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응천 문화재청장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의 집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개방) 이후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준비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청와대의 활용 방안을 놓고 혼선이 빚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 개방 후속 방안 준비에 미흡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4일 임명된 최 청장은 동국대 교수 출신의 불교미술, 범종 전문가다.

문화재청은 지난 5월 4일 청와대개방추진단을 발족해 대통령실과 함께 청와대 개방 및 방문객 관람 관련 업무를 맡아 왔다. 그러나 지난 2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베르사유 궁전처럼 예술품 전시를 접목하는 방안’을 보고하면서 원형 훼손 우려도 나왔다.

최 청장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하기는 했지만 세부 계획을 주도면밀하게 할 수는 없었다”고 밝히고, “우리는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되풀이했다. 또 “직접 (청와대 관리·운영 업무를) 해 보니 맡은 쪽이 오히려 손해였다”며 “솔직히 말해 직접 해 보니 힘들었고, 예산이나 인력을 다른 데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19일 밤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열린 '청와대, 한여름 밤의 산책' 언론공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본관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결국 문화재청이 청와대 관리를 임시로 위탁받은 것 말고는 청와대 보존·활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윤순호 문화재보존국장은 “현재 기초조사 연구 용역을 발주해 놓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약 4개월이 걸리는 기초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문화재청은 ‘충분한 협의를 통해 보존과 활용을 조화시켜 나갈 것’ 정도의 원론적인 말 외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사항이 사실상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된다.

청와대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최 청장은 “문화재청이 청와대 하나만 지키는 기구는 아니니 다른 질문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가 “국민이 궁금해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질문을 하는 것인데 이를 막아서야 되겠느냐”는 반박을 받았다.

최 청장은 이날 ▲문화재 관리체제 개편을 본격화해 국가유산 체제로 전환 ▲문화유산의 온전한 보존과 고품격 활용 ▲문화재와 국민이 상생하는 정책 추진과 보존에 따르는 국민 불편 최소화 ▲세계 속 우리 유산 가치 확산 등을 향후 추진할 문화재 정책으로 밝혔으나, 이미 발표한 정책의 재탕이거나 구체성이 떨어지고 이슈를 비켜간 내용으로 인해 빈축을 샀다. “이럴 거면 왜 굳이 언론간담회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