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연휴, 이 사람들의 입을 놓친다면 가족과 대화에 참여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TV조선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게임을 국내 종합편성 채널 중 처음으로 중계한다. 지난달 발대식을 가진 TV조선 중계진의 모토는 ‘초심’. 종편 채널로는 처음 아시안게임 중계에 나서는 만큼, 그 어느 방송사보다 정성과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올해 아시안게임 39개 종목에 역대 최다 인원인 1140명의 선수단을 파견, 금빛 사냥에 나선다. TV조선은 이번 아시안게임의 심도 있고 차별화된 중계를 위해 초특급 라인업을 구성했다. e스포츠를 제외한 전 종목(44개) 중계를 위해 10명의 캐스터와 37명의 해설위원을 포진시켰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는 10월 8일까지 차별화된 중계를 선보일 이들의 면면을 소개한다.
◇‘레전드’ 해설위원 뜨니 시청률 1위
각 종목의 ‘레전드’ 선수들이 해설위원으로 대거 합류한다. 경기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로서, 승패를 결정 짓는 찰나의 순간까지도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골프 해설위원 박세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인 최다승(25승)을 기록한 ‘골프 여제’. 그는 “제가 선수 출신이다 보니 선수의 마음에서, 선수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해설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아시안게임 해설도 그런 맥락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해설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아테네 올림픽(2004) 금메달리스트인 김동문 배드민턴 해설위원은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배드민턴 종목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실력파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이자 도하 아시안게임(2006) 금메달리스트인 이형택 테니스 해설위원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냉철하면서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해설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TV조선에서 수차례 축구 A매치를 중계한 박문성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출신의 이용수가 축구 해설위원으로 호흡을 맞춘다. ‘레전드’의 저력은 시청률로도 드러났다. 지난 25일 서울 올림픽(1998) 동메달리스트 안재형이 해설을 맡은 여자 탁구 준결승전은 지상파 3사를 제치고,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해설위원들은 ‘레전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번 아시안게임 해설을 위해 남다른 준비를 해 왔다. 윤미진 양궁 해설위원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양궁 개인전·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까지 차지한 베테랑. 그는 “선수들이 시합 전 기다림의 순간에 긴장되듯, 해설을 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과정도 마음가짐이 비슷하다. 선수의 마음과 지도자의 마음이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 올스타에 최다(15회) 선정된 양준혁 야구 해설위원은 “객관적으로 야구가 금메달에 조금 가깝긴 하다”라며 “국제대회는 처음으로 해설을 하는 만큼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더 재밌고, 알찬 조언을 통해 ‘옆집 오빠’ 같은 해설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얼굴, 최정상 내공
첫 도전장을 내민 해설위원들도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해설위원으로 데뷔하는 이들은 각 분야에서 최정상을 찍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 왔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브레이크 댄스)’ 해설위원 팝핀현준은 ‘한국 스트리트 댄스의 대부’라고 불린다. 그는 “브레이크 댄스가 길거리에서부터 시작된 춤 문화이긴 하지만 아시안게임이라는 세계적인 대회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는 것에 기쁨을 감출 수 없다”며 “처음이라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한다. 전문적이면서도 재미있는 해설을 할 것”이라고 했다.
첫 해설인 만큼 저마다 포부도 남다르다. 런던 올림픽(2012) 금메달리스트인 송대남 유도 해설위원은 “유도인을 대표해 사명감을 가지고 임할 것”이라며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 유도에선 스타 선수부터 신예 선수들까지 신구 조화가 얼마나 힘을 발휘하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귀띔해줬다. 런던 올림픽(2012) 펜싱 은메달리스트 신아람,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모티브가 된 아테네 올림픽(2004) 여자 핸드볼 은메달리스트 이상은도 첫 해설에 도전한다. 이상은 해설위원은 “핸드볼이라는 종목이 계속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녀 동반 우승을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고 했다.
선수 이력의 최정상을 찍고 지도자로서 오래 현장에 몸담은 이들도 TV조선 아시안게임 중계를 통해 ‘해설 신인’으로 나선다. 사격 해설위원 여갑순은 바르셀로나 올림픽(1992) 때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주인공. 이후 대한사격연맹 이사를 맡는 등 후학 양성에 힘써오다, 30여 년 만에 첫 해설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처음이라서 다른 분들이 하시는 것을 유심히 보고 배우며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과녁의 정가운데에 들어가는 쾌감이 느껴지는 해설을 하고 싶다”고 했다. 태권도 해설위원 김소희는 리우 올림픽(2016), 인천 아시안게임(2014)을 비롯한 세계 대회를 제패한 뒤, 실업팀과 국가대표 등을 지도했다. 그는 “(해설이) 처음이라 긴장도 되지만 다시 한번 태극 마크를 단 것 같아 굉장히 기분이 좋다. 선수들의 성향과 기량을 잘 파악하고 분석해서 임팩트있는 해설을 하겠다”고 말했다.
◇고리타분한 중계? 즐길 수 있는 중계!
추석 연휴를 맞아 여행이 유행인 요즘,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붙잡기 위해선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해설만으론 부족하다. TV조선은 하나를 더 보탰다. 자칫 ‘고리타분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전문 해설에 ‘재미’를 더한 것. 농구 해설위원 하승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2010) 은메달리스트이면서, 은퇴 후 구독자 45만여 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유튜브에서 시청자분들이랑 소통을 많이 하고 있는 저의 강점은 친근함”이라며 “전문적이고 딱딱한 해설보다는, 선수들의 감성과 시청자들의 감성을 조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해설을 접하는 분들이) 농구를 잘 아는 동네 형이 옆에서 해설해 주는 느낌으로 경기를 즐기실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고 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2018) 동메달리스트이면서, ‘피지컬 100′을 비롯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큰 활약을 보였던 레슬링 해설위원 남경진 역시 전문성과 입담을 동시에 갖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설위원과 호흡을 맞춰 경기를 중계할 캐스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상파 3사 출신으로 스포츠 현장 중계의 베테랑으로 통하는 김정근(MBC), 조우종(KBS), 최기환(SBS), 김환(SBS) 등이 캐스터로 참여해, 현장의 열기를 박진감 있게 전달한다. 조건진, 서기철 아나운서 등 오래전부터 다양한 국제 경기에서 캐스터로 활약하며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베테랑들도 합류했다. 야구 경기에서 홈런이 나올 때 “간다~ 간다~”라는 멘트로 유명한 임용수 아나운서 역시 중계에서 감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TV조선의 오현주 앵커와 최은지 아나운서가 짚어주는 각 경기의 중요 포인트, 메달 소식 등도 추석 연휴 기간 내내 아시안게임 소식을 놓치지 않고 보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