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입법 예고한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 한국기자협회·신문방송편집인협회·신문협회 등 언론 3단체가 “언론 자유와 국민 알 권리를 침해하는 악법(惡法)”으로 규정하고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언론 3단체

언론계를 대표하는 이 3단체는 28일 발표한 ‘법무부는 언론 자유 유린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즉각 중지하라’ 성명에서 “정부의 조치는 언론의 자유를 흔드는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정부가 사회적 합의도, 명분도 없는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독단적으로 강행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헌법상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악법”이라며 “법안 도입과 개정을 즉각 중지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언론 보도 피해에 대해서도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1대 국회 개원 직후 여당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등을 개정해 이 제도를 도입하려 한 데 이어, 정부 입법으로 다시 도입을 강행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법안은 그동안 주가조작 허위공시 등 증권 관련 소송에 적용되던 집단소송제를 모든 산업으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언론에 대해서도 가짜뉴스 등 악의적 오보로 인해 피해를 받았다고 인정될 때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손해배상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언론 3단체는 이날 성명에서 “'악의적 가짜뉴스'라는 모호한 잣대로 언론에 징벌적 처벌을 가하겠다는 것은 민주국가 정부의 발상이라고 믿기 힘들다”며 “판단 주체가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나 비판적 보도를 악의적인 보도로 규정한 후 언론 탄압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언론계에선 정치인·고위 관료 등이 자신에 대한 비판 보도를 막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악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큰 실정이다. 성명서는 “미국에서도 언론을 상대로 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언론의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규제 법률, 특히 우리 사회의 근간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입법은 최대한 신중을 기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