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1936
오렌 케슬러 지음 | 정영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528쪽 | 2만8000원
1936년 4월 15일 텔아비브에서 유대인 가금류 업자 하잔이 아랍인들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그로부터 1939년까지 3년 동안 ‘아랍 대봉기’가 일어났다. 시위와 불매운동, 공공시설 파괴, 게릴라전, 사상 유례없는 6개월 동안의 총파업이 펼쳐졌다. 이미 그곳에 존재했던 유대인 공동체와 영국 위임 통치 당국, 아랍인 수천 명이 희생됐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중동 분쟁’이라 불리는 사건이 본격화된 것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보다 훨씬 전의 일이었다.
그 뒤로 계속될 팔레스타인 분쟁의 패턴이 여기서 드러났다. 강대국 영국은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해 끊임없이 말을 뒤집었다. 팔레스타인의 아랍인에게 그 봉기는 민족적 정체성이 하나로 모였던 최초의 계기였으나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분열됐다. 유대인들은 영국과 아랍이 그들의 국가 건설을 용인해 줄 것이란 환상을 버렸고, 주권국이 되기 위해선 영원히 무력에 기대야 할지 모른다는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미래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 중요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평이 있을 만큼 그 대립의 뿌리를 캐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