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보잉이 3.9% 급등하는 영향으로 0.4% 상승하고 S&P500은 0.12% 올랐지만, 나스닥은 0.01% 하락하면서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오늘 눈에 띄는 건 미국 고용 수치인데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가 40만6000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고용 회복이 지속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28일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에서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연말까지 높은 인플레’, ‘테크주 흔들 바이든의 부자증세’, ‘제2의 게임스톱 등장'을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옐런의 한 마디 “연말까지 높은 인플레”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이날 미 하원 답변에서 정상보다 높은 인플레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정부 인사들이 인플레는 일시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얼마나 지속될지는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는데, 분명히 한 것입니다. 백악관 인사들이 암시한 지속 기간보다 길어서 시장의 우려도 생깁니다.
옐런 장관은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고 고질병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몇 달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고, 연말까지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앞서 세실리아 루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아 생기는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몇 달안에 스스로 해결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준 인사들도 일시적으로 물가가 연준의 목표인 2%를 넘어설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명확히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작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6월까지는 0%대, 그리고 7~12월은 1.0~1.4%의 낮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말까지는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일 것이란 옐런 장관의 한 마디는 기저효과를 언급한 것일 수 있습니다. 기저효과는 비교 대상이 워낙 낮아서 지금은 높아 보이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날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1.61%로 전날보다 0.2% 포인트 올라 다시 1.6%대가 됐습니다.
28일에는 연준이 정책 금리를 결정할 때 주로 보는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발표가 나옵니다. 이를 앞두고 월가는 어떤 수치가 나올 지 주목 중입니다. 월스트리트 조사에서 월가 예상치는 전년 대비 3.5%로 지난 3월의 2.3%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PCE 물가 상승률은 포괄하는 품목 범위가 넓어 소비자 물가 상승률보다 다소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2%로 나와 월가가 깜짝 놀랐는데, 이런 전망보다 높게 나오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돈줄 죄기를 빨리 하자는 강경파인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에 나와 부동산 시장의 잠재적인 과열을 막기 위해 연준의 자산 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부동산 등 자산 인플레도 커지기 전에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은 카플란 총재 같은 주장은 연준 내에서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테크주 흔들 바이든의 ‘부자증세’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바이든 행정부가 준비하는 예산안에서 자본이득세 증세가 4월 말부터 적용되는 걸 가정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2022회계연도 예산안은 28일 공개될 예정입니다. 자본이득세 증세는 바이든의 ‘부자증세’ 중에서 직접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자본이득세는 우리나라의 양도소득세에 해당합니다. 조금 다른 건 1년이 넘는 장기 주식 투자 이익 등에 매기는 것입니다. 1년이 안 되는 투자 이익의 경우에는 미국은 소득세율을 적용해서 소득세와 합산해서 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자본이득세 최고세율을 100만 달러 이상 버는 사람을 대상으로 현재의 20%에서 39.6%로 올리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식 건강보험인 오바마케어 재원으로 내는 세금인 투자 소득세 3.8%가 더 붙어서 43.4%가 됩니다.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선 연방 정부와 별도로 매기는 자본이득 과세분도 더하면 뉴욕주는 52.2%, 캘리포니아주는 56.7%까지 세율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부자들인 경우엔 세율이 2배가 되는 셈입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2013년 미국이 자본 이득세율을 9% 가까이 올렸는데, 당시 당시 미국 부자들은 1%의 주식을 팔았다고 합니다. 이를 지금 상황에 대입해서 얼마나 주식 매도가 있을 지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소득 분위별로 자산을 얼마나 보유했는지 발표합니다. 작년 4분기에 미국의 상위 1% 부자들은 17조7900억 달러의 주식과 펀드를 갖고 있었다고 조사됐습니다. 그렇다면 자본 이득세 인상으로 1%를 판다고 하면 1780억 달러가 되는 셈입니다. 미국 주식 시장 규모가 약 49조 달러인 걸 감안하면, 미국 시장의 0.4% 정도 되니까 별로 크지 않은 규모입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FAAM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주식이 5조 달러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그런 수익에 대한 세금이 최대 20% 세율에서 2배 가까이 오른다면 세율이 오르기 전에 팔려고 한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이득세 증세를 4월 말부터 소급 적용한다는 보도가 나온 것입니다.
다만 바이든의 증세안이 의회를 그대로 통과할 가능성이 낮다고 월가는 봅니다. 자본이득세 최고 세율은 28%에서 30% 범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백악관은 이런 세율을 적용받는 사람들은 납세자의 0.3%인 50만명 정도라고 하면서 불안을 진화 중입니다. 5월 들어 월간으로 따져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나스닥이 떨어졌는데, ‘부자 증세’ 논의도 한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 ‘제2의 게임스톱’ 등장
지난 2월 월가를 흔든 게임스톱과 같은 밈 주식(meme stock·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주식)이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소셜 미디어를 등에 업고 모인 ‘개미 투자자’와 ‘공매도 월가 기관’의 싸움으로 게임유통업체 게임스톱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이번엔 극장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입니다. 27일 이 주식은 한 때 47%까지 올랐다가 35.6% 급등한 주당 26.52달러에 마감했습니다. 한 주간 거의 120% 상승했습니다.
AMC엔터테인먼트는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의 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에서 가장 좋아하는 주식이 됐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전했습니다. 월스트리트베츠는 게임스톱 사태때 개미 투자자들을 모아 ‘시장을 망가뜨리는 공매도 세력을 부수자’며 게임스톱을 사자고 나섰던 대표적인 커뮤니티입니다. 이용자만 700만 명이 넘는 미국 개미들의 성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월스트리트베츠에는 ‘AMC는 로켓 우주선’ ‘내 저축을 다 AMC에 투자했다. 건승을 바란다’ 등의 글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AMC 주가를 올리는 원인이 있습니다. AMC에도 게임스톱처럼 공매도가 많이 붙어 있습니다. 통상 유통 주식의 5% 정도가 공매도 물량이라고 하는데, AMC에는 20%가 공매도 물량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주가가 갑자기 상승하자 ‘숏 커버링’ 물량까지 나와 주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합니다. 숏 커버링은 주식을 빌려서 공매도로 판 주식을 되갚기 위해 시장에서 주식을 사면서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올라가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시장에서 주식을 사서 갚는 것입니다.
월가는 실적과 별 상관없이 지난 1월 이후 이 주식이 1200% 상승한 것에 놀라고 있습니다. AMC나 게임스톱 외에도 우주 항공 회사 버진 갤럭틱, 모바일 통신 솔루션 회사 블랙베리 등이 레딧의 개미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밈 주식이라고 합니다.
이제 오늘의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연말까지 높은 인플레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리 인플레에 놀라지 말라고 ‘예방 접종’을 놓는 것 같기도 하지만, 연말까지 인플레 이슈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예고 같기도 합니다. 둘째, 테크주 주가에 먹구름을 부르는 바이든표 ‘부자 증세’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작년 시장을 이끌었던 테크주들이 앞으로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지 지켜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석달 전 월가를 흔들었던 미국 개미 군단이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소위 ‘제2의 게임스톱’으로 불리는 AMC 주가가 급등한 것입니다. 개미 투자자들이 힘을 합치다가 혹시 기관 투자자들만 이득을 보게 되는 건 아닌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