁임이 커지거나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습니다. RBC는 증세 방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는 것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원유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격이 오랜 기간 계속 오르는 ‘수퍼 사이클’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아직은 쉽게 베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니 슈퍼 사이클’ 정도에 그칠 지 아니면 장기간 오를 지 촉각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 디지털 금이라 불리던 비트코인 가격은 약세인데 진짜 금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시장의 인플레 우려는 여전하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셋째, 월가에서 주가 전망이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상승 여력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연말까지 주가가 출렁일 것이란 전망도 많습니다. 상승장만 보고 ‘주식 천재’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좌우를 둘러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