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게인!’을 외친 나훈아 콘서트에 대해 KBS 내부에선 “공영방송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일부 정치적 암시를 담은 발언이 나간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현재 KBS 안팎에선 시청률 29%(닐슨코리아)로 추석 전야 안방을 평정한 공연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이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나훈아는 지난 30일 KBS 2TV가 방송한 비대면 콘서트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 출연해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가황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여기에 “KBS가 정말 국민들을 위한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겁니다” 등의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런 발언이 화제가 되자, KBS 내부에선 ‘이거 지금 KBS에서 만들 수 있는 건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오랜만에 애사심 생긴다’ ‘뉴스도 국민들 감동하게 해봐, 정권에 잘 보이지 말고 국민들한테 KBS의 힘이 뭔지 보여줘’ 같은 글도 올라왔다.
제작진은 나훈아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해석되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했다. 제작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나훈아 선생의 발언은 정치적으로 포커싱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코로나라는 위기를 맞아 항상 나라를 구하는 것은 국민들이었다,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는 발언의 취지를 제대로 받아들여달라”고 했다.
이번 공연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나훈아가 주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KBS 한 관계자에 따르면, “발언과 관련, 방송을 앞두고 마지막 시사회를 할 때 나훈아가 ‘자르지 마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나훈아가, 그것도 노 개런티로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크기 때문에 가수의 요구 사항이 다 관철되는 분위기였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제작에 참여했던 고위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PD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의견을 교환하면서 제작진에게 의견을 묻고 다시 토의하고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한차례 본 방송 공연과 스페셜 방송 외에 재방송이나 VOD(주문형 비디오), 음원 판매 등에서 KBS가 일체의 저작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조건이라고 한다. 저작권 계약에는 ‘본방 및 스페셜 특집 각1회 방송권 - 2TV채널의 동시방송권 및 전송권 포함’ ‘KBS 권리는 본방 및 스페셜 특집 각1회로 한정, 저작권 이용 불가 - KBS World, KBS World24, 유통, 영상자료 이용 등 모든 이용 불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