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

파리드 자카리아 지음 | 김종수 옮김 | 부키 | 660쪽 | 3만8000원

‘레볼루션(revolution·혁명)’이란 말은 원래 과학 분야에서 고정된 축을 중심으로 그 주위를 도는 물체의 지속적 움직임을 의미했는데, ‘갑작스럽고 급진적이거나 완전한 변화’ 또는 ‘전복(顚覆)’이라는 두 번째 의미가 생겨났다. 그것은 진보와 역풍의 변증법적 과정이었다. 예를 들어 근대 민주공화국의 모델을 세운 미국 혁명은 이후 노예제, 인종 차별, 내전으로 이어졌다.

뉴스위크 편집장을 지낸 저자는 1부에서 과거의 혁명을 분석한 뒤 2부에선 현대의 4대 혁명을 세계화 혁명, 정보 혁명, 정체성 혁명, 지정학적 혁명이라고 짚는다. 각각 양극화와 보호무역주의, 음모론과 민주주의의 분열, 젠더 갈등과 문화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 대결이라는 역풍을 가져왔다. 혁명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반발과 역풍을 어떻게 관리하고 통합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는 나라와 꺾여 표류하는 나라의 운명이 달라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