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새벽 월스트리트에서는 다우 지수가 전날 보다 164.62포인트(0.48%) 내린 3만3896.04에 마감했습니다. S&P50은 12.15포인트(0.29%) 내린 4115.68, 나스닥은 3.90포인트(0.03%) 떨어진 1만3299.74에 마감했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은 0.022%포인트 오른 1.663%를 기록했습니다.

19일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에서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경제에 좋은 건 월가에 나쁜 것?’, ‘금리 올리기 전 테이퍼링’, ‘비트코인 쇼크가 테슬라까지 흔든다’를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경제에 좋은 건 월가에 나쁜 것?

다우, S&P500, 나스닥 지수 등 뉴욕 3대 지수가 사흘 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5월에 팔고 떠나라’라는 월가의 격언이 생각납니다. 이는 과거 주가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전해 11월부터 4월까지의 월가 성적이 5월부터 10월까지의 성적보다는 나았다는 ‘경험 법칙’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이날은 미 연준이 오후 2시, 한국 시간으로 오전 3시, 4월 27~28일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을 공개하면서 빠지던 시장이 더 출렁거렸습니다.

의사록에 경제가 “빠른 진전”을 보이면 “적절한 시점에” 자산 매입을 줄이는 것을 검토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는 문구가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많은 참석자들은 만약 경제가 위원회가 정한 목표를 향해 빠른 진전을 지속한다면, 언젠가 적절한 시점에 열리는 회의에서 자산 매입의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을 논의하는 걸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제안했다”는 문구입니다. 미 연준은 현재 매달 1200억 달러에 달하는 국채오 모기지채권을 시장에서 사들여서 장기 금리를 낮은 수준에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의사록은 4월 고용이 시장 전망의 4분의1 수준인 26만6000명, 4월 소비자 물가는 시장 전망인 3.6%를 훨씬 뛰어넘는 4.2%가 발표되기 전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는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의 연 1.64%에서 연 1.68%로 다소 큰폭으로 올랐습니다. 채권 금리 변동폭은 하루 0.01%포인트 정도인데, 0.04%포인트나 오른 것입니다.

해석하자면, 미국 경제가 좋아지는 게 월가에서는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경제에 좋은 게, 월가엔 나쁜 것’이란 역설입니다. 물론 월가는 경제가 좋아지면 앞으로 미 연준이 돈줄 죄기에 나설 것이라는 것을 내다 보는 것입니다. 다만, 미 연준의 파월 의장은 경제 지표에 중대한 진전이 더 있을 때까지 현재의 완화 정책을 유지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선제적인 정책을 하지 않고, 후행적인 정책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를 두고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미 연준에 대해 “인플레에 대해 무사안일하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는 최근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에서도 나왔습니다. 할인점 타깃은 이날 1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23% 치솟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최대 할인점 체인 월마트도 상점 매출이 6% 늘고, 온라인 매출은 37% 증가했지요. 백화점 업체 메이시즈도 매장 매출이 62.5% 급등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금리 인상보다 테이퍼링이 먼저

월가에서는 이날 미 연준 의사록에서 테이퍼링 ‘힌트’가 나왔다고 봅니다. 우리는 미국의 돈줄 죄기가 그저 금리 인상 밖에 없어 보이지만, 실은 테이퍼링이란 단계가 하나 더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는 순서가 있는 것입니다. 이미 글로벌 금융 위기 때 그 순서를 보여줬습니다. 자산 매입을 줄이고(테이퍼링), 그리고 나서 금리 인상을 합니다. 이는 여러 차례 연준이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제 테이퍼링 힌트를 언제 줄지가 월가의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앞서 이에 대한 팁을 준 사람이 있습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 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달 12일 “미국인 75~80% 가 백신 접종을 하는 시기가 되면 연준은 테이퍼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속도를 감안한다면 대략 6~7월이면 75%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불라드 총재의 말대로면 여름쯤 되면 연준이 테이퍼링 시기를 언급할 수 있는 것이지요. 불라드 총재는 이날 “미 연준이 큰 변동성을 일으키지 않고도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지난 4월 고용 지표가 안 좋게 나오면서 미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이 늦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미 연준 의사록 공개로 다시 여름쯤 미 연준이 테이퍼링 메시지를 낼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달 조사이기는 하지만,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 49명을 조사할 결과에 따르면, 45%가 3분기, 즉 7~9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한다고 선언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대답했습니다. FOMC 회의는 7월과 9월에 예정돼 있습니다. 또 그 기간 중에 파월 의장이 의회에 나가 반기 보고를 할 예정도 있습니다. 다른 가능성은 8월말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잭슨홀 회의에서 얘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잭슨홀 회의에는 주요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휴가를 즐기면서도 통화정책에 대한 심포지엄을 여는데, 통상 연준 의장이 개막 연설을 합니다. 이 때 주요한 통화정책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전에 버냉키가 양적완화 정책을 이 회의에서 처음 얘기하기도 했고, 작년에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를 넘더라도 일정 기간 인내할 수 있다는 정책 방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테이퍼링 시작은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CNBC의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내년 1월 자산 매입 축소가 시작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습니다

◇ 비트코인 쇼크가 테슬라까지 흔든다

이날 월가의 화제에는 가상화폐의 대장인 비트코인도 올랐습니다. 이날 하루 사이 30% 가까이 떨어져 개당 3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회복됐습니다. 4월 중순 최고치가 개당 6만5000달러에 육박했었는데 한때 최고가에서 반토막 났던 것입니다. 비트코인 쇼크는 중국이 규제에 나선다는 소식의 영향입니다. 미국 경제 매체 배런스는 이날 “비트코인 버블이 터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 쇼크에 대해서는 20일 오후 라이브 방송되는 ‘코인 파헤치기’ 시간에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트코인 쇼크’가 주식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비트코인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주가가 2.5%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비트코인 15억 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비트코인을 일부 팔아 1억100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고 밝히기도 했지요. 테슬라는 차값으로 비트코인을 받겠다고 했다가 번복하면서 구설에 올랐고, 최근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았는지를 두고 구설에 오르기도 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줬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이날 6% 가까이 폭락했고, 비트코인을 거래하도록 하는 결제 업체인 스퀘어도 주가가 1.5% 하락했습니다.

게다가 테슬라, 코인베인스 등의 주식을 많이 담고 있는 캐시 우드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도 1.74% 하락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서 벗어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JP모건은 이날 기관 투자자들은 한 달 전부터 비트코인 선물과 펀드에선 돈을 인출해 금을 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30%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변동성 큰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제 오늘의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경제가 좋아진다는 소식은 월가에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월가는 미 연준의 돈줄 죄기에 더 신경을 곤두세운다는 얘기입니다. 둘째, 미 연준의 돈줄 죄기는 자산 매입 축소, 즉 테이퍼링을 언급하는 것부터 시작할 전망입니다. 그 시점으로 여름을 얘기하는 전망이 늘고 있습니다. 셋째, 비트코인 쇼크가 테슬라 등 기술주 주가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뭐든 사기만 하면 오르던 시기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위험한 자산에 투자할 때는 안전벨트가 필요한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