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릉군에 위치한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날씨가 좋으면 독도가 육안으로 보이는 이곳에는 2대째 독도를 위해 일하는 조석종(67) 관장이 있다. 그의 아버지는 독도의용수비대 대원이었던 고(故) 조상달씨. 조 관장은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동북아역사재단 주최로 열린 만남에서 “독도의용수비대가 국민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들의 활동을 알리고 이해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했다.

올해는 독도의용수비대가 결성된 지 70주년이다. 1953년 4월 고(故) 홍순칠 대장을 중심으로 울릉도 주민 등 청년 33명이 모여 결성됐고, 3년 8개월 동안 일본의 침탈 시도에 맞서 독도를 지켰다.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은 이들의 전투 과정과 독도에서 생활 등을 재현한 곳으로, 2017년 문을 열었다.

조 관장은 아버지가 들려준 독도의용수비대의 활동을 평생 기억하며 살아 왔다. “아버지는 1954년 독도의용수비대에 가입하셨습니다. 그땐 파도가 거세면 울릉도에서 배가 출항하지 못해 교대가 열흘씩 미뤄지기도 했습니다. 식수를 구하기 위해 철제 드럼통을 허리에 묶어, 동도에서 서도로 헤엄쳐 가셨죠. 그러다 파도에 휩쓸려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들려주셨습니다.” 40여 년 몸담은 울릉군청에서 퇴임한 이후 2017년 관장직에 지원한 것도 이런 기억 때문. “아버지는 독도를 가리키며, ‘열악한 배를 타고 왕래하며 지킨 곳이다’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셨어요. 아버지가 속했던 독도의용수비대의 활약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있습니다.”

독도의용수비대 대원은 현재 4명을 제외하면 모두 세상을 떠났다. 조 관장은 1996년 정부가 홍순칠 대장에게 국가보훈 삼일장을, 그 외 대원에게 보국훈장 광복장을 주던 때를 회상했다.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돌아가신 후여서 장남인 제가 청와대에 초청받아 갔습니다. 살아계신 대원분들은 당시 추억을 이야기하시더군요. 아버지도 살아계셨으면, 젊은 시절 이야기를 나눴을 텐데….” 그는 “어릴 적엔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봉급 없이, 나라 사랑하는 마음에 자발적으로 움직인 이들의 정신을 후세가 본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이제야 든다”고 했다.

독도 주변에는 방파제가 없어, 근처까지 가더라도 기상 상황에 따라 배가 정박하지 못할 때가 많다. 기자가 독도를 찾았던 19일도 마찬가지. 조 관장은 “독도에 가지 못하더라도 울릉도를 찾을 땐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에 꼭 들러주시길 바란다. 오늘의 독도를 있게 한 이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