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9 ‘검언 유착 오보’에 대한 KBS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KBS는 지난 7월 18일 ‘유시민-총선 관련 대화가 스모킹건… 수사 부정적이던 윤석열도 타격’이란 제목으로 “이동재 전(前)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공모한 정황이 두 사람이 나눈 대화록에 나온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명백한 오보로 밝혀지면서 뉴스9를 통해 다음 날 사과했고, 지난 1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재(주의)를 받았다. KBS는 오보 발생 경위에 대해 시간이 촉박한 상태에서 원고가 작성되었고 여러 명이 취재해 종합한 메모를 참조하는 과정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들어갔다는 취지로 해명해왔다.
◇"첫 기사 송고 후 사실 확인할 시간 충분"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KBS 국정감사에서 황보승희(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원고 작성이 이뤄진 ‘KBS 보도 정보 시스템’ 화면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기사 전송 시각과 다듬은 내용을 볼 수 있는 이 자료에 따르면, 기사가 최초로 전송된 시각은 오후 4시 36분으로 밤 9시 뉴스가 시작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었고, 이 기사를 법조반장 등 취재 기자의 상급자들이 10차례 손봐 오후 8시 14분에 최종 방송용 원고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보 의원은 “(양승동 KBS 사장은) 당시 뉴스9 직전에 아이템이 올라와 팩트 체크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지만, 첫 기사 송고 이후 방송 때까지 5시간 가까이 시간이 있었고, 취재원이나 이 전 기자, 한 검사장에게 진위를 확인할 시간이 충분했다”면서 “사실을 확인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변명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제3의 인물 발언 그대로 기사화"
이날 공개된 KBS 보도 정보 시스템은 PC 화면을 둘로 나눠 오른쪽은 기사, 왼쪽은 참조용 자료를 띄워 놓고 작업하는 방식이었다. 왼쪽 화면에 올라 있는 메모 자료에는 ‘유시민 연관성도 모른다 이건 진짜 극초반부고 나중에 가면 취재를 독려하고 도와주겠다고 한다고, 강요 미수 공범 가능성이 높은 거지’ ‘또 3말 4초로 보도 시점을 조율한 대목도 있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명백하잖아’ 같은 대화 내용이 등장했다. 이에 따라 처음 송고될 때 ‘스모킹건은 이동재-한동훈 녹취’였던 기사의 제목은 데스킹 과정에서 ‘유시민-총선 관련 대화가 스모킹건’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황보 의원은 “여러 취재원이 아니라 단일 취재원에게 제공받은 녹취를 막내 기자를 통해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KBS가 발언을 검증도 없이 보도할 정도라면, 고급 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권력을 가진 인물이거나 고위 법조인이고, 평소 신뢰할 정도로 친분이 있는 누군가의 요청에 따라 ‘청부 보도’한 강력한 정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데스킹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였다”며 “(기자) 여러 명이 취재원 3명 정도를 취재해 종합한 것인데, 메모에 주장과 팩트가 섞여 있었는데 주장을 팩트인 것처럼 기사화한 게 문제였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양 사장은 한 검사장이 KBS 기자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것에 대한 허은아 의원 질의에는 “(오보는) 업무상 과실”이라며 “다음 날 뉴스를 통해 사과했는데도 이렇게 거액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양 사장은 “수신료 인상 문제에 관심을 부탁드린다”면서 지난 추석 연휴에 큰 화제가 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를 예로 들기도 했다. 양 사장은 “KBS는 KBS만의 길을 가야 한다. 국민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제2, 제3의 나훈아 쇼를 만들겠다. 대하 사극도 부활하고, 고품질 한류 콘텐츠를 계속 만들겠다”며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