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사전

문세영 지음 | 지식공작소 | 1696쪽 | 5만1100원

1938년에 출간된 국어사전에서 ‘언니’라는 단어를 찾아 보면 ‘형(兄)과 같음’이라 풀이해 놓았다. 당시엔 남자끼리도 ‘언니’라 불렀고 여자 사이에서도 ‘형’이라 불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년’은 ‘마흔 살 전후의 나이’라고만 했다. 50대는 중년이라 부르지 않았다는 얘기다. 세월이 흐르며 말뜻은 이렇듯 변한다.

이 사전은 우리말로 된 최초의 국어사전인 ‘조선어사전’이다. 청람 문세영(1895~1952)이 10년간의 편찬 작업 끝에 8만여 개의 표제어를 수록했으며 ‘조선 학계가 처음으로 받은 가장 값나가는 보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이 초판 발간 86년 만에 당시의 모습에 가깝게 영인본으로 복간돼 나왔다.

이 책이 지금의 독자들에게 유용한 이유는, 지금과 비교할 때 미묘하거나 확연하게 달랐던 한 세기 전 우리말 어휘의 뜻과 그 변천을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어른’의 경우 1938년에는 ‘웃(윗)사람’ ‘아버지’란 의미였으나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다 자란 사람’ ‘결혼을 한 사람’ 등의 의미가 추가됐다. ‘바눌뼈두부살’처럼 지금은 짐작하기 어려운 말도 조선어사전에 수록됐는데 ‘아픈 것을 조금도 참지 못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말’이라고 한다.