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엑시트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376쪽 | 1만8000원

“‘어떻게 하면 이 조직에 더 오래 남아 있을 수 있을까?’라는 산업화 세대의 질문은 ‘내가 이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은 어디일까?’로 바뀌게 될 것이다. 좋은 대학 간판보다 현장 직무 경험이 더 소중하게 여겨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저자는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다. 386세대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불평등의 세대’와 동아시아의 벼농사 체제를 통해 불평등 체제의 구조를 추적한 ‘쌀 재난 국가’에 이어 이 책은 ‘불평등 3부작’의 완결작에 해당한다. 협업과 위계·경쟁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연결망이자 협동 노동 조직인 ‘소셜 케이지’는 우리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것을 도왔지만, 빠져나올 출구(exit)가 거의 없어 보인다. 여기에 인공지능, 저출생-고령화, 이민이라는 세 요소가 기존 질서를 허물고 있다.

저자는 한국 노동자들이 그 거대한 케이지에서 벗어나는 ‘탈출구’를 모색한다. 그러려면 사회와 문화의 여러 ‘장벽’이 무너져야 한다. 예를 들어 위로부터 강제되는 협업 시스템의 업무 프로세스는 민주화돼야 한다. 그래서 숙련된 기술을 쌓은 개인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합당한 보상을 받으며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