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문제

메이 나이 지음 | 안효상 옮김 | 책과함께 | 672쪽 | 4만3000원

‘중국인들이 처음으로 대양을 건넜을 때… 달팽이 껍데기처럼 작은 초가집에서 살았다. 누더기를 입고 산의 숲을 정리했다. 황무지와 불모지가 타운과 마을로 바뀌었다.’ 우리에게는 ‘조선책략’으로 알려진 청나라 외교관 황쭌셴(1848~1905)이 쓴 시 ‘이민자들의 추방’의 일부다. 그는 미국으로 몰려든 중국인 노동자들이 억압과 차별에 시달리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19세기 중반 이후 세계에서 막대한 금이 채굴될 무렵 노동자로서 이주한 수천 명의 중국인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자발적 의지로 서양을 직접 경험한 최초의 중국인들이었지만, 백인들은 그 노동력은 이용하려 하면서도 ‘이교(異敎)’ ‘불결함’ ‘비도덕성’ ‘이해 불가’라는 잣대를 들이대 그들의 권리를 배제하려 했다. 중국인들은 그런 인종주의적 억압에 맞서 부단히 저항했다는 것이다.

당시의 ‘중국인 문제’는 오늘날 아시아인을 혐오하는 인종주의의 시작이었고 ‘누가 권리를 지닌 시민인가’를 결정하는 정치적 선긋기였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을 비롯해 숱한 이민의 역사를 지녔고 이제는 이주 노동자를 받아들이는 입장에 선 우리 역시 이 책의 논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