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MBC 신임 사장 내정자

MBC 안형준 사장 내정자의 주주총회 선임을 하루 앞두고 “안 내정자가 과거 한 벤처기업의 주식을 공짜로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MBC 감사실이 특별감사에 나서는 등 사장 선임 과정에서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MBC 내 소수 노조인 MBC노동조합(이하 제3노조)은 22일 성명을 통해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던 중 ‘안 내정자가 수년 전 거액의 벤처기업 주식을 공짜로 받았다’는 내용의 제보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에 접수됐는데도, 방문진은 아무 조치가 없었다”며 “안 내정자가 내일(23일) 주총에서 사장으로 공식 선임된 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MBC 사장이 수사를 받고 자리에서 내려오는 대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내정자에 관한 의혹 제보 메일은 사장 후보 면접이 있기 전인 지난 20일쯤 방문진 측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3노조는 “방문진은 주총을 연기하고 의혹부터 규명해야 한다”면서 “혼란을 불러온 가장 큰 책임은 권태선 이사장 등 방문진 이사회에 있는 만큼 이사들은 이제 그만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MBC 감사실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신임 사장 취임 이후에도 확인할 내용이 있으면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 내정자는 이날 입장을 묻는 본지의 문의에 “제3노조가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정리한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문자 메시지로 밝혀왔다. 안 내정자의 지인인 지상파 드라마 PD 출신 A씨는 본지에 “문제가 된 주식은 제 소유이며, 10년 전 개인 사정 때문에 안 내정자에게 부탁해 명의만 안 내정자 이름으로 했던 것”이라며 “저 때문에 안 내정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22일 방문진 이사회에 제출했다”고 밝혀왔다.

한편, MBC 대주주인 방문진과 정수장학회가 참여하는 23일 MBC 주총 일정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방문진은 오는 2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MBC 이사 선임 결의’ ‘MBC 본부장 선임 사전협의’ 등의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날 공고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신임 MBC 사장이 방문진 이사회에 처음 참석해 논의하는 안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