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6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6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선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 문제 등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격돌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에 대해 “위원들이 특정 항목 점수를 의도적으로 감점시켰다”며 “결론을 정해 놓고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방통위의 직권남용이자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심사위원 중 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공정성 항목 점수를 하향으로 조정함으로써 전체 공정성 점수가 미달이 났다”며 “우연일지 모르지만, 그 결과 TV조선이 조건부 재승인을 받아 의혹이 제기되고 수사까지 하고 있지 않냐”고 따졌다. 심사위원들은 심사 기간에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고, 점수를 맞춰볼 수도 없는데 동시에 같은 항목에서 점수를 깎은 것이 이상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점수는 최종 의결 전까지 위원 재량으로 수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점수를 고칠 때 (과거 방식대로) 채점표 용지를 바꿨으면 될 텐데, 원래 용지에 기존 점수를 남겨둔 채 고쳐 의혹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했지만, 동시에 흔적을 남기지 않았으면 아무 일 없이 넘어갔을 것이라는 뜻을 담은 발언이기도 했다.

TV조선은 지난 2020년 재승인 심사에서 총점 653.39점으로 재승인 기준(650점)을 넘겼지만, ‘공적 책임·공정성’ 항목(210점 만점)에서 기준점에 0.85점 모자란 점수로 과락을 받아 3년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검찰은 실제로 일부 심사위원이 특정 항목 점수를 고의로 낮춘 정황을 포착한 감사원으로부터 자료를 넘겨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는데도 자기 소신과 맞지 않자 중간에 물러났다”면서 “대통령이 바뀌고 정치 철학이 완전히 다른 정부인데 한 위원장은 물러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자기 소신에 따라 공공 팩트체크센터 설립에 반대하다 물러난 이 전임 위원장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닮기 바란다”고 했다. 여당 추천 김효재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날 위원장 거취에 대한 견해를 묻는 여당 의원들 질의에 “집권 여당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위원장이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위원 임기 보장은 방통위 독립성을 넘어 언론 독립을 보장하려는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임기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