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이렇게 막이 열릴 때 배우들의 탭 댄스부터 보여준다 /CJ ENM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서곡이 끝나고 막이 오를 때 이렇게 배우들의 발구름부터 보인다. 타닥타 타닥탁타 타닥타. 무대 가득 차오르는 탭 댄스(tap dance) 소리에 가슴이 콩닥거린다.

때는 경제공황이 깊은 1933년 뉴욕. 연출가 줄리안 마쉬가 새로운 쇼 ‘프리티 레이디’를 올린다는 소식에 배우들이 환호하고 코러스(앙상블)를 뽑는 오디션이 열린다. 왕년의 스타 도로시 브록이 다리를 다친 틈을 타 시골 출신 무명 배우 페기 소여가 여주인공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는 좀 뻔해 보이지만 탭 댄스에는 늘 싱그러운 활기가 돈다.

쇠붙이를 박은 탭 슈즈와 바닥이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모스 부호 같은 소리. 탭 댄스는 춤 이전에 타악이다. 그 소리에 살아 있는 배우의 몸과 표정이 더해져 춤이 된다. 오디션에서는 탭 실력과 함께 균형감, 유연성, 에너지, 표정 등을 평가한다. ‘늘씬한 하체’도 심사 포인트 중 하나다. 제작진은 “막이 올라갈 때 탭 댄스 추는 다리부터 보이는 작품이라 하체 라인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자주 등장하는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5, 6, 7, 8)”은 여럿이 탭 댄스를 추기 전에 박자를 맞추는 구령이다. 시작하기 전의 설렘이 전해진다. 음악 없이도 스스로 음악이 되는 춤, 그것이 탭 댄스다. 이 발구름은 기쁨과 슬픔, 질주와 여유, 집념과 망설임 등 다양한 고백으로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1981년 미국 토니상 작품상 수상작. 이번 공연에서는 송일국·이종혁이 줄리안 마쉬를, 정영주·배해선·신영숙이 도로시 브록을, 오소연·유낙원이 페기 소여를 나눠 맡는다. 11월 5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